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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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무제

젤소미나
2000년 04월 30일 00시 14분 27초 2611 6
아직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 사는것이 좋은것이라는 구별이 있고

아무것도 모르고 세입자를 쫒아내기 위해서 쳐들어와
자기네 집이라고 그네집 소파에 앉아 악다구니를 쓸줄밖에 모르는
그런 여인네를 곱게 봐 줄수 있는 당신의 가슴이 있다는것.

2년동안 부여잡고 하나를 위해 매진할 수 있는 열망이있고

건강하다는것,

젊다는것,

힘이들땐 벤취에 앉아 하늘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것

교통법규 잘지키고, 거짓말 못하고

술먹고 꼬장 부리지 않는다는것

가진게 너무 많아 탈인가요 ?

돈없을때 벤취에 앉아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것

할 일이 아직도 너무나 많고 그것들이 모두 다 우리를 기다리는 일이라는것

2 년동안 등쳐먹히면서(?) 싫은소리 할줄 모르는 아내가 곁에 있고
그녀에게 미안해 할 수 있는 말없는 사랑이 머물고 있다는것.

오늘은 날씨가 너무나 좋았죠 . 그랬습니다.

조금은 허허롭고 가진 물질이 비록 많지 않을지라도
꼭 우리네 지금 마음처럼 맑았습니다.

지난번 다녀온 작은 산사에 가서 약수물을 떠먹고 싶었는데
형과 조카녀석이 와서는 할머니를 모시고 나가 저녁을 먹었습니다
나도 덩달라 못먹어 보던 장어몇마리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아직은 이렇게 행복하고 ...

미운 형의 조카녀석을 어깨에 얹어 돌아올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살아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렇게 넉놓고 앉아 속상해하고 있을 그런때가 아니네요.

한동안 뺨을 두드려 맞았으니
이젠 잠시 동안 정신을 차릴 수 있을겁니다.

할일이 많은걸 알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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