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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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인성검사와 따돌림

73lang
2005년 06월 26일 04시 02분 54초 246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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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다음 중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1. 납골당 2. 원자력 발전소 3. 재래시장 4. 병원



Q : 다음 장소 중 가장 마음이 편안할 것 같은 곳은?

1. 사창가 2. 화장실 3. 수술실 4. 캠퍼스



Q : 붉은 색을 보면 흥분된다.

1. YES 2. NO


Q : 밤길을 혼자 걷다보면 누군가 미행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

1. YES 2. NO



Q : 면도기를 보면

1. 뭔가를 베어버리고 싶다. 2. 옷을 찢고 싶다. 3. 피를 보고 싶다. 4. 면도를 하고 싶다.




등등 ....


13~4년 정도 지난 시방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는

신검을 받았을때의 인성 검사 문항들입니다.




14타넌 이것또 시험이라넌 마음으루다가 OMR 카드에 욜씸히 답안을 작성혀서리 냈섰넌디요

수많은 사람들 중에 저를 포함한 3명을 호명하도만요


14타넌 앞으로 불려나가면스롱 불길한 느낌을 지울수가 읍썼슴다.

호명되어 나온 세 사람을 힐끗 한번 쳐다보던 징병검사관이

답안을 다시 작성하라꼬 허면스롱

새로운 OMR카드를 나눠주넌 것이였슴다.


따로 불려나간 3명은 다시 한번 인성 검사를 받았섰슴다.

나머지 2명은 무사히 통과가 되도만요



혼자 남은 14타를 우 아래로 스윽 훑어보던 징병검사관이

저의 대갈통을 두어차례 때림스롱 "이 쉑! 니 장난치지 마라잉~! 다시 작성해!"라고 하도만요




또다시 새로운 답안지를 받아든 14타넌

식은땀을 흘림스롱 무쟈게 고민을 때렸드랬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끄나? 솔직하게 답안을 작성혔넌디....'


얼렁 신검 끝내구 차비 받아서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던 14타넌

안 그런딕끼 느으닷읍씨 묘안 하나가 떠오르는 것이였슴다.


'아..글쿠나! 이제껏 내가 작성한 답안과 정 반대로 기입을 허면 되겄고만!!'


혼자 남아 3번째 인성검사를 받았던 14타넌 의기양양하게 답안지를 작성혔슴다.

징병검사관이 저의 테스트 결과를 힐끔 쳐다보더니만 한마디 허도만요


"그러게 누가 장난치래...이런다고 군대 빠질 줄 아나..."



그 당시 광주병무청에선

지금과 달리 반바지 하나만 입고

팬티까고 항문검사와 성기검사를 혔었슴다.



커텐이 쳐진 사이로 간호사가 혈압을 체크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도만요

그 뒷편으로 거울속에 비친 14타가 풍만한 자기 가슴을 보고

야릇한 기분에 사로잡혀 흥분하고 있었을 때 ㅡㅡ;;;

그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었슴다.

그때 느꼈었던 수치심은 시방도 잊을수가 없슴다.



생뚱맞게... 뜬금읍씨... 왜 이런 야그를 꺼내냐고라?





GP에서 수류탄 까고 총을 갈겨댔었던 김일병 뉴스를 보면스롱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도고만요




그 때 병무청에서 만났었떤 고등학교 동창 놈과

몇푼 안되는 차비를 합쳐서리

소주 몇병 사가꼬

공원에서 나발을 불었드랬슴다.

술에 취한 그 친구놈이 했었던 농담이 시방도 기억납니다요






"야, 니 불알이 세개라서 군대 면제된 놈 얘기 아냐? ...옛날에 불알이 세개라 군대 면제된 놈이 있었는데

이놈이 신검받고 병무청 앞에서 택시를 잡아탔어

근데 이시키가 자기는 불알이 세개라 군대 면제 됐단걸 택시기사한테 은근히 자랑를 하고 싶었던 거야

그래가꼬 택시기사헌티 그 놈이 '아저씨 불알과 제 불알을 합치면 다섯개겠죠?'라고 질문혔더니

그 택시기사가 놀란 눈으로 그놈을 쳐다보면스롱 뭐라고 혔넌지 아냐?"


14타는 '이넘이 시방 술을 잘못 무긋나?...이게 무신 불알이 줄넘기를 허구 다마까넌 소리여?'라는 표정으루다가

친구넘을 쳐다봤슴다.


그놈은 한참을 큭큭대며 웃넌 거시였슴다.


"ㅋㅋㅋ 그 택시기사가 불알 세개때문에 면제된 놈을 쳐다보면스롱 혔던말이...

'아니! 그럼 당신은 불알이 없소? 내 불알은 다섯갠디...' 푸헤헤헤 웃기지 않냐? "

ㅡㅡ;;;;;;;;;;;;;





군발이 치정드라마가 됐건 음모론이 됐건

미슷훼리한 이번 사건을 보면스롱 제가 느꼈던건

그 김일병이라는 새퀴가 절대로 용서할 수 읍넌 개 또라이임은 분명해 보이나

'가족들에겐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죽은자들에겐 미안한 감정이 없다'라고 진술혔다넌 기사를 접하면스롱

뜬금읍씨 저의 국민핵꾜때 시절이 떠올랐었슴다.

핵교 운동장의 쥐며느리와 잠자리를 5마리나 삼키넌 만행끝에 반에서 짱을 먹었었떤 14타넌;;;

그 당시 악동으로 이름을 날렸었슴다.

담임 선상님께선 정서불안에 갖가지 기행을 일삼던 14타를 벌주기 위해서리

맨 뒷자리에

외로운 섬 하나 떠 있딕끼

홀로 자리를 배정해 준 담에

같은반 친구덜헌티 "인자부터 14타랑 말을 하거나 눈만 마주쳐도 똑같이 따돌림을 받을 것이다"라고

주의를 주시넌 거시였슴다.

이름하야 "집단 따돌림 체벌".....

5학년으로 진급할 때까정 14타넌 학급에서 반친구들 사이에선 '뵈지도 들리지도 않넌' 고스트와 같은 존재로 지냈었섰슴다.

그런 비인간적이고 비교육적인 체벌땀시

냉장고에 낀 성에 보다 더..아니, 순면감촉 기저귀 보다 더 맑고 깨끗했던 한 아이의 순수혔던 영혼이

마구마구 기쓰가 나부렀었슴다.;;;


그 김일병이라는 개또라이 새퀴..

그 사이코놈은 혹시....

왕따가 아니였을끄나요?



걍 미친넘이였다고 넘겨 버리기엔 깔짝지근헌 것이 또 하나 있슴다.

시방 신검이나 군 생활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을진 몰라도

조 위에 있넌 골쌔리넌 인성 테스트를 거쳤을거 같따넌 느낌이 드넌건

단지 저만의 생각일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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