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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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배가 좀 고픈 밤에.....

ty6646
2010년 07월 16일 01시 25분 25초 2710 1

2010, 7, 16, 금, 새벽 1시09






어제저녁식사, 밥통에서 밥푸니 딱 두그릇 나온다.
아내와 나 둘이서 사이좋게 한그릇씩 담아서 먹는다.
난 반도 안먹었는데 아내는 나또를 얹어서 게눈감추듯 후다닥 먹어치웠다.
자기 밥 다 먹고나서 고로케와 함께 내 밥을 한스푼 푹 떠서 입에 넣는다.
반정도 남은 밥을 아내에게 밀어주고 내 식사는 거기서 끝.


인터넷으로 게임을 즐기는 아내,
그 뒤에서 이불에 등을 기댄채 TV를 보는 나,
시간이 지나니 허기가 져서 이불위에 축 늘어져 있으려니
뒤돌아보던 아내가 손가락질을 하며 하하하 하고 웃는다

배가 고파서 축 늘어진 꼴이 넘넘 재밌다. 사진이라도 찍어두고 시프당..^^

이러면서 연신 웃어댄다. -.-;;;


그리고 아내는 인터넷 게임에 열중하고 나는 어느샌가 잠이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소면을 준비했다.
내가 좋아하는 파를 잔뜩 썰어넣고 1인분정도의 소면을 끓이고
이제 먹기 시작하려는데 아내가 내 앞에서 얼쩡거린다.
막 샤워를 끝낸 아내는 이젠 잘거라 생각했는데 안자고 저러고 있으니 신경이 쓰인다

소면 먹을텨?

내 앞에 앉은 아내는 소면을 먹기 시작한다.
내가 반쯤 먹고 아내가 나머지 반을 먹었다
나도 아내도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다. 1인분 소면을 나눠 먹었으니 당연하다


라면이 먹고싶다라는 아내말도 있고해서 라면을 준비했다
시오라면에 카레 한쪽을 집어넣은 카레풍 시오라면^^

나도 좀 먹을겸해서 라면 한개반을 넣고 양배추를 잘라 넣었다
라면이 완성되고 신문지위에 라면을 놓고 막 먹을려는데 아내가 심퉁하게 말한다



아내 : 너도 먹을라고 하는가?
나 : 응
아내 : 이거 몇개야?
나 : 나도 같이 먹을려고 한개반 넣었어, 너 혼자서 다 먹긴 많을거야
아내 : 혼자서 다 먹을 수 있어,
나 : 난 바 반개만 먹을거니까
아내 : 손대지마
나 : 그 그래-.-;;;




라면을 혼자서 먹는 아내, 그리고 나는 그 옆에서 라면 국물을 숟갈로 떠먹고,
잘라넣은 양배추를 가끔씩 하나씩 건져먹고,
하아아아아아아.... 나도 배가 고픈데.....-.-;;;



이 글 다 쓰고 뒤돌아보니 라면 국물만 남았다.
밥이라도 말아먹고 싶지만 밥이 있다면 애시당초 라면 끓이지도 않았지...
오늘밤은 기냥 배가 좀 고프다. 밥도 없고, 돈도 없고, 라면도.......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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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10.07.19 23:06
쩝...먹고 살기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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