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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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내 양심을 더럽힐 순 없다.

sadsong sadsong
2002년 12월 20일 11시 11분 45초 1024 5 1
후보들 모두에겐 간과할 수 없는 결점들이 있다.

어느날인가,
더 적합한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덜 부적합한 사람을 찾고 잊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내내 허탈-씁쓸해 하다가.

10분 남겨두고 집을 나서 투표소로.

적절치 못한 그 누구를 선택한다는 것은,
내 양심에 비추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
기호 5번까지의 빈칸을 빌려 갈겨 쓴,

   -------
1     내
   -------
2   양심을
   -------
3   더럽힐
   -------
4     순
   -------
5    없다
   -------



여러날 고민했고, 투표소 찾아 의사표시를 했으므로,
난 기권하지 않았다.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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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증을 치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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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pplebox
2002.12.20 11:43
결벽증을 치료하면 sadsong님의 가장 큰 장점을 지우는것은 아닐지?...^^
impurity
2002.12.20 12:14
제대로 기권의사를 표시하셨군요......축!
Profile
xeva
2002.12.20 19:41
역시 대단하다
silbob
2002.12.20 20:27
흠..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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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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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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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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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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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떠우 엉님. 5년후 출마하슈.
Profile
sadsong
글쓴이
2002.12.21 02:07
"누군가에게 표를 준 사람은.... '양심을 더럽힌 것'이란 말은 아니겠지요 ? "
라고 물어오신 분이 계십니다.

예, 물론 아닙니다.
제 경우에 국한된 표현이었습니다.
지지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덜 부적절한 사람'을 찾아 표를 행사할 수는 -차마- 없었단 얘기구요.
어떤 후보에게 진심으로 표를 주어도 좋겠다는 신념으로 투표하신 분들은
나름대로 양심에 충실하신 것이겠지요.

제 이야기였습니다....

애쁠빡쓰님, 치료 보류하겠습니다. 제겐 병원비가....
실밥양, 아마 마흔은 넘어야 자격이 될거요. 내 육신은 아직 애송이요. 기다려 주시오. (b)(b)(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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