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숨어있는 독립영화, 보여주실래요?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어 먼지 쌓인 작품, 영화동아리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영화들, 수업 시간에 과제로 만든 작품, 졸업작품, 그냥 무턱대고 만들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만든 영화들, B급을 넘어 감히 C급이라 칭할 수 있는 영화들. 전부 환영합니다. 연출과 구도가 어색하면 뭐 어때요. 대사가 좀 오그라들 수도 있죠. 화질과 음질이 뛰어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분량이 짧아도 상관없어요. 원래 저희는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할까 했는데, 그러면 장편인 독립영화가 서운해할 것 같아서 단편이라는 단어를 걷어낸 거거든요. 완성도 높고 뛰어난 작품도 물론 좋아요. 독립영화를 만들었는데 보여줄 곳이 마땅치 않다, 내가 만든 독립영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 조금 길지만 아래 글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혹은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보여주셔도 괜찮아요. 고이 숨겨둔 그 작품, 보여주시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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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서울특별시, 중랑구청이 추진하는 《청년도전 프로젝트》와 아름다운가게, 중랑마을넷이 추진하는 《모이고, 떠들고, 꿈꾸자》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환영합니다.

요약

    온라인 플랫폼에서 24시간 상영할 독립영화를 모집합니다. 편당 20만원.
    일부 영화는 서울시 중랑구에서 GV도 열 계획입니다. 두당 5만원.
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아래 5. 계약과 영화 선정 기준 부분을 참고하세요.

0.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희는 타도라는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이건욱, 이현지, 최보규입니다. 저희 스스로 직접 독립영화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찾아보기도 하면서, 사람들이 독립영화를 접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때문에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독립영화관을 직접 만들어볼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꼭 오프라인 공간이 아닌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계약이 만료되어 사라졌지만 카카오TV에는 영화를 24시간 상영해주는 KTH PLAYY 라는 채널이 있었습니다. 해당 채널은 동일 영화를 반복적으로 틀어주는 탓에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천 명이 넘는 시청자를 확보하는 등 나름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네이버 인디극장 또한 독립영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그 수가 한정되어 있죠. 저희는 KTH PLAYY와 유사한 방식의 방송을 독립영화로 바꿔서, 네이버 인디극장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카카오TV, Twitch, YouTube 등의 플랫폼을 활용해 24시간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면으로 GV도 실시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저희가 추진하려고 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단점과 예상되는 문제점도 터놓고 말씀 드릴 테니 충분히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1. 온라인 상영

온라인 상영의 목적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손쉽게 독립영화를 접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시청은 기본적으로 무료이고, 흔치 않은 독립영화 상영관을 찾느라 수고할 필요도 없습니다. 더불어 실시간 채팅을 통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직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존재합니다. 우선 수익구조 문제입니다. 저희도 독립영화를 만들어봐서 알지만 독립영화를 만드는 개인 입장에서는 상당한 금전적, 시간적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상영을 통해 그만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러기가 쉽지 않죠. 더군다나 온라인 상영이라면 이를 통한 비용 회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 같은 방식으로 몇몇 시청자의 후원이나마 받을 수 있다면 다행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저작권 문제입니다. 온라인으로 송출하면 사람들이 볼 기회야 더 많아지겠지만 극장 상영의 가치는 더 떨어질 것입니다. 이미 본 영화가 너무 괜찮아서 극장의 더 좋은 시설에서 보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무료로 볼 수 있는 영화를 굳이 돈까지 내고 더 볼 필요가 있냐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 만약 극장 상영을 염두에 두었거나 영화제 출품을 예정하신 분들이라면 이 문제는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2. 오프라인 배급

온라인 영화 시청은 개인들의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바람직한 시청 환경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더 좋은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역시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합니다. 수익구조 측면에서도 그렇고요. 저희는 몇몇 독립영화 극장과 접촉해 배급계약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고요.

하지만 온라인 상영과 병행하는 오프라인 배급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온라인 상영이 되는 순간 오프라인 상영의 가치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아직 온라인 상영과 병행하는 오프라인 배급에 대해서는 독립영화 극장과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배급 시도는 일단 보류하고 다른 방식의 오프라인 상영을 시도해보려 합니다. 바로 마을 공동체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3. 마을 공동체 상영과 온라인 GV

서울 각지에는 알게 모르게 많은 마을 공동체들이 있습니다. 관심이 없다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극장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시청 환경은 담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배급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람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약간의 입장료나 기부금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면 더 좋을 테고요.

저희는 여기서 하나의 실험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 상영이 오프라인 상영과 상충되는 관계인 것으로만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둘이 상승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겁니다. 온라인 상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사람들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싶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온라인 상영과는 차별화된 장점이 오프라인에 있어야겠지요. 그러한 장점을 GV로 마련하고자 합니다. 만약 영화가 다시 볼 가치가 있을 정도로 좋다면,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누군지 궁금해질 정도로 좋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오프라인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 공동체를 활용한 GV뿐 아니라 온라인을 활용한 GV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GV가 오프라인 GV에 비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보다 자유로운 형식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일단 영화가 다 끝나고 난 뒤에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미 그 영화를 본 관객들과 영화를 함께 다시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일시 정지도 하고 장면마다 코멘터리 하듯이 구체적인 분석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덕분에 오프라인 GV보다 심도 있는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GV는 필수적인 항목은 아닙니다. 지리적 문제로, 생업 때문에, 일정에 문제가 있어서 GV에 참여하지 못하셔도 괜찮으니 개의치 마시고 지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4. 예산과 실험

저희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아름다운가게, 중랑마을넷에서 추진하는 《모이고, 떠들고, 꿈꾸자》와 서울특별시, 중랑구청에서 추진하는 《청년도전 프로젝트》에 지원하여 사업 선정되었습니다. 대부분 중랑구 관련 단체이기 때문에 중랑구에 있는 마을 공동체를 주로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기간은 2017년 12월 31일까지이며, 계약금은 편당 2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독점적이거나 배타적인 상영권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저희가 계약한다 하여도 얼마든지 다른 곳과 계약하여 상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희와 계약하여 온라인 상영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곳과 계약할 때 문제가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미 다른 곳과 독점적, 배타적 상영권을 계약하신 경우 저희와 계약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계약 이후 온라인 상영 후원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 마을 공동체 상영 후원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있을 경우 다소 복잡한 계산식을 거쳐 분배할 예정입니다.

