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게시판
14,991 개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보고, 아는게 있으면 가르쳐주고...
질문은 최대한 자세히 성실하게, 답변은 친절하고 다정하게

박살나는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gotengja
2007년 11월 07일 23시 44분 25초 4489 9
몇달전에 박살나는 소재를 자랑했던 그넘입니다. 그간 생각에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소재를 발전시킨 결과 결국 시나리오를 마무리짓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90%정도 쓴 셈인데, 나머지 10%는 결말 부분입니다. 결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주제의식이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완성짓지는 못하겠구요. 제가 게을러서라기보다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영감이 안떠오르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어찌됬건 영화 시나리오 한편을 거의 다 쓴 셈이라고 보면 됩니다.

제 솔직한 심정은, 이 영화를 직접 연출하고 싶다는 것입니다(지금 제 나이가 스물입니다). 하지만 제 시나리오는 철학적 성격이 대단히 강한 일종의 작가주의 영화입니다(게다가 제작비도 상업영화 평균 정도는 들어갈듯). 그렇기 때문에 대중성에 있어서는 그 역량을 인정받지 못한다는거죠. 영화도 자본의 논리에 돌아가는 판인지라 '영화에 대한 아무런 실전 경험도 없는, 흥행 여부도 불투명한 시나리오 하나만 달랑 가져 온' 사람에게 감독직을 맏길 수는 없잖습니까. 그렇다고 독립영화로 이 영화를 찍는 것은 제작비를 감안했을 때 무모하구요.

이런 경우에 저같은 사람이 이 시나리오를 연출하는데 성공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연출부로 들어가서 실전 경험을 쌓은 후 영화사에 시나리오를 제출하는 방법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사실 제가 처음부터 지나치게 큰 것만을 기대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tls0714
2007.11.07 23:58
객관적으로 말씀 드리도록 노력 해야 겠죠.
우선 시나리오를 거의 다 쓰신 것(?..90% 쓰쎴다고 해서)을 축하 드립니다.
우선 검증을 받으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믿을 만한 곳이나 지인 이 있으시면 시날을 보여 드리고 객관적 평가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걸리는 것은 님이 말씀 하신대로 철학적 작가 주의적 영화이고 제작비는 상업영화평균이라 하시면 30억에서 35억 정도를 말씀 하시는 듯 한데 ... 잘 생각 해보셔야 할게 결국 영화가 잘 안 되면 35억 이라는 돈을 누구인가가 쓰겠죠.
30억대 돈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돈 입니다.

누군가 님의 철학적인 작가주의 영화 때문에 30억 정도를 손해 본다면 그것도 잘 생각 해보셔야 할듯 합니다.
단순히 영화가 자본의 논리에 돌아가는 판이라는 시선은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닌 듯 합니다.

조금 더 진중하게 생각 하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말씀 하신대로 정말 연출을 하고 싶으시다면 연출부에 들어가 경험을 쌓으시고 영화사에 시나리오를 제출 해 보는게 더디겠지만 가장 정도를 걷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20살 이시면 앞으로 더 좋은 글 을 쓰거나 더 좋은 영화를 만들 기회가 많을 듯 합니다.
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Profile
guyfincher
2007.11.08 00:51
절대 박살나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기를..
그리고 연기를 공부하지 않고 연기자에게 연기지도를 할 수 없고
영화연출을 공부하거나 경험해보지 않고 절대 연출을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기를
설령 시나리오가 죽음이라고 해도 종합 메카니즘의 영화 연출이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게 아님을 깨닫게 되기를..
dinoblack
2007.11.08 09:50
음 시나리오를 잘 쓴것이 영화의 모든것은 아닙니다.
보통 시나리오가 잘 쓰여지면 영화의 품질도 아주 좋아질것이라는 착각을 많이 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것을 아셔야 할 듯 합니다.

좋은 시나리오가 던지는 의미는 좋은 영화의 기반이 주어졌다는 뜻이지 곧 좋은 영화로 재 탄생 한다는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님의 시니라오를 타 언어로 번역해서 동일한 정서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렵지요?..어쩌면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또 바꿔야 할 조건들이 부여되곤 합니다.
이유는 각 언어적 수단이 갖고 있는 정서의 표현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마찮가지로 글을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많은 부분을 포기하거나 바꿔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런 일련된 작업은 한글을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보다 훨씬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이유는 글과 이미지는 서로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표현될 수 있는 정서의 범위가 정 반대적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출이란 것은 표현입니다.
글에 내재된 이야기와 그 이야기 속에 담겨진 의미를 연출자 각자의 해석과 표현방식으로 영상화 하는 작업이지요.
글만 알아서는 연출을 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사물로부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에 대한 문제를
공부하시고, 시나리오속의 이야기를 담는 연기를 공부하시고, 연출자의 눈을 대신하는 카메라를 이해하시고
관객의 호기심을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이야기의 주인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입니다.
다시말해 영화의 주인은 감독이 아니라 관객이란 의미지요. 관객이 감독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고 겉돈다면
혼자 횡설수설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무대뒤로 들어가는 것과 다를바가 없지요.
진정한 이야기꾼은 관객과 호흡하며 그들의 관심에 촛점을 맞춰가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일것입니다.

