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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

안녕하세요 연기한지 10년된 배우?의 잠못드는 밤입니다.

2009년 07월 13일 00시 15분 08초 1942 4
그냥 여긴 주저리 주저리 떠들수 있는 거겠지요? 아무도 그 누구에게도 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도 되고...

10년이란 나름 긴 시간... 연기를 해온 사람입니다. 대학로에서 포스터를 붙이기 시작했고.. 밤샘 작업에 객석에서

새우잠을 잔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지요... 어떤 날엔 연출가 선생님에게 조명기 행거에 맞아보기까지 했습니다.

행거 아시는분은 아시겠죠 하하... 바보 같이 왜 맞았냐구요? 절박했으니까요.. 집나와서 돈도 집도 절도 빽도...

할 줄 아는게 몸쓰는 일밖에 없는지라 그저.. 더이상 싸우고 도망치고 버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참았죠...

내가 .. 당신 얼굴에서 피눈물 나게 해주겠노라하고.. 우습죠... 여기 글을 심심해서 한 번 쳐다 봤어요..

정말 슬프더군요.. 돈 2-3만원 받아보겠다는 신인연기자분의 글을 보니 참... 씁쓸하더군요...

전 30대입니다. 지독스럽게 가난한 생활을 해왔고 해가고 있습니다. 연기라고 하는 길 절대.. 쉽지 않은 곳이죠.

그런대요.. 이게 있드라구요.. 그냥... 연기에 대해 자기가 얼마나 열심히 하나 물어보길 말씀드리고 싶어요.

무작정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진 않은지.. 자기 자신에게 한 번만.. 솔직하게 꼭 물어보세요...

상업장편만 11작품을 찍었고 연극무대에도 10작업을 했답니다. 운이 좋았죠..

돈이 되더군요 영활 찍으니깐.. 첨엔 10만원 받는걸로도 너무 날뛰며 기뻐했는데.. 이젠 회당 60밑으로 준다고 하면

솔직히 아주 몹쓸 악마가 제 속에서 말합니다. <가오상하게... 하 .. 지.. 마..>

그리곤 작년부터 영화가 많이 힘들어졌지요.. 작품수가 현저히 줄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일을 하면서 ...

친구들이 조감독으로 어느 작품 들어간다드라 소리만 들어도 후다닥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보게되는.. 그런 내가..

삼류 배우가 되어 있드라구요.. 배우.. 사람인변에 아닐비 사람이 아니래잖아요..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며 살기엔 아주 힘든 직업이란 생각이 문뜩 오늘 밤 찾아드네요..

전 새벽에 우유 배달을 하러 갑니다. 10년 연기한 사람이 참.. 어지간히 연기도 못하나 보다.. 생각하신다면...

그냥 웃지요.... 하지만 이게 현실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실수 했던걸 이걸 보시는 분이 하지 않길 바라는 맘에 글을 적습니다.

연기를 하면서 그 설레임 그 순간의 떨림... 그게 배우의 내공으로 하나씩 쌓여가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겸손하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더이상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연극영화 실업자 양성소학과가 만연되지 않길 바라며...

긴 글을 올립니다. 다들 열정을 기억하시길 바라며...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9.07.13 22:25
멋진 글이네요..

무엇보다도 겸손,

열정을 기억하다.

새벽운전 조심하시고,

언젠가,

그곳에서 뵈요...

*^^*
anonymous
글쓴이
2009.07.15 03:23
감동입니다. 글쓰신분도 힘내시고 화이팅입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9.07.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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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
글쓴이
2009.08.08 08:24
힘내!
넌 훌륭한 배우가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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