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나리오만은 때려 친 작가의 이야기 – 부제. 바보멍청이들에게.

사람ㅇ 2017.03.31 00:21:59

아직도 할 말 너무 많네요.

이런 걸 쏟아내지 않으면 내가 머리털 빠져 죽을 거 같아서 올립니다.

 

 

공부하기 싫고, 재밌는 거 하고 싶어서 영화에 투신하신 양반.

잘난 척 하고 싶어서 투신하신 양반,

그런 분들은 이 글을 보고 영화 접던가, 딴일 알아보셨으면 합니다.

그 누구도 아니라 당신들을 위해서요.

 

 

미안하지만 영화를 잘 만들려면 엄청 공부해야하고요.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는 딱히 신나는 일도 아니네요.

그리고 잘난 척 하는 거 좋아하는 관객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 자기를 재밌게 해주길 바라죠.

누가 돈 내고 남의 잘난 척을 보나요.

 

 

독립단편 영화제 가면 ‘자랑용’영화 널렸죠.

의미없는 미장센과, 중2병스러운 대사로 점철된 그딴 영화요.

 

 

독립영화 한다고 맘대로 다하고 성공한다 생각하지 마세요.

독립영화는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개성’을 보는 거에요.

자신을 꾸미고 왜곡하는 거 말고요.

 

 

물론 상업판도 돈 많은 분들 취향자랑하는 곳으로 변질되고 있죠..

 

 

사설 집어치우고.

당신들이 망하는 이유는, 당신들의 영화가 엉성하기 때문에요.

왜 엉성하냐면 공부를 안 해서 그래요.

 

 

당신은 눈에 안 보이는 걸 만들고 있어요.

 

 

영화가 눈에 보인다고요?

그렇죠.

하지만 움직이고 있죠. 그리고 그 움직이는 쇼트와 쇼트 사이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거기에 ‘이야기’라는 것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건 눈에 안보여요.

탈춤하고 판소리가 왜 무형문화재겠어요. 눈에 보이는데요.

아니지... 당신은 이렇게 이야기해줘도 모를 거에요.

 

 

당신은 영화를 많이 봤다거나,

현장에서 많이 굴러 봤다는 걸로 으스대죠.

그게 꼭 무슨, 실력을 판가름해주는 것 인 냥.

누가 누가 더 이상하고 아스트랄하고 안 유명한 영화를 많이 봤나,

아니면, 누가 누가 현장에서 특이한 일 많이 경험했나,

근처 술집에서 배틀이나 하고 있죠.

 

 

그 잘난 영화는 안 만들고요. 영화공부도 당연히 안하죠.

자랑하는 게 좋고, 술 먹는 게 재밌으니까요.

 

 

내가 당신들의 파괴적인 생각을 하나씩 파괴해줄게요.

일단 영화를 많이 본 것은 당신의 실력이 아니에요.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만 전부가 아니죠.

생각해봐요. 우리는 초중고 12년동안 영어를 듣고 보고 읽지만

정작 말하거나 쓰는 건 전혀 못하잖아요.

해석하는 거랑 창조하는 거는 완전 다른 거네요.

그러니까 영화 많이 봤다고 까불지 마세요. 당신은 그냥 벙어리에요.

영화를 해석할 수 있지만, 창조할 수는 없다고요. 영어랑 똑같이요.

 

 

그리고 그 다음, 현장경험을 많이 해본 거요.

난 이게 제일 웃겨요.

당신들 해봤자 진행팀이나 조연출로 심부름하고

아니면 카메라부 조수

조명부 조수

아니면 엑스트라

스크립터? 제작팀? 의상?

이런 거 했잖아요.

 

 

그거랑 연출, 시나리오쓰기랑 도대체 아무 상관이 없네요.

당신은 볼보이, 축구심판, 중계자, 심지어 골포스트를 했다고,

축구를 잘하나요?

아주 볼보이 3년이면 호날두 무회전 슛 하는 소리하고 있네요.

 

 

그냥 당신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노동’이란 걸 잘할 뿐이네요.

까불지 마세요.

본질과는 전혀 머니까요.

 

 

그리고 카메라중에 그런 놈들 많은데, (선량한 카메라기사와 카메라 감독님도 욕을 먹이는..)

니가 카메라 잡는다고 연출보다 연출 잘하고,

시나리오 작가보다 시나리오 잘 쓰고,

PD보다 운영 잘하는 거 아니니까 까불지 마세요.

