배우의 매니지먼트 선택에 대한 짧은 조언

akalika 2006.11.17 22:54:17
조언이 되기에는 너무 초보적이고 제 개인적인 경험들일지 모르나 혹 저보다도 경험없을 분들을 위하여 적어봅니다.
어느정도 아시는 분들은 읽으실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배우가 별로 경력이 없는 - 실제 경력이라기 보다는 대중적 인지도가 없는 - 신인인 상태로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 수익분배율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 아시는 상식으로는 배우가 7, 매니지먼트사가 3 정도의 비율로 수익분배를 약속하는 것으로 아실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 배우가 어느정도 인지도가 생겼을 경우입니다. 처음 신인인 상태에서는 반대로 배우가 3, 매니지먼트사가 7 정도의 수익을 가져가는 걸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신인한테는 일이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매니지먼트사에서 먼저 프로필을 찍어주고 자료만들어서 홍보합니다. 일단 이 기본적인 홍보비가 듭니다. 프로필 사진촬영비부터 수백장으로 인화하는 비용, 사람만나고 다니면서 홍보하고 뿌리는 데 드는 기름값....이런 것을 한번만 하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비용이 적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나쁜 의미의 접대가 아니더라도 상황에 따라서 식사나 술자리를 가지면서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소속배우 얼굴에 트러블이라도 나면 피부과 데려갑니다. 아예 정기적으로 피부과에서 관리를 시켜주는 경우도 흔하고 어디 나갈 때 의상협찬을 받아오거나 차량지원 등 소속배우 한 명이 움직일 때 매니지먼트사에서는 그 제반비용을 일체 부담합니다. 하지만 신인이 나가서 벌어오는 돈은 솔직히 미미합니다. 그걸 매니지먼트사가 7 을 가져간다해도 이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게 투자라는 개념입니다.
그렇게 첫 계약기간 몇 년이 끝나고 이제는 어느정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쌓이면 일이 먼저 섭외가 들어오게 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크거나 좋은 역할은 각 매니지먼트사의 비슷한 급의 소속배우들을 서로 집어넣으려고 각축전을 벌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그 때부터는 신인때처럼 특별히 홍보비가 들지도 않고 출연료도 높아지고 출연횟수도 잦아져서 소속배우를 출연시킬수록 흑자가 되므로 재계약을 하면서 수익분배율을 조정하는 것이죠.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그런 경우에는 보통 배우가 7, 매니지먼트사가 3 정도로 가져가는 경우가 일반적이지요. 물론 첫 계약기간동안에 별 성과를 못 거둔 경우에는 상황에 맞춰서 양측이 협의를 하는 게 보통이지만 말입니다.
한가지 주의하셔야 할 것은 첫 계약은 절대 길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년에서 15년을 계약했는데 만약 2년만에 인지도가 생긴다면 회사에 더 이상의 별다른 투자없이 충분한 흑자를 안겨주는 상황임에도 배우는 남은 계약기간동안 신인때와 같은 비율로 밖에 수익을 못가져가는 이른바 노예계약의 희생양이 되는 것입니다.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가 보통이지만 개인적으로는 3년 정도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계약시 계약금은 항상 받아야 합니다. 요즘은 계약금없이 계약하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그것은 좋지 않습니다. 물론 계약금보다야 상호 신뢰가 중요하겠습니다만 매니지먼트사가 올바르고 좋은 곳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계약금은 받아두어야만 합니다. 만약 계약금을 받지 않는다면 막말로 매니지먼트사가 신경 안써주면 계약에 묶여 허송세월만 보내게 되는 겁니다. 아니면 계약금대신 최초 수익분배율을 신인치고는 배우가 좀 높게 가져가는(6대 4정도?) 옵션을 거는 방법도 있긴하지만 이 방법 역시 계약금을 받는 것보다는 좋지않습니다.

그리고 혹시 더욱 초보이신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지만 에이전시과 매니지먼트를 혼동하셔선 안됩니다. 제가 말한 것처럼 계약을 하고 나에게 투자를 하고 나에 대한 일련의 권리를 가지는 곳이 매니지먼트사이고 그냥 프로필만 넣었다가 나중에 어디서 무슨 오디션있으니 한 번 가서 봐라하는 건 에이전시입니다. 에이전시에서 일 주는 건 수익을 배우가 훨씬 많이 가져가야 하는 겁니다. 질 안좋은 에이전시들도 꽤 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에이전시에서 소개해준 오디션을 합격하시게 되면 에이전시하고 수익분배율에 대해서 미리 확실하게 정하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좀 양보를 해도 배우가 7 이상은 가져가는 게 정상적인 겁니다. 에이전시에서 그럼 하지말라고 하면 제작사와 다이렉트로 협의해도 됩니다. 어차피 제작사는 합격시킨 배우가 필요할 뿐입니다. 굳이 에이전시를 통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물론 그러면 에이전시가 그 배우에게 다시 일을 주지는 않겠습니다만 양심없는 에이전시와는 일 안하는 게 낫다는 제 생각입니다. 뭐 물론 최종적으로는 당사자가 입장에 따라 결정하겠지만 말입니다.

참고로 초일류 스타들이 매니지먼트사와 10대 0, 또는 10.5 대 -0.5 의 계약을 할 수있는 건 매니지먼트사가 그래도 결과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서기 때문입니다. 제작진들이 서로 모셔가려 하기때문에 스타를 출연시키는 조건으로 데리고 있는 신인들을 흔히들 아시는 끼워팔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규모가 커서 영화제작등도 병행하는 회사라면 일련의 투자유치 등에도 유리한 점이 생기게 되고 회사의 대외적인 위상 상승으로 인한 무형의 수익들도 생겨나게 되는 거죠. 물론 코디나 로드매니저같은 연예업계 종사자들의 급여를 박봉으로 정해놓고 한 계산이라 유감이지만 말입니다.

그럼 혹시라도 도움되시는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바라며 어떻게 매니지먼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길 바랍니다.(주제토론 게시판에 올리기에 적합해 보이려고 급조한 티가....^^; 죄송..) 참고로 개인적으로 알고 있고 경험한 내용들이라 다른 경험자 분들의 견해와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점 인정함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