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영화인들의 삶이 과연 다른가!

unanee 2006.08.29 18:32:43
배우는 광대다.

모든 예술은 관객 없이 독자 없이 시청자 없이 관람객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광대성을 띄고 있다. 해서 보기에 좋아야 하고 재밌어야 하고 가슴이 져며야 하고 인간의 본능을 깨우치고 자각하게 만들 수 있어야 예술로서 가치를 받는다. 해서 배우도 연출도 작가도 불특정 다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슴에 담고 있어야한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허나 분명한 것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배우의 연기력. 연출력, 화법 등등)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예능인들에겐 습작이 필요하다. 해서 지금의 시간들이 더디고 힘들 수밖에 없다.
이에 빼어난 천재성과 무궁한 재물의 후원이 있다 해도 그들 모두가 예술인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함이 여기에 있다.

13년을 배우로 살면서 안 해본 일이 없다. 배우로 버티기 위해 극단생활을 10년 넘게 했고 연극 제작비를 마련하기위해 그리고 생활하기 위해 레슨 받기 위해 막노동, 우유배달, 신문배달, 서빙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공연하고 일하고 공연 중 기절하고 토악질을 해가며 연기해왔다. 이것들은 결국 배우인 나에게 걸림돌이 아닌 '배우로써 디딤돌'이 되었고 많은 인물표현에 도움을 주었다.

영화인들의 삶이 나와 무엇이 틀릴까?! 매일반일 것이다. 생활고에 힘들고 인간관계에 치여서 힘들고. 아직 미숙한 인생에서 오는 미약한 연출력에 힘들고. 하지만 여러분들의 삶은 나보다는 길다. 열정과 예절과 삼고초려의 정신만 있다면 배우들은 함께 작업하려할 것이다. 힘들게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은 여러분이 '정상'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힘든 것이고 오르며 치이는 바위와 돌부리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영화학도 여러분!! 영화인으로 살기 위해 얼마만큼 일하며 땀 흘리며 토악질을 하고 있습니까?! 홀로 서기 위해서...영화를 찍기 위해서...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영화인들도 광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