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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베이비 Million Dollar Baby

pearljam75 pearljam75
2005년 03월 04일 01시 12분 10초 5549 9 131
클린트.jpg

밀리언.jpg

나, 고백하자면,
나, 참 눈 높다.

절친한 친구들은 안다. 내가 주제도 모르고 눈이 너무 높다는 것을....

나, 또 고백하자면,
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97년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고,
아니 그전에 <퍼펙트 월드>나 <용서받지 못한자>를 보고서였나 - 남자로 좋아했다.

저런 남자라면 매일 밤 발을 닦아주고 영원히 신실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으리.
존경할 수 없는 남자랑은 결혼할 수 없어!
그래, 결혼을 한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같은 남자랑 할꺼야!

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나는 얼마나 허무맹랑한가! -주제도 모르고-.

그의 인문학적, 음악적 소양에 뻑가서? 물론 그렇지만 나이 환갑에 아들을 본 에너자이저인
그를 보고 나는 환장하게 좋아할 수 밖에!

오늘 시사회에서 영화를 봤는데 정말 어르신, 많이도 늙은 듯 하지만
여전히 난 가슴이 뛰었다. 오! 저 긴 팔다리, 참 멋지기도 하셔라, 저 칼같은 콧날, 딱 황야의 무법자여,

하지만 날 노인네를 탐하는 변태성향의 여자로 보지는 마시길.

주변엔 열살이상 차이 나는 남자들과 연애를 하는 기집애들도 있지만 난 못한다.
사실 나는 주로 어린 남자애들하고 ... ....

한살이라도 많으면 부담스러워서 늘 존대말이 튀어나오는 나는 사실 연하...체질이다.



재작년 <미스틱 리버>를 보고 한동안 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의 미덕은 힘들게 짜대지 않으면서도 흥건하게 가슴을 적시고
어렵지 않으면서도 말로는 쉽게 풀이할 수 없는 그런 것을 만들어서
뒤흔들어 놓는 것이다.

별 팁도 없이 가서 보게 되었는데...

그래,
이런 날은 찬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켜야겠지만, 완전히 정신을 놓고 노인네에게 경배를 해야겠지만,
내일 헌팅도 가야하고, 난 자정전에 집에 도착하여
와인과 치즈를 탐하며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집착했다.

아, 취한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샘솟았던 이유는,
지금도 또 줄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유는...

이상향에 가까운 영화를 보며 가슴과 머리를 빼앗겼으나
사무실에 출근해서는 돈만을 벌기 위해 만들어지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유일한 육체를 움직여야 한다는
비참한 현실때문이다.
존경할 수 없는 그런 필름 메이커와 함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해야 한다는
개 거지같은 ......... 내 상황때문이다.


정말 서럽다.
서러워 죽겠다.

Don't look back in Anger.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EDI
2005.03.04 03:23
주현씨와..김미숙씨와..조갑경...홍서범...씨와 같이 보셨나요?
73lang
2005.03.04 14:28
서럽다..서..서...서럽다.....앗! 시상이...시상이 떠오르고 있어효~~!

서럽다 뉘 말하는가 흐르는 강물을
꿈이라 뉘 말하는가 되살아 오는 세월을
영화에 맺힌 한들이 일어나 하늘을 보네
펄쨈님 그 눈속에 순결한 눈물 흐르네 ~~~

♬♪~~~へ( ̄∇ ̄へ) ~ (っ ̄∇ ̄)っ

펄잼님....4천만 땡겨줘요~~~!!!


영화는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거~져!

우겔겔
writeroh
2005.03.04 20:43
사진을 보니 우드님 정말 많이 늙으셨네요....
머 황야의 무법자때도 주름이 자글자글 하기했지만.... ^^
사진을 또 보니....
뒤에 서있는 트로피하고 많이 닮았네요 @.@
Profile
pearljam75
글쓴이
2005.03.05 00:44
제다이님/오! 가족!...
칠삼랭닝/4천 땡겨달란 말이지요이, 수중에 4천원밖에 없지만...
라이트오님/주름........ 정말 멋진 그 남자의 컨셉이죠. 사랑스러운...허허허.
aesthesia
2005.03.05 09:50
아~~~펄쨈님 너무 좋아요~~~!!!
하하하하..
칠삼랭님 유머는 쵝오입니다~~!!
하하하하..
펄쨈님..요즘 바쁘시구나..필커에 자주 모습을 보여주세요~~~!!!
하하하하..
junsway
2005.03.08 11:15
"마이 달링, 마이 블러드"라고 속삭이는 이스트우드에게 스왱크는 웃으며 조용히 죽음을 맞이한다.

가장 인생의 찬란한 시기에 생을 정리한다는 그 철저한 에고이즘에 가슴이 뭉클했다.

더불어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마지막 은채가 '이번 한번만 내뜻대로 살겠습니다. 벌받겠습니다.'라며

무혁의 무덤에서 자살하는 그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또한, '사랑한다면 나를 그대로 죽게 해달라.'라고 읇조리는 '라스베가를 떠나며'의 니콜라스 케이지의 말도

다시 한번 가슴을 친다.

타인을 이해하려면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던지 아니면 철저한 희생자가 되던지....

사랑하니까 희생한다는 말보다는.... 나를 너무도 사랑하기에 널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믿기로 했다.

그래 그게 현실이고 진실이고 정답이 아닐까?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의 첫 부분을 기억들 하시는지.....

아님,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도박으로 죽은 브래드 피트를 그리워하며 죽기전 마지막 설교를 하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인상적인 수작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 뜨거운 경의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한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k9342104
2005.03.12 23:13
후반부로 갈수록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지만..
보는내내 그리고 지금도 머리속에 맴도는 말은..
" 항상 니 자신은 스스로 보호해라"
Profile
bohemes
2005.03.14 17:34
난 아무래도 내 가슴이 고장난게 맞나봐요.. 왜 난 눈물이 안나는거죠? 병원에 가야하나봐.. 근데 엉뚱하게 Ray를 보고 눈물이 나는거 왜 그럴까나요..
Profile
YEJE
2005.05.09 11:41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 단 하나의 이유.(두말 필요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에게 좋은 사람,

나를 좋은 사람으로 일으켜 주는 그런 좋은 사람,

나의 모쿠슈라,

나를 모쿠슈라로 키우는 사람,

그런, 나의.. 가족 같은 사람, 내 사랑..


바로 그런 좋은 사람들을...


너는 왜 오늘을 살았니?
그렇게 하루 저녁을 접으며 물을 때마다 떠올릴 얼굴.

있어서, 내게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그래서 이 영화가 고마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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