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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러셨나요?

플라뇌르
2016년 12월 22일 18시 36분 09초 1327 6

24살 청년입니다.

 

사는 이야기를 적는 곳이다보니, 답답한 마음에 제가 사는 이야기 좀 해볼까해서 몇 자 끄적입니다.

 

최근 몇년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래도 지방에서는 기회가 작은 것 같아서 꾸역꾸역

 

없는 형편에 100만원, 창의력, 열정,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상경을 했다가. 

 

지금 다시 고향에 돌아와있습니다.

 

군대도 다녀오고, 고등학교 때는 서빙이면 서빙 배달이면 배달 노가다면 노가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영업을 뛰며, 나름 업계에서 이름 날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저녁 10시에 퇴근하고 이런 생활을 몇년을 하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인생인데, 돈 때문에 나를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패닉이었습니다. 다음 날 출근도 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왕창 마셨습니다.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도 못 한 채 일어나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불현듯 '하고싶은 거 하고 살자. 뭐든 할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영화감독의 꿈을 꼭 실현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상경을 맘 먹었습니다.

 

서울로 가는 KTX열차 안이 그렇게 긴장감이 돌 수 없었습니다.

 

어미 새가 둥지 밖으로 나를 민 듯한 느낌과, 곧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열차 안에 공존하여,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상당히 짧게 느껴졌습니다.

 

열차에 내리고 나서 보는 풍경은, 밤이 었지만, 햇볕이 감싸는 듯한 포근함을 느꼈습니다.

 

촌 놈이 갈 곳이 있겠습니까,건 2주간 동안 찜질방에서 살았습니다. 현장 일을 접해봤냐? 

 

전화준다는 소리만  수 십 번 들었던 것 같습니다.

 

방부터 잡고 알바라도 하며 기다리자 했는데, 돈 100만원으로는 내 한 몸 눕힐 곳이 없었습니다. 네, 물론 핑계입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던 것 같습니다. 현장 인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일 할 곳이 없겠냐 하는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러워서,

 

이럴려고 서울 올라왔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서, 2주간에 짧은 기행을 마쳤습니다.

 

내려오고 생각했던건 '아, 회사를 구하자 다들 회사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이래저래 사이트들을 통해 이력서를 넣었지만,

 

제 호(號)가 고졸이다보니, 업주들 눈에는 맘에 들지 않나 봅니다.

 

일을 쉰지 한 달이 다되어갑니다. 이런 시간에 나가서 뭐라도 찍어야 하는데 미루고, 미루고, 오늘은 비가온다 내일은 구름이 낀다

 

이런저런 핑계만 늘어가는 내가 답답하고, 부끄럽습니다.

 

친구든 누구든 해주는 위로는 감사하지만, 사람은 원래 남의 일은, 남의 일이다는 생각으로 얘기하기에 와닿지도 않습니다.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변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변은 그 것이 당연히 맞다고 합니다.

 

모두가 옳다하면 저는 아닐 수도 있다!라고 자신있게 얘기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문맥이 이상하네요 누가 대신 써준 것이 아니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긴 푸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참고로 저는 상상력,창의력은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하루에도 볼펜 하나로 나라를 지었다 없앴다, 우주를 만들었다가 파괴하고 그럽니다.