정리한다면 연출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언어로 관객의 시각을 통해 표현한다. 정도로 볼수 있겠군요.

영화 만드는 그 자체는 많은 자금이 요구됩니다. 그 돈이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나오지 않은 이상.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책임져야하는것도 감독이라는 것을 인지하시고 시나리오를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hidehb
2007.11.08 11:58
본인 기준에 박살나는 시나리오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검증받아야지요.
시나리오마켓에 등록하여 검증을 받아보시던지, 필메의 회원분들께 검증을 거치시는 것도, 뭐 나름..

영화를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당장에 장편을 찍고, 그걸 투자해주는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을꺼라 봅니다만,
죽어도 그 시나리오로 장편을 연출하고 싶다면야 계속해서 영화사나 시나리오마켓을 두드려보십시요.
어쩌면 시나리오만 판권사고 연출을 다른 여타 검증받은 감독님들에게 맡길 수 도 있겠지요.

박살나는 시나리오라. 참 궁금하네요.
gotengja
글쓴이
2007.11.08 17:10
일단 답변해주신 분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guyfincher님의 짧지만 강한 답변, 명심하지요^^). 뭐 박살난다는 자극적인(...)표현을 썼지만, 제가 쓴 작품은 대중 일반에게 쉽게 먹혀들지는 않을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있습니다. <타짜>나 <괴물>같이 자연스럽게 주제에 접근할 수 있는 '웰메이드 영화' 스타일은 아니라는거죠. 단, 그 작품성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자부할 수 있습니다(자뻑하지 말라는 분 계실 줄 압니다만 결코 헛소리가 아닙니다).

시나리오 전체를 공개할 순 없지만 대충 그 주제를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1. 인간 사이에서 외로움과 동시에 느껴지는 두려움의 감정 2. 우리들이 은연중에 기대하고 맹신하는 사랑이 실은 허구에 불과. 3. 선한 사람이 뇌를 다침으로서 그 성격과 도덕성이 정 반대로 바뀌어 버리는 상황(육체와 정신간의 관계) 4. 그로 인한 자유의지의 존재에 대한 의문 5. 달로 표상되는 광기.

제가 연출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이 시나리오에 제 사상을 있는대로 쏟아 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약 시나리오가 영화사마다 퇴짜를 맞을 경우 전 또 다른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사를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쓰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몇달만에 그에 버금가는 깊이의 작품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만약 쓴다면 전혀 다른 주제의 시나리오를 써야겠지요. 그것도 생각의 밑바닥부터). 설령 어떤 뛰어난 감독이 이 영화를 연출한다 하더라도 그 영화에 담긴 주요한 것들을 제대로 끌어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저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작업입니다. 저 스스로도 연기, 미장센 등등에는 매우 취약하다는걸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꼭 제 손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구요.

