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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원님글 답변]젠장 뭐가 현실인데?

영화인
2000년 05월 08일 16시 45분 16초 10500
"안정이냐 모험이냐
현실이냐 이상이냐
현실에의 안주냐 꿈을 향한 도전이냐
실패냐 성공이냐
돈이냐 안돈이냐
결혼은 못하면 어쩌냐
1년이냐 10년이냐
회사원이냐 PD냐"

마지막 문장을 읽기 전까지, 난 세원님이라는 분이 영화쪽으로 뛰어드시기 주저하며 마음의 준비를 가다듬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허, 그러나, 마지막 문장의 PD라는 단어가 이 네러티브를 확 뒤집어 놓는 군요. 허걱.
만약 위의 PD가 영화 프로듀서가 아닌, 방속국 피디라면... 물을 필요도 없는 질문을 하고 있군여. 그냥 열씨미~ 영어, 상식, 국어 공부하셔서 방송국 공채 시험 쳐서 들어가셔여.(언론고시라고 하니 어려운가 보더군요. 케이블이나 프로덕션 피디는 공중파 피디와는 달라여. 그냥 소시민적으로 사는 거죠.) 그럼 고민 필요없이, 그냥 님이 원하는거 다 얻으시는 겁니다. 벤처기업가서 일확천금이라는 스탁 옵션으로 떼돈벌기 전까지는, 웬만한 대기업 다니는 거 보다 공중파 방송국 피디하는게, "안정, 이상, 꿈을 향한 도전, 돈, 성공, 결혼, 1년, PD"를 모두 보장해 주니까여. 허, 혹시 알면서도 영화인 놀리려고 지은 삼행시는 아니시겠죠?
만약 마지막 문장의 PD가 영화 프로듀서라면, 힘내시라고, 열심히 하다보면, 돈두 벌고, 뭐 꼭 영화로 성공해야지 결혼하는 건 아니라고, 영화하는게 죽음의 전쟁터로 나가는 것도,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굶는 것도 아니며(요즘이 어느 시댄데 밥을 굶어요? 좀만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면 먹고는 삽니다. 저에겐 심지어(!) 연극하는 친구도 있어요. 그친구 아직도 연극판에서 5년째 버티고 있슴다. 그래도 전 영화는 연극보다는 낫다고 항상 자위하지요. ^^;; ), 회사원으로 대기업 다니다 부장까지 하고 명퇴한 뒤 우동집 차리나, 고등학교만 나와서 우동집 종업원하다 그나이쯤 우동집 차리나, 뭐 인생이 성공과 실패로 갈릴만큼 적확한 잣대가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용기를 드리고 싶네요.
뭘 할 것인가 생각하기 전에, 인생에 대한 시각을 바꾸시는게 성공(!)적인 삶을 사실것 같군요. 젠장 도대체 뭐가 성공인가여? 뭐가 현실인가여? 주체에 대한 응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행복이란 자기 맘 속에 있는 파랑새가 아닌가여?


지나가던 영화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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