측은한 감이 들거나, 나락에서 건져 주고 싶다. 라고 생각하시는 선배님들 쪽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filmartistPD
2016.12.23 06:57
제 이야기를 해 드리죠... 저는 24살에 삼성전자를 다니다가 영화가 하고 싶어 1년만에 그만두고 퇴직금,
스톱옥션 받은 주식을 (당시 지분가치 8만원, 현재 삼성전자 주식 170만원) 다 팔고 연극 영화과에 입학해
28살의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걸었습니다.
집에서는 절 내 놓은 상태였고 , 집안 형편도 형이 재산을 다 까먹어서 도움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할 일은 장학금을 받아 공부 하는거 였습니다. 하지만 그 돈으로 부족 했습니다.
결국 헬스장 청소, 당구장청소, 노래방 알바까지.. 힘겹게 지방대 예전을 무사히 졸업했고 30살이 다 되어
굽신 거려 가며 겨우 영화 연출부 막내로 6개월 동안 월 20만원 받고 일했습니다.
잠은 방 한칸에 화장실 없는 옥탑방에서 성남이라는 곧에서 꿈을 키웠습니다.
촬영이 늦게 끝나면 귀가비라는 것을 받았는데. (당시 만원) 그돈 을 아끼기 위해
추운 겨울날 지하철에서 노숙 하다 첫차가 들어 오면 집에 들어 갔습니다.
그렇게 육개월을 버티고 버텨 촬영을 마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다시 먹고 살기위해 알바 자리를
찾아 야 했습니다. 님처럼 안해본 알바 없습니다.
택배, 용산전자 상가 컴퓨터 조립일(지금은 도사가 되었슴), 빠텐더..(칵테일 제조 기술 거기서 다 배움),
여자 속옷 지마켓에 등록하기, 식자재배달, 홈플러스 물류센터, 제일모직 물류센터, 지게차 자격증도 따서
공장에서 3교대일, 전기 자격증 따서 홈플러서 전기기사, 자동차운전강사 자격증도 3개 다 따서..
운전강사까지...(지금도 하고 있습니다.)그렇게 버티고 버티어.. 영화 PD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PD가 되어도 인생이 쉽진 않았습니다. (흥행실패)
결국 영화를 포기 할까 했지만 어차피 한번 태어나 한번 죽는거 끝까지 해보자 하여..
문창과도 나오지 않은 제가 시나리오도 (시나리오 많이 읽고, 영화 많이 보고, 책많이 보니깐 가능 하더군요)
6권이나 써서 그중 2권은 큰 영화사랑 계약까지 한 상태 입니다.
영화를 하면서 나름 최선을 다 하며 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제 자신을 돌아 보면 많이 부족 하다 느끼고
자는 시간이 아까울 지경 입니다. 하루 6시간 자는데 그것도 많이 잔다고 느껴지네요...
제나이 이제 46입니다. 아직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영화란 인생이 자격증 10개를 따게 만들었고..
지금도 추가로 더 따기 위해 공부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집안 형편이 좋고 도움을 받았다면 이렇게 힘들게 살진 않았을듯 합니다.
단편영화나 독립 영화도 찍고..편입 해서 4년재도 졸업하고, 대학원도 가고..
유학까기 가서 좀더 저를 업그레이드 시켰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형편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게 제게 주어진 삶이니깐요. 그리고 열정이 있으니깐요.
자격증을 이렇게 많이 따니깐 돈이 어디 있어서 땄을까 생각 히시는데.. 모두 독학 했습니다.
책을 사서 코피 흘리며 공부 했고 필기는 다 1차에 붙었습니다. 실기는 다니던 알바 공장에서 캔 커피 사주며
달라 붙어 기술을 익히고 인터넷 동영상을 참조 해서 이미지 트레이닝 했습니다.
물론 실기는 1차에 붙진 못 했죠...
하지만 끝내는 다 되더군요... 제가 똑똑해서 된게 아니라 노력 하니깐 되더란 겁니다.
님께서 얼마나 노력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자신에게 물어 보시고 어떻게 살지 판단해 보십시요.
저도 잘나지 못한 인생이라 충고는 못 하겠지만 지나가는 길에 도움이 될까 하여 끄적여 봅니다.
플라뇌르
글쓴이
2016.12.23 12:29
filmartistPD
2016.12.23 15:27
Profile
지혜가 사람을 맹긃니당.^^
지혜가 인생을 이끕니당.^^
플라뇌르
글쓴이
2016.12.31 15:08
소노시온감독을꿈꾸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본인과 타협이라.. 어쩌면 채찍질만 하고 있었는지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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