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야, 공부하자 (급작스런 스님들의 시험문제)

mauve26 2004.03.10 01: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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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8일에서 넘어가는 9일

눈은 그리 차가운 것만은 아니었다.
태양이 뜬다고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충무로가 소문이 빠른곳이라는 것은 영화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것이다.
우리 영화에 거대한 회오리가 몰아친 사건이 있었다.
후시딘으로 아물지 못하는 상처가 있다는 사실도 더불어 깨달았다.
그 회오리가 지나고나서, 위로라도 한 듯 하늘에선 눈이내렸다.

눈을 포기하고 갈뻔했던 우리영화에, 큰 위안이 되주었다.
여름을 배경으로 준비하는 영화팀에게는 미안하지만...

아픈만큼 성숙한다고 했을까?
우리는 산사촬영을 위해 1시간 30분가량 산행을 해야만했다.
산을 오르며 자연은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으며,
인간은 자연앞에 무능력할 수 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부산에서의 바다처럼 산또한 강하다.

빠른 촬영을 마치고, 다음날 촬영할 부담없는 스케쥴에
자연의 기를 받아 술을 마셨다.

원종선배님은 깊은 산사에서 촬영을하고, 그곳에 스스로가 좋은 기를 받아 좋다는 말을 연신 토해내셨다.
그리고 힘들었던 사건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시며, 그 뒤로 쓴 충고를 해주셨다.
이판사판에 관해 물어보셨다. 다행히, 자료조사를 하면서 알게된 이판승(수행을하는 스님)/사판승(재정관리 스님)
이판승사판승 뒤엉켜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
종종 이런 질문을 할 때면 스스로 시험문제처럼 느껴진다. 다행히 자료조사를 하면서 알게된 것이지만...
프리 단계서부터 촬영 그리고 술자리에서 까지 예고없이 치뤄지는 시험문제들...

다음은, 문식선배님이 물어보셨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좀 더 농도 찐한 철학적인 질문과 열심히라는 단어.
어릴적부터 들어온, 공부 열심히해~ 열심히 놀아~ 열심히 해야지~
하지만, 열심히라는 단어에 관해서 정확한 뜻을 해석하고 풀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아주 쉬우면서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熱心- 열심 : 정신을 집중하여) 단지 이것만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할 것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했던가?
태양이 뜨면 우리는 산사 요사채를 연결할 수 없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주지 않기를 바라며, 눈이 녹지를 간절히 바라고 싶다.

차가운 태양보다는 따뜻한 눈이 좋지 않은가?
햇빛에 반사되는 하얀 눈은 여름 햇볕보다 더 눈부시고 강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