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모금

ty6646 2009.01.05 23:58:37
살면서 내게 커피한잔 타 준 사람은 몇 안된다.
엄마가 한두번, 아는 친구가 한두번, 아르바이트 할때 한두번,
그리고 생각해보면 거의 없는 듯 하다.

비교적 착하게, 양심있게, 그리고 자상하게 살아왔던 것 같은데
내게 커피한잔 타 준 사람은 몇 안된다. 그래서 혼자 타서 마시던 습관이 생겼고,
지금은 캔커피로 대신하고 있다. 문득, 문득, 문득, 문득,,,,,

아쉬움과 그리움이 버무려진 마음찌꺼기 한두개가
가슴안에서 뚝뚝 떨어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그럴때마다 내 안의 온기가 한움큼씩 사라지는 것 같다.

그렇게 메말라가는 내 삶의 가파른 언덕길 위에서
어느 드라마의 한 모퉁이를 만나 눈물접고,
어느 책장위에 따뜻한 마음자락 하나에 이끌려 상념에 빠진 내 모습이 가끔 있다.

밤이 깊어가는 한겨울 바람쌓인 골방에서
캔커피 하나의 온기에 기대어 잠시잠깐 마음을 데워본다.
뜨겁게 살기엔 내가 너무 가난하고
차갑게 살기엔 내가 너무 우유부단하다.

따뜻한 캔커피 한모금으로
2009년, 새해를 시작하는 추운 1월의 밤, 한귀퉁이를 잠시 불밝혀본다.
그래도 난 매일 캔커피 한모금 마실 정도의 여유는 있질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