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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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또...

kinoson kinoson
2004년 09월 01일 18시 27분 27초 1379 9 26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분명 집에서 산책나가면서 편의점에서 콜라를 살 때까지는 있었던 지갑이...

돌아오는길에 또다시 같은 편의점에서 라면과 꼬마김치를 사려고 했을땐 없더군요..-_-

순간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없을줄 알면서도 산책로 되돌아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럴줄 알았으면 콜라살때 라면이랑 김치도 같이 샀을껄...후회가 밀려왔지만 어쩝니까..

전날 왠일로 만원이 생겨서 기분좋게 교통카드 충전했는데...

총액이 10700원 찍히는거 보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었는데...이젠 나도 남들처럼 버스탈때

지갑 갖다댈수 있겠구나...그렇지만 그 모든 꿈들이 한순간에 날라가 버렸습니다.

뭐 일년에 최소한 하나정도의 지갑을 분실하는 저로서는 별다른 감흥이야 없었지만..

교통카드는 정말 아깝더군요..어짜피 돈도 3000원 뿐이었고...

애써 잊으며 월요일날 신분증 분실 재발급을 위해 동사무소 갔더니...

별로 안이뿐 여직원 한분이 히죽히죽 웃으며 그러더군요..

"어머 손님 다섯번째 재발급이시네요...오호호호호" 순간 옆에 있는 딱풀로 얼굴을

찍어버릴뻔 했습니다. 영화하면서 승질 다 버렸죠...쩝...

아~~그래도 어쩝니까...살아야지...집에 있는 맥주빈병 집 앞 태양슈퍼에 팔았더니

600원 주더군요..거기다가 300원 보태서 버스타고 사무실 나왔습니다...

지갑 분실하고 괴로워하는 저에게 우리형이 다가오더니 위로를 해주더군요...

"그냥 지갑을 들고 다니지마..그러면 잃어버릴일도 없잖아.."

그것도 위로라고....

여튼 이래저래 속상한 요며칠 이었습니다....젠장
[불비불명(不蜚不鳴)]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esthesia
2004.09.01 18:39
저는 항상 우산을 잃어버리지요..
제가 잃어버린 우산만도..상당합니다..
웃어야지요 뭐 ^-^;;
73lang
2004.09.01 23:47
길을 가다 지갑을 흘리지나 않았나 자꾸 뒤돌아보게 만드는거...

숙소를 나서며 뭔가 흘리지 않았나 자꾸 뒤돌아보게 만드는거...

아쉬움이 가득한...

그런게 영화일 같다.

건 그렇구 전화 줌 받아라

한달만 촬영하구 돈 되는일 들어왔다.

니넌 꼭 굴러들어온 지복을 발로 차도만

우겔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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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oson
글쓴이
2004.09.02 00:01
('') 전화 온거 없는데...아흑...ㅠ.ㅠ 내 번호 다시 잘 보고 연락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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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es
2004.09.02 01:38
지갑 잃어 버리면 아주 난감하죠.. 저두 한때는 하두 지갑을 잘 흘리고 다녀서 안가지고 다녔는데.. 주머니마져 부실했던건지..
그나마 가지고 다니던 돈도 흘리고 다녀서.. 아주 바보처럼 지낼때가 있었더랬죠... --;;; 그러니까 기운내세요.. 담엔 안 잃어버리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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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jam75
2004.09.02 02:24
<분실과 절도>

제 필통속 0.4mm 펜이나 실핀 같은 것에도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는 저는, 삼십평생 살아오면서
지갑과 우산을 분실한 적이 .....없습니다.
술마시고 핸드폰 잃어버려서 새로 사는 사람들을 참으로 딱하게 생각하는 저는,
왜 그럴까요? 남들은 잘도 흘리고 다니는데. 소유욕이 너무 강한걸까요?
도서관에서 절도당한 새 영어사전 때문에 3박 4일 앓아누운 저는..... 그 도둑을 잡아서 불태우는 상상을 했습죠.

내 물건을 분실하거나 절도당하는 건 정말 찝찝해요.

그런데, 어느 날 부터, 술만 마시면 그 술집의 컵과 숟가락, 포크를 하나씩 집어와요.
요즘엔 술도 안마시고 집어와요.
아웃백 빵도마와 빵칼 세트, 스타벅스 머그, 커피빈 카푸치노 잔세트...... 이런거 막 집어와요.
아, 커피빈 쟁반까지 챙겼어요...
(反美브랜드를 외치며...ㅋㅋㅋ)

이건 무슨 상관관계일까요? 사회에 대한 복수? 크허.

이건 명백한 절도.
누가 신고하실래요?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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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oson
글쓴이
2004.09.02 03:25
('') 저는 아웃백에서 빵만 두어개 싸달라 그래서 가져오는데...

혹은 빕스 같은데 가게되면 괴일이나 빵같은거 몰래 가방안에

넣어와 집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곤 합니다...

저 역시도 절도일까요...? "나는 배가 고파서 그런거에요" 라며

울며 빌면 용서해주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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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en
2004.09.02 15:32
지갑..을 잃어 버리지 않는 첫번째 조건...
지갑을 꺼내지 않는다. --;

순진무구 '차카게 살자'를 무척이나 증오하면서도
단지 부모님땜시(?).. 나름대로 차.카.게 살아 보려 하고 있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하게 오해를 자주 받는 저는 '범죄형 얼굴'이라서 그런가요?
억울합니다.
키노손님 특히 펄쨈님 신고 하고 싶습니다.


억울해.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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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jam75
2004.09.02 19:27
너무해욧!! 에일리언님이 저 신고했나요? 저, 아침부터 경찰에게 붙잡혀 검문검색당했습니다.
17대 정기국회 개회를 맞이하야, 이래도 되는겁니까?

논문자료때문에 어제부터 국회도서관에 갔는데
오늘 아침, 정문에서 저지당하고 신분증 요구받았습니다.
보여주니 이름과 주소, 주민번호를 서류에 적고나서, 가방속을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이런, 씨발!'을 속으로 외치고 밖으로는 짜증스런 투로 "왜요?!" 라고 외쳤습니다.
슬쩍 웃으며 전교조가 국회에 들어온다는 정보때문이라는군요.

아침부터 기분잡쳤습니다.

제가 쫌 운동권에, 전교조처럼 생겼다고 ..... 신분증에 가방까지!
다른 여자들은 가방검사까지는 안당했다고 하던데.......이런 씨벌, 염병할, 좃같은!!!

다시 생각하니, 무척 열받는군요.

하지만 오후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뜨겁게 지는 태양을 등지고 서강대교를 걸으며 푸른하늘과 물결치는 한강을 보니,
아, 가을이구나, 기분이 나아졌답니다.

그러므로, 에일리언님, 용서합니다. ㅋㅋㅋ.
aesthesia
2004.09.02 20:47
펄쨈님..이런 말, 실례가 아닌가 싶지만..바로 위리플..너무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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