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오디션

skim31
2003년 05월 17일 12시 52분 01초 2398 3
14일부터 3일동안 낭만자객 주조연급과 단역에 해당하는 배우를 선발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이 있었답니다.
오전 10시부터 6시정도까지 진행된 오디션은 그야말로 한편에 영화같았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표출하기란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폭소를 자아냈던 드라마틱한 시간이었답니다.
영화가 무협코믹극이다 보니
정말 눈치빠르신 분들은 심지어 몇달동안 무술을 연습해서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갑자기 진검을 들고 나타난 진짜 귀신같은 그녀는
칼로 신문을 자르고 짚단을 자르는등 (생각해 보세요. 날이 퍼렇게 선 검이 1미터 앞에서 휘둘러지는 모습을...식은땀 이빠입니다.--;) 심사위원을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그 분이 나가신 뒤 심사위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답니다.)
또 한분은 갑자기 한복을 입고 나타나셔서 중앙에 다소곳이 앉더니
"소녀 준비되었사옵나이다. 하문하시옵소서"
하시는 바람에 모두들 자지러지는 일도 있었답니다.
그 소녀(?)는 한복을 입고 막춤을 추는등(신고 있던 신발이 날아가 주일오빠의 이마에 정면으로 꽈당. 하기도 했답니다.)
약 25분 가량 넘치는 끼(너무너무 넘쳐...--;)를 발산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사람이기 보다는 어떤 모습이었습니다.
나 눈물 잘 흘려요...하는 장기자랑이 아니라
정말 준비해온 연기에 몰입해서 내면의 에너지를 폭발해내는 배우의 모습들에
정말..정말 숙연해졌습니다.
그래서 시종일관 연기가 끝나면 박수를 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끝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이든지 맡겨주시면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공개오디션의 취지는 반드시 스타를 발굴해서 떠보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조연에서부터 단역에 이르기까지 시나리오의 에너지를 그대로 옮겨줄 수 있는 배우.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할 줄 아는 자세를 지닌 배우.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에 대한 열정 때문에 설움과 비난도 견뎌내는 그런 배우를 발굴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여하신 모든 여러분.
정말 정말 너무 수고하셨구요.
깊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꼭 다시 뵜으면 좋겠습니다!

p.s)대사쳐주다가 욕먹고 머리통 맞고 구타당했던 정환오빠 수고했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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