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으로 다른 작품의 제작일지를 주의 깊게 읽었슴다....
뭐...물론.... 잘~ 쓰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너무나 주눅이 들더군여....
그저 먹고 즐기는 작은 유희에 기쁨을 느끼는 저희 작업일지가 슬퍼보였슴다...
그러나....
구르는 재주가 이 뿐이니 이 이상 구르다가는 타박상, 근육통에 관절염, 화상, 외상, 창상, 욕창, 습진, 가려움증, 벌레 물린 데의 재발이 염려되어 안 될 듯 싶슴다.
그저 하루 해가 나를 삼키듯 그렇게 써야겠슴다.(무슨 소린지.....하아~....)

각성하고.....

오늘은 1차 헌팅지에 대한 평가 회의를 가졌슴다.
뿌듯한 결과물을 안겨 준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만족할 만큼의 괜찮은 곳.....
....보여드리지 못했슴다.....
....헌팅반 복식호흡조 반성함다.
마음 속에 알싸함이 농익을 무렵 헌팅지 중 레스토랑 한 군데를 밥집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슴다.
그동안 밥에 대한 애착과 의지가 헛것이 아니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동시에 찐한 감동마저 느껴졌슴다.
그래서 기대를 져버리지 않도록 복식조는 얼른 북어집, 수제비집, 복매운탕집, 회전식 생선초밥, 샤브샤브....등을 읊었슴다.
효민양과 내가 즉석에서 서치를 하며 쌈밥집, 한정식집, 곱창집, 갈비집을 운운하고 있을 때.....
이 모습을 지그시 지켜보던 잉노군이 한마디 던졌슴다. " 게알집...."
아~ 나는 그의 득도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싸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월급쟁이만이 먹을 수 있다는 그 게알밥!
비싸다는 이유로 강북으로는 쉽게 넘어오지 못하고 신사동 어느 먹자골목에 대규모의 코스모폴리탄을 형성하고 있는 그 게알집!
헌팅반이 아닌 효민양까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게 껍질에 밥을 비벼 먹으면 어떨까요?" 하며 동조에 나섰습니다.
아~잉노! 그는 한 순간에 나와 효민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슴다.
" 하지만.... 잘하는 곳을 찾기엔 데이타가....."하는 나의 염려스러운 몸짓에 다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그의 눈빛은 정말로 믿음직스러웠슴다......
이젠 정말....눈치 안 보고 하루에 다섯 끼씩 먹으며 힘차게 뛰어 다닐 수 있을 것 갔습니다... 아~ 또 눈물이 나네......
헌팅 평가 회의가 끝나갈 무렵 음악을 맡은 성기완감독이 왔슴다.
가져 온 많은 음악들을 귓동냥 하다보니 어렵게 음악 하던 시절에 사라져간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뭐 죽었다는 것이 아니라.....현실과 타협.....이건 안 어울리게 멋있는 표현이다......쩝....)
그냥.... 뭔가 있어 보이려고 써 봤슴다.....하하
그렇게 음악에 대한 얘기가 오고 가는 사이 마치 타인인 듯 들어 왔다가 나간 사람이 있었으니 미술을 담당하는 이진호감독이었슴다.
그의 입출은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라 그의 존재가 과연 미술감독이었는지는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싸이더스' 올 로케!  일백프로 후시 문서!  감춰진 먹자골목을 찾아가는 서스펜스와 드릴 만점의 충격담화!
하나 둘 베일에 가려진 작업 일정과 스텝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29세~'의 작업일지!
다음 일지를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