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누가 안재환을 죽였는가?

leesanin 2008.09.12 10:37:45
안재환을 추모하며, 노노데모는 고인의 죽음마저 악용하지 말라!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조용히 추모하는 것이 고인의 뜻에 따르는 것일진데, 왜 이런 글을 써야만 하는지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누가 고인의 죽음을 왜곡하여 이용하는가? 이에 대해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을 몰아가는 자들이 누구인가? 참으로 슬플 따름이다.

안재환씨의 자살이 보도된 후에 마치 무당의 신내림처럼 그 원인을 촛불집회로 규정하는 일련의 광풍이 있었다. 한 연예인의 자살을 애도하기 보다는 그 자살을 기다렸다는 듯이 자살의 유일한 원인으로 촛불집회를 지목하였다. 안재환씨에게 과격한 리플을 달았던 일부 네티즌의 모습과 촛불시민들을 자살의 원인으로 대놓고 바로 지목하는 이들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 광풍의 끝에 과격불법촛불시위 반대 시민연대(노노데모)라는 카페에서 고발인단 100명을 모아서 안재환 자살 원인자들을 고발하겠다라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들에게 정선희씨의 발언은 분명히 분노할 만 했다. 촛불을 들고 앉아서 정부의 잘못된 협상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확 끼얹는 비아냥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 분노의 여파로 정선희씨의 남편인 안재환씨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말과 말이 충돌한 당사자는 촛불시민들과 정선희씨였고 안재환씨는 그 중간에서 서로를 화해시키기 위한 제3자로서 난처한 입장에 있었을 따름이다. 그 와중에 네티즌의 일부가 욕설이 포함된 과격한 언어를 사용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일단락된 문제다.

오히려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자들이 고인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고인의 뜻과는 정반대로 고인의 죽음을 들쑤시고 있다. 이것은 정말 안재환씨가 자살함으로써 바라던 바와는 정반대로 그 자살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조중동의 헤드라인에 촛불집회와 연관시킬려는 늬앙스를 풍기며 요란하게 뒤덮이는 것도 안재환씨가 바라던 바는 아닐 것이다.

안재환씨와 관련하여 일반시민들의 기억에는 두 가지가 뚜렷하게 남아있다. 안재환씨의 삶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기억은 이슈가 되어 뉴스에 보도된 사실에 한정될 따름이다. 촛불집회 당시 불매운동과 몇 달 후 벌어진 자살이다. 그러나 기억에 남아있다고 다른 모든 안재환씨의 삶을 생략하고 두 가지를 일대일로 연결하여 원인과 결과로 볼 수는 없다.

안재환씨의 자살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애매하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의견이 갈린다. 그리고 본래 안재환씨는 자살의 이유들을 죽음으로 조용히 덮고 지나가려 했다. 이유를 세상에 명확하게 드러내고 해결하기 보다는 공개를 거부하고 혼자 짊어진 채 조용히 삶의 여행을 끝마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자살의 원인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일종의 사생활이었고 스스로 해결하려다 좌절로 끝난 것이다. 혼인신고를 할 수 없었던 것도 그와 같은 이유로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짐을 지게 하기 싫은 자존심이었다. 또한 친구들에게도 상당한 빚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친구들은 그에게 40억 가량의 사채가 있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정황으로 보아 5억이나 6억 가량의 사채는 이미 몇 년 전에 원금으로 빌린 것이고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40억 가량의 채무가 된 것은 작년 겨울에 결혼식을 할 당시에도 존재하던 사실인 듯 싶다. 40억 가량의 사채가 사실이라면 지금으로는 자살의 이유가 될 듯 하다. 정선희씨와 일부 측근들에 의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레스토랑 운영과 영화제작이 한계에 부딪힌 것은 이미 화장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이전이었고, 화장품도 생산업체와 유통업체 사이에서 마케팅을 해 중간마진을 얻는 사업이었다고 한다. 화장품 불매운동이 있기 전부터 40억의 사채에 허덕이고 있었고 불매운동은 화장품사업 성격상 큰 손해를 볼 일은 아니었다. 이러한 사실들로 볼 때 자살의 원인을 헤아려보면 사채문제로 연결될 뿐이다.

사채가 문제라면 바로 이명박 정부와 그 경제수장의 인식이 한심함을 지적할 수 있다. 작년 대선 당시에 대부업 입법 예고안 49%가 적정한가라는 질문에 모두가 적정하지 않다고 대답하는데 유일하게 이명박 후보자 홀로 적정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올해 7월에 강만수 장관은 49%인 대부업체 고금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1년에 1억을 빌리면 이자로 4천9백만원을 내는 것"이라며 "이게 정상적인 국가냐?" 라는 질문에 "이걸 쓰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부모, 형제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100%라도 돈을 빌려주는 곳이 있는게 더 중요한 사람이 있다." 며 고금리 인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개인이 부모, 형제의 도움이 없음을 이유로 살인적인 금리의 사채에 허우적거리게 내버려 두는 것이 현 정부의 입장이란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반대로 쉽게 접근한 사채의 늪에 빠져 부모와 형제로부터도 고립되는 현상이 자연스럽다.

사채의 무서움은 성공하면 갚을 수 있다는 낙관적 희망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나, 뚜렷한 실패 없이 본전을 유지하더라도 이자가 눈덩이처럼 커져 감당못할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있다. 사채를 빌린 본인만 주위에 말 못할 정도로 외롭게 고립되고 가족과 친구의 도움을 바라기에는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하는 것이 너무 힘겹게 되어버린다. 마찬가지로 안재환씨도 결혼식을 올리고도 혼인신고를 선뜻 할 수 없었고 친구들에게도 사채 문제를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이상한 어용단체의 면모를 지닌 과격불법촛불시위 반대 시민연대(노노데모)는 일부 어리숙한 일반시민들의 왜곡된 인식을 선동하며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엉뚱한 고발을 제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노노데모라는 단체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만 골몰하여 제기하려는 고발은 내부적으로 막힐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오히려 고금리를 지탱하고 있는 배경인데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그 문제로 치닫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 고인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협력하여 공개적으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모두 스스로 떠안고 삶을 포기하는 길을 택했음에도 지금 과격불법촛불시위 반대 시민연대(노노데모)라는 어용단체의 들쑤시는 행동은 고인의 뜻과는 반대로 그가 감추고 싶었던 사생활과 자존심을 무분별하게 파헤치는 격이 됨을 알기 바란다. 제발 고인의 가는 길마저 안타깝게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안재환씨와 같은 삶의 이별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길은 고인의 명예를 조용히 보호하면서 그 원인이 되는 사채에 대한 현정부의 그릇된 인식을 바꾸어 개인이 사채의 늪에 빠져 고립되고 감당못할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국가가 알맞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