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편집 어시스턴트'와의 대화

skim31 2004.10.24 22:53:32
나 : 뭐 제가 도와드릴일이라도..?
그 : (십자가를 지고가는 예수처럼)선경씨가 할일이 뭐가 있어요. 제가 해야줘...들어가서 쉬세요.
나 : 그래요? 그럼...(흐흐)
그 : 물론 좀 서운하긴 하겠지만...
나 : (멈짓)하.하.하 그럼 옆에서 수다나 떨어드릴까요.

뭐 이런 상태로 편집실에 앉아있습니다.
함성원 편집실에 최고 잘나가는 조수(음...그러고 보니 한명밖에 없나? --;) 형주오빠는 옆에서 열심히 핸드폰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몇 프레임인지 계산하고 있고... 저는 신기한 듯 아비드를 쳐다보고 있죠. 정말 손 빠르다...저러다 쥐나겠다..감탄...

그 : 머리에서 열이 나는 거 같아요. 너무 고도의 집중력을 단시간내에 발휘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죠.
나 : (살짝 데어보고) 아 정말 뜨겁다. 오늘은 이만 하시죠.(흐.흐.흐)
그 : 그래도 감독님이 편집시작하시기 전에 빨리 맞춰놓아야 하니까...아프더라도 우리 최선을 다해요.
나 : 넵..우..리..

그래서 또 이렇게 앉아있다가 컴퓨터를 켰습니다.
기사님도 그렇고 형주오빠도 참 좋은 분들이셔서 편집실오는 발걸음은 항상 가볍습니다. 룰루랄라...^^
하지만 곧 감독님 오셔서 편집이 시작되면
"선경아. 이컷트 어딨니? 바스트는 없니?"
하시면 머리를 긁적긁적 서류를 열었다 닫았다 난리를 치면서 찾아야 한답니다.
빨리빨리 찾으면 "얼...괜찮은 스크립터군..."하겠지만
도대체 뭘 찍었는지 모르는 경우 정말 편집에 방해꾼이 되겠죠. 감독님의 기억력에 치명타를 가하는...그야말로 걸거치는 스크립터스...
감독님과 함께한지도100회차가 넘었는데 감독님 마음이 좀 보여야 할텐데...모니터 앞에 앉아서 느는것은 독.심.술..ㅋㅋ
열심히 형주오빠가 하는 거 보면서 촬영 풋티지들을 외우는 수밖엔 없네요. 에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