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You are my sunshine

pearljam75 2005.09.16 23:33:44
노총삼(너는내운명).jpg

너는내운명.jpg

믿음직한 등빨에, 힘도 좋(을것 같)고, 그만하면 남자답게 잘 생겼고, 게다가 통장이 다섯개...

세상에 이런 시골총각이 어딨어? 어딨어? 어딨어?????

이때 ♬ 뚜흙뜨뜹뜨 뚜흙뜨뜹뜨-하며 만사마님이 등장해야할 것 같지만...
왜 없어?! 라며 등장하는 사람은... 듬직하고 충직한 순정남이자,
민노총도 아니고 삼노총 (노총각 삼총사) 소속의 우리 김똘중씨.

외롭고 욕구불만인 돌쇠같은 시골총각의 짝사랑법 가장 잘 보여주는 씬은 ...
땀닦으라고 준 그녀의 손수건, 몰래 주머니속에 살짝 훔쳐와서
밤에 요깔고 누워 그 손수건 코에 박고 향기 맡으며 맹렬히 DDR.
그러다 "석중아!" 휙- 문 열고 들어오는 늙은 엄니의 출현에 빤히 걸렸으면서도
픽- 자빠져 자는 척 하는 깜찍함. 황망하기도 하여라.

이런 돈 많고 몸 좋은 시골총각만 있다면 농촌에 매력적인 여자들이 차고 넘치리.
애들이 바글바글, 교육과 상권이 발달하고 공항이 생기고 ...
음헤헤, 이제 마을버스를 타고 떠나가는 선보러 온 도시여자는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으리...

음헤헤.

사랑에 관해 냉소적인 '어른'들.
뭐? 영원한 사랑? 웃기고 있네... 그런 건 어린애들 동화책에나 있는거야, 피식.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소년의 질문에 친절한 은수씨는 맨날 라면이나 먹으래고,
혼자 '어른'인 척 했겠다?

나 오늘 오랜만에 다시 영원한 사랑은 있다라고 믿고 싶어지더라.
'죽어도 좋을' 만큼의 사랑 존재한다고 그게 변하지도 않을 수 있다고 믿고 싶어졌다.
동화속에서 맨날 쳐 자는 공주도 아니면서 말이다.

<편지>나 <약속>, <국화꽃향기>,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보면서 코를 후비던 내가
<너는 내 운명>을 보면서는 왜 콧물을 흘렸는지 ...

그게 뭐,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황정민 캐릭터에 뻑가서 그런지,
시골총각에 대한 판타지(?) 때문인지, 박진표 감독님의 트레이드 마크같은 '진정성' 때문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 최고조의 절정에서 다음 순간 바로 결말로 치달아버려서 뒤가 약간 허했지만 그래도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 소가 태어날때 다리부터 나오는지 몰랐다. 갓난 젖송아지를 보고... 또 너무 예뻐서 정신 못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