덧붙여, 아직 대학을 가지 못한 상황인데 대학을 가지 않고 영화인의 길을 걷는 것은 어떨지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ps. 건물 하나가 불타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그닥 제작비가 많이 드는 케이스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storys
2007.11.08 22:48
20살, 이제 무엇인가를 시작 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대학에 떨어졌다 부디 좌절하지 마시고, 지금 나이에 큰 업적을 이루겠다는 허황된 꿈은 버리세요. 지금부터 다시 공부를 해서 대학엘 진학하시든지 그게 어렵다면 목표를 정해서 내공을 쌓도록 하세요. 자신의 무능력함을 뼈져리게 느끼고 끝없이 노력했을 때, 정말 운이 좋다면 꽤 봐줄만한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힘내세요~!^^
hys3808
2007.11.09 07:42
리플 추천 기능 있었으면 다들 하나씩 달아드렸을꺼에요...
Profile
teldream
2007.11.09 19:48
힘내요. 박살나는... 용감해서 좋아요. 말씀하신데로 주제? 가 다 살아날수 있는 시나리오라면 흥미가 있네요. 어떤 과정이든 그 순서와 체계라는게 있거든요? 내용면에서 유행을 타서 지금 꼭 만들어야 하는게 아니면 다른 작업을 해봐요.. 머 현장에서 뛴다는지.. 아님 간단한 동영상이라든지 ... 단편이라든지... 뮤비라든지... 그러면 자기 생각을 표현할수 있는 방법을 배우지 않겠어요? 건물하나가 불타는 장면은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제작비가 틀려진답니다. 또 어떤 배우들을 쓸것인지... 장비는 어떤것을 사용할것인지.. 촬영장소를 어디다 할것인지... 등등... 본인이 생각하는것이랑 많은 변수가 있을거에요... 그리고 대학... 이건 영화를 떠나서도 큰 딜레마 인데요... 교육이란것이 주는 이점은 시간의 함축입니다. 이제껏 여러사람들이 해놓은 지식을 짧은 시간안에 익히도록 해주지요... 전문적인...머 단점이라면 사람마다 받아들이는게 틀림에도 같은 양과 같은 형식의 수업을 준다는거지요.. 그래서 누구에게는 필요없는 시간낭비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구에게는 그로인해 인생이 바뀔만큼 귀중한 보물이 되기도 하고요... 또 어쩌면 이게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데 대학을 못가는 거와 안가는거의 차이점을 인식해야 한다는겁니다. 못가는 이유도 수천 수백가지가 되겠지요...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나와 맞지 않아서... 등등.. 안가는것도 마찮가지고요... 일단 본인이 갈수 있는데 안가는 거라면 그 이유를 명확하게 하세요... 그러면 차후 길이 보일거에요... 혹 가고 싶은데 못가는거라면 그 이유를 분석하세요... 성적이 안되서 혹은 실기가 안되서 아니면 돈이 없어서 ...만약에 대학에 가는게 자신이 없어서 한 질문이라면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대학을 입학하는걸 두려워해서는 다른일도 하기 힘들다는거에요... 20살이면 이거 저거 걱정도 많을것이고 다 생각할 여유도 없을거에요... 하지만 도움이 되는건 모든일을 구체화 시키면 그 답도 구체화 된다는거에요.. 그러면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도 구체적으로 보이고...
하여튼 화이팅이요... 또 본인의 시나리오가 인간에 관한 이야기라면 꼭한국에서 찍어야 할 이유는 없을거에요... 외국에서 찾을 수도 있겠네요...
sky5070
2007.11.17 16:25
1년 정도 꼭 꼭 숨겨 두셨다가 다시 꺼내 읽어 보세요. 그래도 박살나는 시나리오면 아무대나서 다 받아 줍니다.
아직 검증을 받은 상태가 아니시라면 '자뻑'의 의혹에서 벗어 날 수 없숩니다.
모두가 자신의 작품은 소중하니까요.
완벽할 것만 같던 작품도 시간이 흐르거나 비슷한 내용중 더 좋은 것을 보거나. 자신이 보지 못했던 문제 점들이 들어 나기 마련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가지 더 첨가하자면,,, 20 대의 사상과 30대의 사상은 또 다릅니다. 군대 다녀오면 세상이 넓어 지는 것처럼...
현재, 작가 분의 사상이 세상 모든것의 위에 있다는 것처럼 느껴지는것은 넘치는 '열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조언을 구합니다. 9 PilgrimSoul 2008.05.09 2992
꼭 연극영화과를 가야만 할까요?? 9 Roman 2008.03.30 3930
영화를 하고싶은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네요 9 direct30 2008.03.05 5207
고3 ..돈때문에 미치겠습니다. 9 wlgp4444 2008.01.29 4936
저는 이과생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하고싶습니다.. 9 solitude 2008.01.12 3885
박살나는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9 gotengja 2007.11.07 4489
18살 여고생입니다, 진로에 대해서 9 hellohyde0 2006.05.27 3799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ㅡㅜ... 9 inmysang 2004.12.31 5318
이런 글 상담 게시판엔 허다 하겠지만 읽어주세요.. 9 hose15 2004.10.01 4999
여성 감독님들 이메일 아시는 분? 9 leesanin 2004.03.24 5425
영화감독의 꿈이 무산되게 생겼습니다...ㅠㅠ 저에게 조언을... 9 5step 2004.02.06 8416
많은 영화인 및 예비 영화인 여러분.... 도움이 필요합니다.. 9 likeamovie 2003.11.14 6417
영화 하는데...학벌이 중요할까여? 9 hani21c 2003.09.12 7324
applebox님 꼭 보세요. 9 nurariheon 2003.08.18 6381
영화감독이 꿈인 사람입니다. 9 nurariheon 2003.08.17 6893
손목을 그은 상처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9 uglychang 2008.12.05 3040
죽은 개. 9 wjdaud85 2008.01.11 2689
연출하고 싶은 중학생입니다. 시나리오 쓰는게 힘들때 도와주세요. 8 seoj 2024.02.17 53624
영화과 수시 입시를 실패한 고3 현역 학생입니다 8 smellsliketin 2023.11.10 27636
대학교 개인과제 연출보조 8 KANAMINIAE 2023.10.05 2552
이전
11 / 750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
댓글이 달린 게시글은 수정/삭제 불가
답글이 달린 댓글은 수정/삭제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