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 놈 놈

73lang 2007.05.27 01: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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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일하던 친구놈이




MBA과정을 밟으러 내일모레 미국으로 떠난다고 연락이 왔다.




난 전날의 숙취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뭐? 그 새퀴가 농구하러 미국으로 간다구???"라고 반문했고 ㅡㅡㆀ




미국으로 떠나기 하루 전날 아들 돌잔치를 겸해




오랜만에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치기로 했단다.













뼛속까지 인문학도였던 놈이




대학 졸업 후 이공계통 일을 하게 된 것도 신기한데




과장 진급 후에 퇴사를 한 후




뜬금없이 MBA 과정을 밟으러 간단다.










듀크대면...미국에선 10위권 안에 속하는 거의 아이비리그 급인데...




하긴 그 놈이 공부 잘하는 엘리트긴 했지...










저마다 처자식과 함께 돌잔치 자리에 참석한 친구놈들과 달리




나를 포함한 찌질이 3인방은




구석 자리에서 본전을 뽑아야겠다는 듯




게걸스럽게 뷔페를 퍼먹어댔다.




그날따라 입맛이 없어 다섯접시 밖에 못 먹은 나는;;;




30대 중반이 되도록




뭐하나 변변히 내세울 커리어도 없고 여친도 없는




나머지 두 놈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놈들은 도무지 변한 게 없다.




마치 이놈들한테만 세월이 비껴가는 것 같다고 느꼈다.










중.고등학교때




황야의 무법자로




불리던 3총사...







돌잔치가 끝난 후




우린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술집을 찾았다.










착한 놈은




도날드 페이건의 나이트플라이(야간비행)이라는 앨범을 얘기했고




나쁜 놈은




박찬욱 감독님이 한때 준비하시다가 엎어졌던 음악영화 야간비행을 얘기했고




이상한 놈은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을 얘기했다.










남들은 대기업 과장이나




한 가정의 어엿한 가장이 되어 있을 때




우린 방랑장이라는 여관에서 술이나 퍼마시며 영화를.. 문학을.. 음악을.. 만화를.. 논하고 있었다. --;;;













착한 놈은




일부종사가 원칙이고 잘 도망을 안간다는 베트남 여자를 얘기했고




나쁜 놈은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이 더 낫지 않겠냐고 얘기했고




이상한 놈은




샤라포바같은 여자가 껌을 팔고 있다는 폴란드나 러시아 엘프들과 결혼해서 인종개량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ㅡㅡ;;;;;;;;













그렇게 우리는 날 새는 줄 모르고 술을 마셨다.




참으로 다행인게




시간은 흘러도




오래된 친구는 남았다..







우겔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