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건의 전말...

metteur301 metteur301
2004년 02월 03일 23시 59분 05초 4354 2
처음 출근하던 날, 조감독님께서 주신 노트북...이제부터 니 컴퓨터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인터넷은 안된다. 크헉!
연출부 인원은 6명인데, 허브에서 나오는 라인이 5개 밖에 없다고...
뭐 그러려니 하고 일을 하고 있었지만, 서서히 금단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미리 예견되었다. 연출부 인원중 한명이 출근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퍼스트 같은 막내 김형우군!!!!
그는 인터넷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침 일찍 용산에서 노트북을 사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도 인터넷 금단증세를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그 날, 나의 기억으로는 조감독님도 그런 그가 걱정이 됬던지 무슨 노트북을 사올까 궁금해하며, 오전 내내 일을 못하고 계셨다. 얼마 후 환한 얼굴로 돌아온 김군, 오자마자 라인을 연결하고 설정을 마치고 멋지게 익스플로어를 열었으나.....신은 또다시 그를 버렸다!!!
하루종일 인터넷을 하려는 그의 노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그러던 도중, 조감독님이 어찌 어찌했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환해지는 김군의 얼굴, 그의 그 해맑은 미소를 본 사람만이 사람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사건, 여기서 끝이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나는 인터넷이 되는 형우가 부러웠다. 다음 날, 집에있는 아이피 공유기를 들고 부푼 마음으로 출근한 나는 연결을 시도 했지만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김군의 컴퓨터도 되지 않았다.
화가 난 김군, 무선 인터넷을 신청하고, 내일 설치하러 오겠다는 대답을 듣고 하루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여러방법으로 인터넷을 하려고 노력하던 중, 감독님의 외마디 외침.
형우야~~~~아이피 충돌한다.
인터넷이 되기 위해 시도하면서, 아이피 주소를 바꿔보던중, 감독님 아이피와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포기했다. 형우는 무선인터넷 아저씨가 오기만을 기다렸고, 나는 일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무선 인터넷, 넷스팟(?) 아저씨들이 출동하였으나, 사무실로 들어오는 내선이 없어 설치할 수 없다는 말만을 남기고 휙 가버렸다. 그는 좌절했다. 그의 좌절과 나의 포기가 만나 우리는 어느새 친해졌다.
나는 김군에게 인터넷을 선물하고 싶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떠나 자존심이 문제였다.
조감독님, 제작부장님, 모두 인터넷을 위해 헌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쉽게 우리 편이 되질 못했다.
감독님이 형우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형우야~ 아이피 충돌한다.
다음 날,
조감독님꼐 이야기 하고 그쪽 분야에 해박한 선배를 불렀다.
하지만 그 선배도 쉽사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해결도 못하고 저녁까지 사무실에서 얻어먹은 그 선배,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모든 라인을 검사하던중 어이없게도 라인과 라인 사이의 컨넥터가 문제였음을 찾아낸 것이다.
새로 컨넥터만 사면 되는 것이였다. 만세~~~
하지만 형우의 컴은 되지 않았다.
다음 날,
형우는 아침 일찍 서비스 센터를 들려 출근을 했고, 나는 컨넥터를 기다릴 수가 없어 집에 있는 긴 라인을 들고 설레는 맘으로 출근했다.
새롭게 연결한 그 순간, 그 순간....그 순간.
인터넷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됐다. 이제 됐다. 우리 영화는 대박날 것이다.
김군과 나는 하나의 라인에서 바꿔 끼우면서 인터넷을 나눠서 썼다.
그러나 아직 3층 사무실에 누군가가 감독님의 아이피와 충돌하고 있었다.
조감독님은 김군에게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네크웍 검사하러 왔다고 하고 3층 다른 영화 사무실을 돌아볼 것을 지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프로젝트는 어느 순간 부터 감독님이 충돌 문제로 김군을 찾지 않아, 무산되었다.
이제 마지막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없는 법, 둘이 인터넷을 나누어 쓰기는 조금 불편함이 있었다.
나는 결심했다. 우리에게는 잊고 있었던 아이피 공유기가 있었다.
메뉴얼을 뒤지기 시작했다. 김군도 몹시 긴장되는 모습이었다.
찾았다. 찾았다. 문제의 원인을....찾아낸 것이다.
아이피 공유기의 설정을 마치고 기도했다. 라인을 두개로 나눴다.
동시에 익스플로어 창을 더블클릭,



내가 해냈다. 아니 우리가 해냈다. 모두들 일을 하는 것 같았으나 우리의 환호성에 벌떡 일어났다.
허브로 나누워 공유기로 연결했으므로 그 둘을 바꿨다.
모두들 즐거워졌다. 아직 네트웍이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만족했다. 메신져를 쓰기로 하고 서로의 아이디를 추가시키며 하나가 되었다. 감독님도 형우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연출부 첫 주가 지났다.

둘째주 출근이 시작되었다.
많이 어색했던 첫주와 달리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인터넷이 우리를 하나로 만든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크립터 현주씨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침투했다. 인터넷 속도가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가....!!
아직도 인터넷이 되지 않는 영화현장 어디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께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To be continue..!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skfilm
2004.02.04 03:23
정말 재미있습니다. (저로선)
같은 경험을 했었던것 같아요 .(저희도)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참 좋아보이네요 . 영화 잘 되시리라 믿어요 (저희처럼)
skim31
2004.02.06 11:34
중오오빠. 선경이예요.^^
모니터 들어주고 선 챙겨주고 카터 끌어주고...
오빠랑 진용오빠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내 머릿속의 지우개...
참 궁금하네요..어떤 작품일지.
헌팅다닐때 운전 조심하시구요.
연락드릴께요.
화이팅!^^*

p.s)근데 중오오빠 컴은 인터넷 되나? ㅋㅋ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