저희도 20만원이라는 금액이 독립영화 제작비용에 비하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 사업이 다소 실험적 목적을 띠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소수 영화에 많은 금액을 들여 계약하기보다는 적은 금액이더라도 많은 영화에 기회를 드리는 것이 더 좋으리라 판단했습니다. 온라인 상영 후원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 마을 공동체 상영 후원으로 발생하는 수익 등은 사실 그 규모가 크지 않으리라 예상됩니다. 온라인 상영 후원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경우 후원 내용에 해당 영화가 명시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테고 이 경우 어떤 영화와 수익을 나누어야 하는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마을 공동체 상영 후원의 경우 일정 비율로 수익을 나누는 외에도 5만원씩의 섭외비를 드릴 것입니다. 이 섭외비는 이미 사업예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익 분배 원칙의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수료 항목은 인터넷 상영 후원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각 플랫폼의 수수료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카카오 TV의 경우 PD 등급에 따라 수수료 비율이 달라지므로 만약 등급 변동이 있다면 수수료 비율도 조정될 것입니다.

① 특정 영화가 명시된 후원의 경우, 수수료가 있다면 수수료를 제한 뒤 해당 영화의 저작권자가 50%, 저희가 50%를 나눠 갖습니다.

② 특정 영화가 명시되지 않은 마을 공동체 상영 후원의 경우 상영된 영화의 저작권자들이 상영된 영화의 편수를 기준으로 50%를 동등하게 나눠 갖고, 저희가 50%를 나눠 갖습니다.

③ 특정 영화가 명시되지 않은 인터넷 상영 후원의 경우, 수수료가 있다면 수수료를 제한 뒤 모든 후원 금액을 합산합니다. 그 달에 상영된 영화의 저작권자들이 상영된 영화의 편수를 기준으로 50%를 동등하게 나눠 갖고, 저희가 50%를 나눠 갖습니다. 정산은 모든 계약이 종료되고 한 달 뒤인 2018년 1월 31일에 일괄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본 사업으로 창출될 수익 중 저희에게 귀속되는 부분을 어떻게 사용할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이 사업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본 사업으로 충분한 수익이 창출된다면 더 이상 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되고, 계약할 영화에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한 금액을 드릴 수도 있겠지요.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독립영화가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저희 스스로도 독립영화관을 설립하고 독립영화인들이 모일 수 있는 허브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시도할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5. 계약과 영화 선정 기준

지원은 메일 tadofilm@gmail.com 으로 받을 예정입니다. 지원 기간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충분한 여유 기간을 두고 좋은 작품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대략 6월까지는 선정이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정이 끝나게 되면 본문 업데이트 및 새로운 글을 올려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의 안목이 감히 영화를 평가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분께 기회를 드릴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영화 원본 파일 혹은 이미 업로드 되어 있다면 시청 가능한 웹 주소, 저작권자의 성명, 추후 일정이 잡힌다면 서울시 중랑구에서 열릴 마을 공동체 GV와 온라인 GV 참여가 가능하신지 그리고 더 선호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휴대폰 등 메일보다 더 편한 연락수단이 있으신지, 그 외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적어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작연도, 장르, 분량에 대해서는 제약을 두지 않겠습니다. 습작도 무방합니다. 계약하게 되면 영화 상영 계약서를 작성하여 분명한 내용을 문서로 남기겠습니다. 계약하지 못하게 된 영화는 즉시 삭제하여 저작권 관련하여 문제의 소지를 남기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계약서에 다음 두 조항이 명시될 것임을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저작권자를 “갑”, 저희 타도를 “을”이라 할 때

    “갑”은 “갑”이 보유한 ‘저작권’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함이 없이 적법하게 보유하게 된 권리임과 본 계약서를 체결하는 데 필요한 모든 법적인 지위, 권리 및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을”에게 보증하며 만약, “갑”의 보증이 사실과 다를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법적인 책임은 “갑”이 지도록 한다.
    “갑”이 “을”에게 허용한 권리(2017년 12월 31일까지 온라인 및 마을 공동체에서 상영할 권리)가 국내외 관련법 등에 따른 권리 침해를 이유로 “을”이 국내, 외의 제3자와 민, 형사상 분쟁에 처하게 되는 경우 “갑”은 이로 인하여 “을”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의와 성실을 다하여 “을”을 면책시켜야 하며 면책에 실패할 시 이로 인하여 “을”이 받은 일체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저희는 다음과 같은 영화를 선호합니다.

    심의 기준을 준수해주세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영하게 되므로 술, 담배, 마약, 지나친 폭력성, 지나친 노출이 드러나선 안 됩니다.
    서울시 중랑구 단체들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중랑구 거주자가 찍은 영화, 중랑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는 어느 정도 우선권을 드립니다. 만약 해당되신다면 지원하실 때 표기해주세요.
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습니다. GV를 통해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사람들을 GV로 끌어들이기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뚜렷한 주제의식을 갖추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6. 지원메일

메일 tadofilm@gmail.com

독립영화 지원 외에도 기타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메일로 문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