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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룡 감독 목소리로) 연출부도 가고.. 촬영부도 가고..

crew
2000년 05월 03일 04시 47분 48초 7396 1
전 조감독도 아니고..
연출부도 아닙니다..

저희 팀에서 조수가 한 명 필요해서..
여기저기 웹서핑을 하다보니..
난리도 아니군요..
영화와 좀 관련있는 곳이면..
사람 구한다는 글이 적어도 하나씩은 꼭 올라와 있네여..

물론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슬픕니다..
저두 이 파트의 일을 한지 4년이 안됐지만..
제 밑-전 이 표현이 참 싫군여.. 하지만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네여-으로 들어왔던
친구들 중에 영화계를 떠난 사람이 10명에 육박하네여..

그런 것두 있겠죠..
그냥 밖에서 보기에 뭔가 있어보이고 폼나 보이니까..
한번 해볼까 하다가..
이건 말두 안되는 개런티에..
인간 이하의 취급까지..
에이 씨 때려치자.. 내가 이거 아니면 할께 없겠냐.. 라는 생각..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도 영화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넘쳐 납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선 사람이 없어 난립니다..
이거 웃기지 않습니까..?

제발..
부유한 삶을 원하는 건 아닙니다..
최소한의 삶.. 생활의 최저 기준..
이런 거에라도 맞춰 살 수 있는 환경.. 요원한가요..?

제가 아는 형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대한민국 최저 임금 기준에도 못 미치는 수입.. 영화하는 사람이래요..
지금 주당 노동시간 단축이 되느니 마느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화하는 사람들 놀 때 많죠..(놀고 싶어 노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근데.. 크랭크 인 들어가면.. 1회차 촬영에 12시간은 기본입니다..
심할 땐.. 3일 밤을 꼬박 새죠..
사람이 할 짓 절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헐리웃처럼 13시간 이상 촬영 안되는 거.. 이런 거 바라지도 않습니다..
시간 외 수당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작사에서 돈 줄일 생각하면 처음 생각하는 게 인건빕니다..
그것도 스탭 인건비..

제발 Union 만듭시다..
우리가 홍어X(검열이 있을까봐)으로 생각되나 본데..
우리 힘을 좀 보여줍시다..

우리 고급 인력입니다..
그냥 기분 내킨다고 와서 할 수 있는 그런 일 하고 있는 사람 아닙니다..
근데.. 처우는 직업 소개소 나가서 잡부일 하는 거 이합니다..

이 홈페쥐 만드신 조감독님.. 누구신지 모르겠고..
현장에서 아직 만나본 적 없는 분 같은데..
있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악순환은 이제 사라져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정부에서 얘기하는 21C 고부가가치.. 뭐 이딴 말 때려치고..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이런 말들 하죠..
영화하는 사람에게 최상의 아내는.. 능력있는 아내다..
싫습니다..

영화하는 남편이.. 아빠가..
가정에서 떳떳한 남편.. 아빠가 되는 세상.. 한 번 만들어 봅시다..

그 많은..
영화를 사랑하던..
현장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그들이.. 떠나지 않을 수 있는 영화현장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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