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한푼도 못 받았었는데 그 팀이 이번에...

blzzz313 2009.02.25 12:06:45
좀 오래된 일입니다만 -06년도니까- 두 달 연습하고 한 달 공연했었습니다. 연극... 그리고 그 내내 포스터도 배우들이 직접 붙였구요...
공연은 홍보가 전혀 안 되어서 어떤 때는 2명만 객석에 있는 상태로 공연하기도 했었죠. 물론 제가 아는 사람들 불러서 그 사람들이 돈 내고 보기도 했지만요.
어쨌든 공연은 그렇게 끝이 나고 마지막날 페이 줄 테니 계좌번호 적으라고 해서 적어서 줬었어요.
저는 단원도 아니었고 수습도 아니었습니다.
객원이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래도 저는 믿었었습니다... 당장 돈이 없어서 못 주시는 거겠지 하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없더군요. 돈은 둘째치고 미안하다 돈이 없어서 못 주겠다 이런 말이라도 연락을 기다렸었는데...
그 극단 수뇌부들이 연락을 피하더군요. 하다못해 제 상대역이었던 어떤 분은 다른사람 전화로 연락을 했었고 겨우 연락이 닿았었는데 공연이 망했는데 돈을 어떻게 주냐며 페이금액이 미리 약속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배우를 도매급으로 매도하며 돈 바라는 거면 연기 때려치우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거기 오디션 공고가 떴더라구요.
그래서 화가 나서 전화를 했습니다.
옆에 대표님 계신 거 아는데 (맨처음엔 제가 지원자인 줄 알고 전화받은 사람이 대표님 자기 옆에 계시다고 했어요) 제가 제가 전화한 목적을 말하니까 안 바꿔주더군요.
그러더니 전화받은 사람이 하는 말이 공연 같이 했던 사람이면 대표님 어려운 줄을 알아야지 전화로 이게 뭐냐고 직접 찾아와서 뵙는 게 도리다 이러더군요.
생각 같아선 너 거기 있지 말고 정신 차리고 나와라 거긴 그런 이상한 극단이다 이래주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페이를 분명 받기로 했었는데 못 주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최소한의 사과나 양해 정도는 구하는게 정말 도리인데...
그 도리를 저버리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난 지금 돈은 받을 생각도 안 했을 겁니다. 그 공연에 참여한 모든 배우가 한 푼도 못 받았어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도 그렇게 뻔뻔스럽게 떡 하니 새로운 배우를 모집하고 있으니 화도 나고 그렇습니다.
사무실 전화번호도 뒷자리 중에서 마지막에서 두번째 번호만 싹 바꿨던데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우리나라에선 돈 얘기 하면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종종 있어서 어떤 배우는 페이 알아서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처음부터 안 주겠다고 했으면 말을 안 합니다. 주겠다고 했으면서 저런다면 그게 비단 그 작품에만 국한되지 않을 거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 사람들이랑 공연을 할 사람들만 불쌍해서 제가 총대를 잡기로 했습니다. 배우가 극단이랑 싸워봤자 뭐 하겠습니까만은 세달 동안의 차비조차 줄 생각이 없었던 그 팀을 제 힘 닿는데까지 반성하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