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 원츄(스포일러성 줄거리 포함)

cinema 2007.04.15 06: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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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된 시절.

우리 나라의 옛 안기부 같은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주인공(비즐러)이 한 극작가(드라이만)를 의심하게 된다. 때마침 드라이만의 애인이자 배우인 크리스타를 짝사랑하게 된 장관이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를 떼어 놓을 생각으로 드라이만의 감시를 지시하자 비즐러는 본격적으로 드라이만을 감시하게 된다.

그의 집 곳곳에 도청 장치를 하고 옥상 빈 공간에서 24시간 감시를 시작하게 된 비즐러는 조금씩 드라이만의 삶에 빠져들게 된다. 드라이만은 국가에 충실한 극작가였지만, 평소 존경해 마지않던 연출가(알버트?)가 자살하자 폐쇄적인 국가 시스템에 회의를 품고 반국가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비즐러는 당연히 드라이만의 이러한 행동을 상부에 보고해야 하지만, 그의 삶에 동요되어 그의 반국가 행위를 모른 척 하고, 심지어는 보호하기에 이르른다. 결국, 비즐러는 불성실한 감시행위의 책임을 지고 한직으로 물러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동도과 서독은 통일이 되고, 드라이만은 자신의 삶이 감시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데...


신인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은 데뷔작답지 않은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 덕에 독일 내 영화제에서 상도 많이 타고, 해외 여기저기서도 상을 탔다.


잔잔한 내용 전개 안에 여러 가지 의미들을 담고 있어서 보는 내내 가슴이 짠한 느낌이 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특히 "블랙북"에서 독일군 장교로 나왔던 세바스티안 코치와 비즐러로 분한 울리쉬 뮤흐의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도 통일이 된다면, 정말이지 무궁무진한 소재의 영화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