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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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이름있는 배우가 되어볼까

sadsong sadsong
2005년 03월 26일 23시 06분 28초 2160 10 60
그래서, 막강한 드라마 작가 김*현님의 관심을 사볼까.

그러다, 그의 새로운 작품에 출연제의까지 받아볼까.

그리고, 이렇게 정중하게 대답해볼까.



"아이고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시다니요.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해서

작가님의 구역질 나는 대사들을

이질감 없이

요령껏 입에 담아낼 자신이 없습니다."




주말.

저녁 드라마를 할 때가 돼서야 잠에서 깨어

첫 끼니를 해결하려는데

저 옆에서 들려오는

티비 속 김작가님 인물들의

여전히 기형적인 말투들이

귓구멍을 통해

썅신경계를 자극하니

목구멍 넘어가던 밥알들이

거칠게 항의하며

다시 되돌아 나오겠다는 것을

살살 달래 겨우 진정시켜야 했다.



아름다운 주말 저녁에

밥알들이나 진정시키고 있어야 했다.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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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흰 눈이 오면 - 김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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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hose0403
2005.03.26 23:47
밥알진정해야줘....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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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jam75
2005.03.28 02:33
-그녀는 70%가 넘는 무지막지한 시청률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질문에 늘 “그 재능을 타고났을 뿐”이라고 당당히 밝히곤 한다. 제2의 김수현을 꿈꾸며 그녀의 작품을 연구하는 후배들에게 던지는 “연구해봤자 작가 안돼요. 타고나야 돼요”라는 말을 듣고 있자면 당혹감까지 밀려온다. ‘내 경우에는 그렇다’라고 한마디만 보태주면 좋을텐데...

-"나의 언어구사력이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내 드라마를 재미있게 즐길 줄 아는 지능을 갖춘 사람이에요. 말장난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걸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고요. 나는요, 볼 수 있는 사람과 보고싶은 사람만 보라는 주의예요"

이렇게까지 잘난체를 하다니, 라고 말하려 하다가도 ‘그럴 만도 하지’란 생각이 들어 버린다. 자기 일에 최고라는 자신감과 자부심, 그런 게 오늘의 김수현을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최고 중에서 겸손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건 그래서가 아닐까 (그런 사람을 하나 안다. 이 책에서 보면 올드보이를 만든 박찬욱은 지나치게 겸손하다). 좌우지간 우리 어머니는 김수현의 열렬 팬이고, 별 재미없는 <부모님 전상서>를 열심히 보고 계시다.

* 저자가 보는 3류 드라마는 이런 거다.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뇌아 집단인 듯 아무 생각이 없다.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갈등을 과장한다...그에 비해 갈등의 해소는 어이없을만큼 단순하다. 남편의 외도로 인한 부부갈등도 임신 한번 하면 상황 끝, 그런 식이다” 하지만 김수현 드라마는 주변 인물들도 다 캐릭터가 살아 숨쉰다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하긴, <사랑이 뭐길래>를 보면 출연진 전부가 다 스타가 되었잖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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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정혜신의 심리평전 <사람vs.사람>이라는 책에 나온 김수현 대목을 읽고 쓴 어떤 지인의 독후감중 일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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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케이블에서 하는 <목욕탕집 남자들> 재방송을 봤는데, 정말 숨넘어가더군요.
모든 등장인물들이 쉴 새 없이 따발총처럼 대사를 쳐대니 어찌나 피곤하던지...
<내 사랑 누굴까>도 그랬지만,
3대 이상 뭉쳐사는 가족의 형태도 거슬리고, 그 구성원이 맨날 의사에, 박사에, 무슨 사장, 은행 지점장인 것도 재수없고,
시어머니와 동서, 며느리들이 늘 부엌에 몰려있으면서 쫑알거리는 것도 이상하고.

그래도 <청춘의 덫> 심은하는 이뻤지.

그래도 <보고 또 보고>,<왕꽃선녀님>을 능가하는 싸이코 드라마는 없지. 말린 대추를 칫솔로 닦아야하다니! 우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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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es
2005.03.28 09:36
드라마 한편 보고 나면 숨차서 물찾고 숨고르던 내가 그렇게 이상한게 아니였구나.. 솔직히 아무생각없이 엄마랑 같이 김작가님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말투가 변해가곤 하는걸 가끔 느낍니다.. 근데 어쩔땐 참으로 싸가지 없이 들리던데..
세상 살다보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많다는데.. 저런 드라마도 있고 이런 드라마도 있어야 그리 지루하지 않는 하루가 되지 않을 재미도 주겠죠? --;;; 에고~~~ 진짜루 하루하루 지루하다...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버티나..--;;
uni592
2005.03.28 11:57
이름있는 배우가 되어 김*현 작가를 교체시키는 건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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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220
2005.03.28 12:18
라디오 김어준씨 프로그램에 정혜신씨 나오셨을 때
들으면서 얼마나 신나던지.
vincent
2005.03.28 14:05
'갓 시집온 며느리 한복 입혀 고문하기 신공'은 세월이 가도 녹이 슬지 않더군요.
평소에 못다한 잔소리를 완성하기 위해 드라마를 쓰시는 분 같기도 하고.
차인표의 분노 시리즈도 시작은 이 분의 손끝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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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duri
2005.03.29 03:32
김수현작가 드라마에선 혼자 있어도 갈등하고 싸운다는 누군가의 말이 뜬금없이 생각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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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I
2005.03.29 04:36
'연기자들을 망쳐놓고 있는 작가'라는게 이 분에 대한 제 솔직한 느낌입니다.
멀쩡하던 연기자들도 이 양반 드라마에만 갔다오면 '그랬짜너 - 어쨌짜너'를 비롯한 해괴한 말투가 붙고
최대한 대사에 쉼표가 없는것이 잘하는것인줄 알더군요.
73lang
2005.03.30 13:54
여러분덜이 뭔가 한가지 오해럴 하고 계신것이 있넌거 같은디요

방송계에서 김수현 사마께선 작가가 아님미다.

피디임다 ㅡㅡ;;;;;;;;;;;;;;;;;;


뱀발 : 방송국에서 배우덜모아놓고 리딩하는 모습을 잠깐 본적이 있넌디요...
연출자넌 아예 존재감도 읍씨 꿀먹은 벙어리맨키루 앉아있고
김수현사마께서 연기자덜헌티 토씨하나 일일이 지적해가면스롱 연기지도 하넌 장면을 보신분덜은 저의 의견에 공감허실껌미다요.......우겔겔
now
2005.04.06 18:31
김수현 작가 개인의 성품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분 드라마는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쪽에선 노작가의 활약이 거의 전무한데 반해
TV에서나마 젊은 작가들이 지향점을 두고 본받을 수 있는 분이 있다는
데에 저 나름대로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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