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할 때 몰입에 관하여. (배우 지망생들이 잘못 알고 있는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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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4일 23시 53분 28초 697

배우 지망생들의 화두, ‘몰입’. 

“몰입이 너무 어려워요. 상대가 잘 안 그려져요.”라고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연기할 때 몰입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많은 배우 지망생들이 잘못 알고 있는 대표적인 3가지를 이야기해 볼게요. 

몰입.jpg

첫 번째, 연기할 때 상대가 다 그려져야 몰입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구체화시키는 작업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분석 단계에서 상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야 하죠.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연기를 할 때 분석했던 그 모든 것들을 상세하게 기억해야 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상대의 눈, 코, 입 모두를... 3D도 아닌데 말이죠. 당연히 모든 게 다 그려지지 않는 게 정상입니다. 분석 때 생각했던 것들을 연기할 때 다 기억해내려고 한다면 오히려 집중할 때 방해가 됩니다. 

중요한 건 이겁니다. 상대를 상세하게 그리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상대가 어떤 행동 혹은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중요한 겁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연기 수업 중 독백 연기를 하다가 대사를 까먹었어요. 그래서 선생님을 봤는데, 선생님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나를 노려봐요.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선생님의 ‘찌푸려진 미간과 노려보는 눈’이 포인트입니다. 여기서 나는 강한 자극을 받겠죠. 그런데 이 똑같은 상황을 연기로 가지고 온다면 선생님의 눈, 코, 입, 귀, 머리, 자세 그 모든 것들을 다 그리려고 한다는 겁니다. 그거 생각하다가 몰입이 다 깨지고, 연기를 마친 뒤 ‘몰입이 잘 안되었어요. 선생님이 잘 안 그려지더라고요. 전 집중력이 약한가 봐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집중력이 약한 게 아니라, 안 되는 걸 하려고 해서 그런 겁니다. 하나하나씩 그리라는 것은 상황을 좀 더 믿기 위함인데, 불필요한 것까지 연기하는 그 순간에 다 생각하면 오히려 집중을 깨버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내가 몰입하기만 하면 상대도 몰입이 될 거라 생각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내가 몰입이 아예 안 되면 당연히 보는 사람도 몰입이 안 되겠죠, 불안함이 그대로 느껴질 테니까요. 근데 연기는 몰입만 가지고는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진정성을 갖고 몰입하겠다며 시간을 많이 허비하거나, 영화에서는 그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끌고 가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며 그렇게 똑같이 연기를 하는 등의 실수들을 많이 합니다. 실제 그 영화에 나오는 배우는 그렇게 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연기해서 명장면이 나왔을 지도 몰라요. 근데 그건 연출, 카메라 각도, 음악, 조명, 상대 배우 리액션 샷 등 모든 것이 다 그 배우의 연기를 빛내기 위해 도운 겁니다. 근데 우리는 텅 빈 오디션 장에 나 하나밖에 없는데 대사를 그 배우처럼 하면 당연히 끝까지 안 보겠죠. 지금 내가 하는 연기가 현장용인지, 오디션용 인지에 따라 연기를 다르게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다른 전략을 써줘야 하는데, 어떨 때는 그것이 진정성을 해친다는 생각이 들어 거부감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적어도 돈 받고 연기하려는 배우는 스스로에게 심취되어 연기하면 안 됩니다. 항상 내 연기가 제3자한테 어떻게 보이는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세 번째, 인물과 하나가 되면 명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와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초보 배우들이 처음으로 감정을 쏟아내며 오열하는 연기를 했을 때, 인물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면 유레카를 외칩니다. 그러곤 스스로 높은 만족감과 성취감에 들떠 좋은 연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감정연기 훈련을 한 것이고, 연기가 어땠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성 배우들의 기사를 보면 “인물과 하나 된”이라는 말들이 나오는데, 그걸 보고 인물과 내가 100프로 겹쳐지는 순간을 꿈꾸며 연기를 하려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근데 저 인터뷰에 나오는 “인물과 하나 된”은 그 배우의 연기를 본 관객들의 평입니다. ‘인물과 배우의 접점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것이 배역 그 자체 같아 보였다.’라는 의미입니다. 

인물과 100프로 하나가 되면 배우가 연기할 때 챙겨야 할 것을 못 챙겼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무아지경이 되는 상태는 특별한 신을 제외하곤 경계해야 합니다. 영화는 프레임 안에서 연기하는 겁니다. 상대 배우도 존재하고요. 카메라 사이즈도 생각해야 하며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동선이 있는 경우 어느 지점을 넘어가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내가 방금 한 연기를 왼손 오른손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 여러 번 반복해서 촬영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약속된 것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죠. 그런데 무아지경이 되어서 완전히 몰입하며 연기를 했다? 그러면 내가 연기하면서 생각해야 할 것들을 간과했을 확률이 큽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도 많은 배우 지망생들은 그런 순간을 꿈꿉니다. 너무 신기하고 연기라는 게 재밌고, 스스로 뭔가 이룬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음에도 또 이런 느낌을 느껴보려 재연하는데 잘 안되죠. 그러면 ‘아.. 저번엔 잘 되었는데 왜 안 되지?’라며 아쉬워합니다. 

하지만 이걸 정말 잊지 마세요. 중요해서 한 번 더 반복합니다! 만약 본인이 취미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학교 동아리 활동이 아닌, 돈을 받고 프로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면 혼자 심취되어 연기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모니터링을 하며 제3자로서 스스로를 피드백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만 합니다. 이게 안 되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전문가에게 코멘트를 받으며 스스로 연기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만 합니다. 내 연기에서 어떤 점이 문제인지, 그걸 해결하기 위한 연습 방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만 혼자 심취된 연기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연기칼럼: 

​<설마 1월에 시작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은 없겠죠?>

 

 

[기실의 철학과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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