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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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깨우지마라

ty6646
2010년 07월 13일 23시 19분 13초 2311 1

2010, 7, 13, 화





저녁먹고나니 무척 피곤했다. 그때 아내는 샤워하려고 한다.
평소 아내는 샤워할때 몇번씩 나를 부르곤 한다.

트리트먼트 갖다달라고, 얼굴샴프 갖다달라고,
그리고 마지막에 샤워실에서 나왔을때 발 씻겨달라고....-.-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고싶었다.
그래서 샤워하러 가는 아내에게 부르지 말라고 해두었고 아내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쿨쿨 자고 있는데...


 

 

 

 



캬아아아아아아....... 아내의 비명소리


 

 

 




눈이 번쩍 떠져서 달려가보니
샤워실에서 나온 아내가 혼자서 발씻고 난후 돌아선 순간
실내에 걸어둔 타올에 엄지손가락만한 바퀴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을 본 것이다.

바로 청소기를 집어들고 타올에 붙어있는 바퀴벌레를 찾았다
이리저리 움직이던 바퀴벌레가 일순 멈춘 순간, 그때를 놓치지않고 스위치 ON^^
바퀴벌레는 청소기 안으로 빨려들어갔고 아내는 나의 실력에 놀라워하며 안심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잤다.

 

 

 

 

막 잠이 들려는 순간,



 



띵똥, 띵똥

 

 




눈을 반쯤 떠보니 아내는 아직도 홀딱 벗은채로 타올만 걸치고 있었다
일어서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제대로 못자고 중간에 일어서려니 정신이 없는 상태다.
후들거리며 문을 열고 택배를 받고 싸인하고, 아내에게 툭 던져주고는,

이제 깰일 없겠지....
안심하고 푸...욱 잤다.



 




한참 자고 있는데 옆에 누운 아내가 낮은 소리로 속삭이듯 말한다
비가 오네...

 

 

 

 


지금 장마철이지만 늘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늘만 흐리고 비는 잘 안온다. 하지만 때때로 갑작스럽게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밖에 세탁물을 늘어둔 경우, 틈날때마다 한번씩 문을 열고 확인해보기도 한다.
비가 오나 안오나......



아내는 밖에 거둬둔 세탁물을 거둬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걱정은 된 모양이다. 그렇다고 두번이나 깨어나 볼일본 나를
다시 깨우는 것도 걸렸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 얼굴 앞에다 나즈막히 말해본 것이다

 

 

 

 


비가 오네....

 

 




잠결이지만 그 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왔고
잠시 내 머릿속은 톱니바퀴가 엉기듯 엉기는가 싶더니 갑자기 뭔가가 확하고 달려온다
밖에 늘어둔 빨래......

 

 

 

 



후다닥, 우둥퉁탕탕(갑작스럽게 일어나 정신없이 달려나가는 모습-.-


 

 




다행히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빨래를 정신없이 거둬들여 실내에 다시 늘어두었다
그러고나니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것이 느껴져왔다.
피곤하고 정신없고 다리도 후들거리고....



다시 쓰러지듯 누웠다.
잠시 누웠다가 일어나 앉았다.
TV를 켜고 스포츠 뉴스를 보고, 인터넷을 켜고 지금 이 글을 쓰고있다


잠 다 잤다. 그냥 깨고 말았다.
시원하고 맛있는 원더 커피나 마셨음 좋겠다
밖에 비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져간다.
자알 온다. 그리고 내 옆에 아내는 코까지 골면서 자알잔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10.07.19 23:36

일상 얘기인데 에로틱 하게 느껴지는 건

어떤 단어 때문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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