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아빠, 여기 웬일이세요?

donbi12
2006년 01월 19일 17시 14분 40초 1921 9
2005년 1월 13일 21:03 날씨: 비온 후 갬. 그리고 흐림....

감독님께선 막바지 시나리오 작업에 한창이십니다.
한 씬, 한 씬 애정을 쏟으시는 감독님... 반짝이는 불빛이 가득한 커다란 호텔 창문 곁에서,
혼자 대사를 중얼거리시며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감독님이 오늘따라 더욱 멋있어 보이십니다.
아~!! 우리 영화는 정말 사랑으로 가득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해서 작업을 해오던 삼화호텔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바람에 영동대교 바로 앞에 있는 엘루이 호텔에서
시나리오와 콘티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삼화호텔은 우리팀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인들이 작업을 하는 곳이라, 아직은 젊은 처녀인(?) 제가 왔다갔다 거려도 프론트 아저씨 분들이 반갑게 인사도 건네주시고, 한밤에 간식을 사다 날라도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여기서는 어째 저와 감독님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상합니다.
아마 뭔가 잘못된 쪽으로 오해들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허!! 최고의 영화 작업를 하고 있는데 부정타게시리...
그러나 앞으로도 꿋꿋하게 들락날락 거릴 것입니다. 우하하하하^^

오늘 원탁(이민우분)의 친구 성진과 경수역이 임영식씨와 최권씨로 확정되었습니다.
천사 역에는 얼마 전에 개봉되었던 <야수와 미녀>에서 무뚝뚝한 말투와 엉뚱한 행동들로 웃음을 일게 해주셨던 안길강 선생님이 캐스팅되셨습니다. 우리 영화에서도 멋진 연기와 커다란 웃음 주세요오오오오.
그밖에도 석조파의 2인자인 칼날 역에는 박근수 씨가 아경 역에는 손정민씨가 함께 하십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준비가 되어가면서 정말 촬영이 시작되는 것인가 봅니다.

Ready..... Action!!!
이 소리에 심장이 멈출 지도 모릅니다.
초시계는 어떻게 누를까... 녹화 리모컨도 눌러야 하는데... 거기다 무엇 하나 빠뜨려서는 안 되는 치밀한 기록까지...
그래서 (좀 웃기긴 하지만) 요즘은 핸드폰을 리모컨 삼아 초시계와 함께 눌러보는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이민우씨를 만나면 너무 멋져서 쓰러지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좀 더 친해지면 싸인을 받아다 친구들에게 팔까... 그래도 함께 사진 정도는 찍어야 할 텐데... 등등 별 생각을 다 합니다. (촌년근성은 버릴 수 없나봅니다. 쯧쯧쯧)

내일을 콘티작업을 하러 다시 (이상한 시선들을 그래도 조금은 의식해야 하는)엘루이 호텔로 들어갑니다.
처음 콘티작업을 시작할 때 말귀를 못 알아듣는 제가 하도 답답하셨는지...
제 두 어깨를 잡고 흔드시며 “인선아, 너 진짜 어쩌려고 그래에에에에...” 하시던
감독님을 생각하면 눈물도 날려 그러고... 웃음도 날려 그러고...
제가 정리한, 이해하기 힘든 줄 콘티를 보시고도 훌륭한 그림을 그려내시는 송선찬(바야바를 닮으신 ^^) 콘티 작가님도 너무 대단하시고 멋지십니다.

제작일지라는 것을 처음 써보는 거라...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지...
다시 읽어보니 실수투성이 저의 하소연만 가득 써 있는 것도 같습니다.
실수 적은(실수가 아예 없다는 것을 거의 불가능한 일 일거라 생각되므로) 내일 하루를 다짐하며...
제작일지의 첫 장, 대단원의 막을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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