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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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모두들 하고 있습니까?

kinoson kinoson
2009년 05월 02일 11시 56분 22초 2274 3
1.
동네에 단골 식당이 있습니다. 음식도 맛있고 사장님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집에서 1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게으른 저에게는

아주 딱 입니다.

그 집에 사장 따님이 있는데 이미 5살 난 아들이 있지요.

저는 당연히 그 분 또한 저보다 나이가 많은줄 알았고.

갖은 아양과 듣기 좋은 말 콤보 날리며 계란 후라이 서비스를 받곤 했습니다.

며칠전 였습니다. 밥을 먹는데 그 분과 사장님의 대화를 듣게 되었지요.

사장님 : 윤서방은?
딸 : 오늘 예비군 훈련이잖아.
나 : 남편분이 군대를 되게 늦게 가셨나봐요
딸 : 네 23살에 갔어요 ^^

다시 밥을 먹었습니다. 그러다 문득...가만...

나 : 저는 22살에 갔었는데 ^^
딸 : 예비군 통지 안나왔어요? 울 남편은 오늘 나왔던데.
나 : 저는 민방위 라서요 ^^
딸 : 아 그러시구나.

다시 밥을 먹었습니다.

딸 : 예비군은 다 끝나신 거예요?
나 : 네 작년에 끝났습니다
딸 : 혹시 나이가...

그렇습니다. 그 분 저보다 나이가 2살이나 어리더군요.

것 도 모르고 6개월간 ...

아마도 5살난 아들이 있어서 분명 나보다 나이가 많을 것! 이라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여러분 주위도 잘 살펴보세요..혹시나 누군가에게 실수하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랬듯이 말이지요.


2.
화이트 데이때 있던 일 입니다. 발렌타인 때 쪼꼬렛을 받아서 낼름 먹었는지라

그 친구에게 사탕을 사주기 위해 멀리는 도저히 못 가겠고.

츄리닝 바람에.. 집 근처 파리바게트에 들렀습니다.

이쁜 사탕들이 줄맞춰 있더군요. 하지만 대부분이 커플용이라 그런지

하트에 알러뷰에...게다가 내용물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큰 유리병에 맛있어 보이는 사탕이 가득 든 실속있는 사탕을

선택했습니다.

그날 손님이 많았던지 계산대를 하나 더 늘려 양 옆으로 계산을 하고 있었고

날이 날이니만큼 아리따운 아가씨 2명이 토끼 귀 모자를 쓰고 계산대에서

방긋방긋 웃고 있더군요 (하악하악) - _-

멘트는 한결같이

- 좋은 사랑 하세요.
- 이쁜 사랑 하세요.
- 좋은 시간 보내세요.
- 달콤한 시간 보내세요.

에서 랜덤 이었습니다. 줄이 점점 줄어들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계산을 위해 사탕을 계산대에 두었는데. 토끼귀 소녀가 저에게 그럽디다

- 맛있게 드세요 ^^

옆에서 계산하던 남자 자신도 모르게 풉! 하고 말았고

토끼귀 소녀도 순간 실수를 느꼈는지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 마...맛있는 사랑 하세요...

ㅅㅂ

그래요 츄리닝 바람에 유리병에 들어있는 사탕을 사서 그런거겠지요.

애써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그날 사탕의 대가로 갈비 얻어먹어서 기분은 다 풀렸지만....

모두들 개인관리 하고 있습니까?


3.
요즘은 에세이란에 글이 안올라오네요.

마치 빈 놀이터에서 혼자..쓸쓸히..그네 타고 노는 것 같아 슬픕니다.

모두들 잘 지내고 계시죠?
[불비불명(不蜚不鳴)]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73lang
2009.05.03 07:41
1.
영화인들이 꿈과 (참)이슬과 먹고 살아서 그런지

얼굴들이 대부분 동안인 거 같슴다..

근데 영화아들내미님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유치한 패션센스와

철이 없어서 어려 보이는 것일 뿐;;;





2.
나는 태어나서 선물을 받아본 사탕이라곤

자일리톨 무설탕 캔디 한통이 전부다.

목캔디도 아니고 추파춥스도 아닌 자일리톨..

핀란드산 자작나무로 만든 자일리톨인생..인생이 자일리톨이여~

여자 사람들한테 전화를 걸면 씹히기만 하는 인생..

크흐흑 ㅠㅠ;;;

화이트 데이때 여신한테 문자를 보낸적이 있었다. "오늘 같은 날 같이 눈깔사탕을 빨아먹으며 그대의 오른쪽 눈동자에서 왼쪽 눈동자로 헤엄을 치고 싶다"고.

그 이후로 수신거부;;;





3.
영화아들내미야

옛날 생각 많이 나지?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빈 놀이터에서 혼자..쓸쓸히..그네 타고 놀던 시절이.

움훼훼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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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oson
글쓴이
2009.05.03 17:57
형을 암살하기로 마음먹었음...

항상 뒤를 조심하삼
vincent
2009.05.03 19:31
훈훈하네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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