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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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두번째 혁명 - 영화

moosya
2008년 02월 28일 00시 00분 48초 1480 1
몇 해전, 그냥 지나가던 생각들을 다시금 되뇌어 문자로 기록해 본다.

태초의 인간들에게 문자는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었다. 서로의 표정과 몸짓과 모음형태의 울부짖음만으로도 자연환경 속에서의 생존에 필요한 의사소통은 해결되고도 남았다. 다시 이야기해서 아프리카의 개코 원숭이가 30가지가 넘는 표정으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20가지가 넘는 울부짖음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지금까지 초원에서 생존해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 문자를 발명한 것은 자연발생적이라기 보다는 오랜 기간동안 인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든다. 그것은 인간이 처음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열망이 싹텄을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문자가 처음에는 그림과 같은 형태로 시작하여 그 나름의 구조와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을 때, 인간은 커뮤니케이션의 첫번째 혁명을 맞이하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재. 하지만 문자는 자체적인 구조가 정형화되어 가면 갈수록 인간의 사고양식을 지배해 나갔다. 물론 문자가 가지고 있는 메커니즘이 축적된 인간의 생활 양식의 결과물이라고는 하지만 역으로, 언어적 구조에 의해 생활 양식 또한 지배되어지는, 그래서 생활양식(문화)와 언어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에 서로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점점 사물과 감정을 언어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그로 인해 세상 모든 것이 정형화되고 불변적인 형태를 가지게 된다. 문자로 인해 운동과 변화 속에서가 아닌 고정되고 독립된 형태로 사물과 사물간의 관계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에 인간은 사물과 사물간의 관계를 보다 직접적인(완전하진 않고 비록 가상적으로 흉내내기에 가깝지만) 형태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우연하게 찾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영화이다. 사물과 사물간의 관계를 정형화 되고 불변한 문자적 구조에 담아놓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2가지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그것을 다소 직접적인 형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인간은 찾은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이제 더이상 구원이 무엇이고 사랑이 무엇인지 설파할 필요가 없이 그저 빛과 음파를 통해 구원을 들려주면 되고 사랑을 보여주면 된다. 문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한 번 걸러지지 않고, 직접적으로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적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두번째 혁명, 영화인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마지막, 커뮤니케이션의 3번째 혁명을 위한 디딤돌일 뿐인다. 미래의 인간은, 아니 우리가 추구해야할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은 직렬방식의 소통이다. 감정, 경험, 생각, 의식, 가치관, 정체성 등이 간접적인 도구인 문자나 영화로 소통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소통될 수 있는 직렬적 방식이야말로 인간이 앞으로 추구해야할 마지막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이다. 만약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양식들이 인간에 의해 실현된다면 우리는 개별적인 인간의 사회적인 삶이 아닌, 진정한 프렉탈적인 구조를 실현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 몸 속에 살아가가고 있는 100조개의 세포들이 유기적인 관계속에서 우리가 존재할 수 있듯이 말이다. 상상해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옆에 있는 사람의 삶과 감정과 생각들을 완변하게 이해할 수 있고, 또한 그도 나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이상 너와 나의 구분이 필요없는 우리가 되는 마지막 통로가 될 것이다. 그 방식이 과학 발전에 의해 실현될지, 아니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명으로써의 근원적인 내면에서 발생할지는 모르겠으나 영화가 그 과도기에서 아주 중요한 역활을 담당해내어야 함은 분명할 것이다. 마지막, 세번째 혁명까지는 정말이지 까마득한 가시밭이기 때문이다.

-어느 몽상가의 잡스러운 생각-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8.03.18 23:25
가독성이...
ㅠㅠ

님의 마지막 글 중에...

영화는 마지막 커뮤니케이션의 3번째 혁명을 위한 디딤돌.... 만 보입니다..

그 디딤돌은..
행여나..
이런 글 속에서
이런 글을 마주 하는 사람들에게
읽기 편하게 하거나
이해하기 좋게 하거나..

하는 것도 하나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태클 같아서 지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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