 

 

제일 중요한 장비인 만큼 그거나 신경 쓰세요,

제일 중요한 장비 들고 있다고 권력인냥 사용하지 말고요.

 

 

아주 그러는 거 보면 기가 차요.

영화는 각각의 전문가들의 협업이에요.

힘 쎈 놈이 목소리 제일 큰 일진놀이가 아니에요.

 

이건 투자자 제작자 감독 작가 배우 미술 무술 다 필요한 말이네요 사실

제발 자기일이나 열심히 하세요. 왜 남의 일에 감놔라 배추놔라에요.

 

 

 

 

위에 열거된 생각과 행동 중에 하나라도 하고 있다면,

반성해요.

그리고 좀 많으면 그냥 영화 하지마세요.

당신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봐요.

생각 좀 하고 살아요.

 

 

‘그래서 너는 그렇게 잘났냐?’

‘그래서 너는 영화 때려 치고 앉았냐?’

 

 

하는 분들 있을 거에요.

솔직히 얘기할게요.

위에 열거된 멍청이들보단 훨씬 정상이고요.

위에 열거된 멍청이들이 정상인 보다 훨씬 훨씬! 훠어얼씬! 많아서 때려치네요.

 

 

스트레스로 여러 가지 병에 걸렸거든요.

 

 

그리고 내가 멍청이보단 잘난 이유를 밑에 나열할 게요.

혹시나 내 글을 보고 마음 고쳐먹을 꿈나무들은 그래도 좀 염두라도 해줘요,

 

 

나는 네 가지를 의심하고 살아요.

여러분도 꼭 의심해요.

 

 

 

 

 

 

1. 너를 의심한다.

동료와 선생님, 스타작가의 성공적인 과거가

좋은 판단을 가져오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목적, 대상 그리고 가진 자원뿐입니다.

 

 

2. 나를 의심한다.

나는 생각보다 잘나지 않습니다.

작가, 감독들, 지망생들이 흔히 빠지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예술가라는 도취감,

나는 문화인이라는 우월감입니다.

잘난 척이나 가르치려는 태도는 모두가 싫어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 작가나 감독이 할 일은 향유거리를 주는 것입니다.

교육도 뽐내기도 모두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3. 너희를 의심한다.

독자와 관객은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릅니다.

감상 후, 무엇 때문에 좋았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저 지엽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할뿐입니다.

하정우의 먹는 연기라던가, 멋졌던 추격씬, 모든 드라마가 해소되는 절정부분 등만 이야기하죠.

 

 

스토리텔링은 일종의 유기체입니다. 조화가 중요합니다.

 

 

요리에 비교해 보죠.

독자와 관객이 사탕을 좋아한다고

설렁탕에 사탕을 말아주는 행위는 지양해야 합니다.

 

 

생으로 먹으면 싫은 소금이나 대파, 소기름 등이 훌륭한 요리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 우리를 의심한다.

발전은 구심력, 그리고 조금 더 큰 원심력의 회전운동입니다.

중심을 지켜 원을 유지하되 점점 더 커지는 것입니다.

자칫 구심력이 크면 원은 줄어들다 없어져 버립니다.

자칫 원심력이 크다면 원운동은 직선 운동이 되어 버립니다. (이야기가 안드로메다로 간다는 얘기죠..)

 

 

작가와 감독도 이와 같습니다.

 

 

구심력은 플롯과 클리셰같은 것입니다. 의사소통을 위한 약속이지요.

구심력을 간과하면 스토리텔링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어쨋거나 모든 예술은 표현. 결국 의사소통이기 때문입니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을 안드로메다로 간다고 이야기 하지요.

 

 

틀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원인입니다.

 

 

'나는 매콤한 산낙지 비빔밥을 먹었다.'

'는 먹었다 나. 비빔밥 매콤한 산낙지 을'

 

 

틀을 신경쓰지 않는 예가 바로 두번째 문장 입니다.

스토리는 길고 긴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의사소통을 위한 약속을 더욱 더 공부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원심력은 도전과 새로움이겠지요.

이 부분은 상상력과 개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틀을 모르고 틀을 깨면 위의 예처럼 무너지거나

결국 틀안에서 놀게 됩니다.

 

 

창의성이란 최소한의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것은 창의성이 아니라 반사회적인 것입니다.

 

 

우리를 의심하라는 것은 공유된 것을 의심하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공유된 유산(틀)들을 의심하고 더 좋은 대안을 찾아내십쇼. 하지만 보완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십쇼.

개성이 담긴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은 가능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