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영화과 성명서] #saveKUFILM

신승우 2015.03.25 16:24:26


예술을 꿈꾸지 못하게 하는 
비민주적 반교육적 반인문적 탄압을 강력 규탄한다.

건국대학교 영화학과는 지난 3월19일 건국대학교 교무처로부터 <영화학과>와 <영상학과>를 통합하는 학사개편안을 통보 받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수용할 수 없는 일방적이며 무책임한 결정이다. 우리는 건국대학교의 비민주적 반교육적 반인문적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 

학교는 지난 8개월 동안 구조조정 계획을 진행하면서 해당 학과 학생들과 한 번도 소통하지 않고 어떠한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이렇게 밀실에서 논의하여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전공 주체인 학생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에 무슨 정당성이 있는가. 건국대학교는 비민주적 학사행정으로 대학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았다. 

학교는 영화과와 영상과를 통합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다. 합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애초 왜 다른 전공을 만들었는가. 대학의 전공과 우리의 배움이 그렇게 쉽게 합하고 나누어도 좋을 만큼 단순하고 쉬워 보이는가. 학교의 이번 결정은 빈곤한 교육 철학과 원칙 없는 학교 운영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15학번 신입생을 모집한 것이다. 자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입학한 15학번 새내기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어제의 신입생이었으며 오늘의 재학생 졸업생인, 오직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건국대 영화인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학교는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학교 행정과 운영 및 철학을 둘러싼 문제들에서 출발한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이것은 영화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국대학교 모든 전공과 학생의 문제이다. 학우들에게 우리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학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반한 비민주적 학사행정에 대해 신속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2. 이번 통폐합을 불러온 학사 개편 과정에 대한 설명회와 이런 기준이 교육적이고 합리적인지 토론할 수 있는 학생 토론회를 개최하라. 
3. 학교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여 학내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민주적 공론기구를 조속히 설치하여 논의의 장을 개설하라.  

2015년 3월 25일 수요일 
건국대학교 영화과 비대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