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치스틱맨, 황산벌, 이퀼리브리엄 ^^; ㅡㅡ; ㅡㅡ;

cinema 2003.10.25 18:14:48
매치스틱맨(Matchstick Men)

일단, 매치스틱(Matchstick)이라는 단어는 성냥개비라는 뜻이다.
제목을 해석하면 '성냥개비 남자들'이라는 뜻인데,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진 모르겠다.
이 영화의 스텝에는 꽤 익숙한 이름이 많은데, 기획을 한 '로버트 저메키스'라든지, 음악을 맡은 '한스 짐머', "글라디에이터", "K-PAX", "한니발" 등을 찍었던 존 메이티슨, 무엇보다 감독 '리들리 스콧' 등이다. 이들의 이름만 봐도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신뢰가 간다. 실제로 완성도 있다.
이 영화는 에릭 가르시아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이다. 리들리 스콧은 시나리오를 보고 머리 속에 종이 울렸다고 말할 정도로 확신에 차서 영화의 연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의 확신처럼 완벽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메치스틱맨은 일종의 반전(反轉)영화인데, 반전을 위해 상황을 끼워 맞춘 듯한 어색함이 곳곳에 묻어 있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건 아니다. 캐릭터 위주의 영화가 주는 확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착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ㅡㅡ;

황산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작가의 재기발랄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나리오, "황산벌"은 여지껏 TV 사극에서 쌓아왔던 표준어 일색의 고정관념을 깨어 발생하는 웃음에 역사의 코믹한 상황을 더해 신선한 웃음을 유발하는 재미있는 시나리오였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영화화 되었을 때, 엄청난 스케일의 역사적 상황을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키드캅" 이후 씨네월드라는 영화사를 통해 외화수입, 제작에 힘쏟던 이준익 감독의 오랜 공백을 깬 컴백작으로도 잘 알려진 "황산벌"은 무난하게 재미있고, 무난하게 의미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하지만, 너무나 오래된 역사인, 삼국시대를 묘사하는데 비주얼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슬랩스틱류의 코메디와  진지한 주제의식이 상충하며 엉거주춤한 자세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다.
소제목으로 섹션을 나눈 형식도 약간은 어색한 느낌이었다.
박중훈과 정진영의 연기는 훌륭했다. 계백으로 열연한 박중훈은 '역시 박중훈!'이라는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의미있는 영화임에는 이견이 없다.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Equilibrium은 평형, 균형, 평정, 안정을 뜻하는 단어다.
영화는 3차대전 이후, 감정이 통제되어 전쟁이 없는 미래 사회, '리브리아'를 그리고 있다.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크리스챤 베일은 감정을 통제하는 약인 '프로지엄'의 투약을 거부하는 반군들을 진압하는 '클레릭'으로 나온다.
'클레릭'은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고도의 훈련을 받은 '리브리아'의 특수요원을 뜻한다.
이 영화는 대단한 철학적 고찰을 담고 있는 듯 하나, 앞뒤가 맞지 않는 설정들, 깊이 없는 철학, 뻔한 주제로 인해 대중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한 영화이다. 2천만달러를 들인 작품이지만, 백만달러 남짓한 흥행에 그친 참담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얻을 수 있는 건, 화려한 액션과 시각효과이다.
특히 어둠과 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의 대비만으로 표현한 초반부의 액션시퀀스는 매우 놀랄만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시카고"를 촬영했던 디옹 비비가 촬영을, "마이너리티 리포트", "와호장룡"의 제이미 박스터가 시각효과를, "레지던트 이블", "에너미 앳 더 게이트"의 거드 페치터가 특수효과를 맡았기에 가능한 비주얼이었다.
보지 않고 지나가도 그리 아쉬울 게 없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