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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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목숨을 백개쯤 가지고 있다면....

sadsong sadsong
2004년 01월 10일 03시 30분 16초 1098 8 1
그렇다면
나는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크게 망설이지 않고
하나씩 지워갈 수 있을까.


갑자기,
옛 생각에 가슴 멍할때,
하나쯤 버려서 나아진다면.

오늘처럼,
그녀 노랫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 흐를 때,
두개쯤 버려서 멈춰진다면.

내일처럼,
수줍게 면사포 썼던 스물여섯 그녀가
육십번째 생일을 맞는 아침에,
서너개쯤 버려서 편안해진다면.


그러다가
나는
언제쯤
조마조마해지기
시작할까.

열개쯤 남았을 때.
다섯개쯤 남았을 때.



우리별에선
아직
목숨이 하나인것 같아
가위 들어
검정머리카락에
가져갈 수 밖에.


sadsong / 4444 / ㅈㅎㄷㅈ
=========
아껴두지
않았던걸
후회할까
=========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xeva
2004.01.10 04:01
........
vincent
2004.01.10 19:21
목숨이 하나라서 다행입니다.
백개쯤 된다면
아까운 줄 모르고 버리다가 단 하나 남은 건지도 모르고 휘잉- 버리게 될지도 모르죠.
우울할 땐 우울 대마왕 새드쏭님의 글은 피하는게 낫겠어요. 흑.
uni592
2004.01.10 23:06
예 빈센트님 말에 동감입니다. 상종도 하지 말아야 되요. 우울100배모드됩니다.
73lang
2004.01.11 17:05
새드쏭님으 글을 피하는게 낫겠다넌둥 상종도 하지 말아야 되겄다넌 둥의 말씀덜언

새드쏭님얼 두번 죽이넌거시랑께여...새드송님이 우울할꺼라넌 편견언 버려야써여~! 우겔겔...

새드쏭님...지넌 항시 새드쏭님으 어록(?)얼 가지구 작업(?)헐띠 마다 써먹구 있슴다...(__);;;

그란디 왜 내가 하면 다덜 웃기다꼬 허넌거실끄나????;;;;;;;;;;;;
Profile
sadsong
글쓴이
2004.01.12 04:21
'대마왕~ 손아귀의[에]~ 미나를 구해내~자~'
빈센트님의 글을 보는 순간, 너무나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노래입니다.
대마왕과 미나.
하도 신기하여 한동안 되뇌었습니다.
정말 그렇게 믿었습니다.
저 노랫말 속 두 인물의 위치를 바꾸어보는 상상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억속에서 사라진 그녀가 '미나' 아닌 '니나' 였다는 것을,
긴 시간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속았고,
결국, 모든것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물거품은,
끝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것, 또는 그 상황을 뜻하는 표현일겁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marlowe71
2004.01.12 23:09
자넨 잡힌거야,,, 에구 어차피 목숨은 하나, 이렇게든 저렇게든 흘러가는거지, 흘러가겠지 뭐
vincent
2004.01.13 01:22
아무 의심 없이 "대마왕 손아귀에 미나를 구해내자~"를 즐겁게 흥얼거렸답니다.
근데... "니나"였군요. --

내게 폴처럼 삐삐라는 인형이 있어, 시간을 정지시킬 수만 있다면.
여러 모로 머리 속이 복잡한 밤.. 엉뚱한 상상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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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jam75
2004.01.15 01:18
As tears go by......Rolling st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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