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게 페이문제에 대해 글 한자 올려봅니다.

bohme 2007.08.02 04:34:13
안녕하세요. 저는 연출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이곳 필름메이커스에서 영화를 찍기위해 여러 배우분들을 만났었고요.
같이 작업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제기 되었던 부분은 페이부분입니다.
서로가 민감한 부분이지요.

저같은 경우나 아니면 대부분의 독립영화 하시는 분들이 영화를 하실 때,
제작지원을 못 받으면 사비를 쓰는데요.
그 사비는 몇일동안 일을하면서 돈을 벌지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적정선에 제작비를 벌때면 일을 그만두고 영화에 매달리는데요.
처음 스탭과 배우를 모집합니다.
이곳 필름메이커스를 통해 대게 그 작업이 이루어지지요.

여기서 잠깐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사실, 차비와 식사비 명목해서 페이를 지급한다는 말들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건네는 말입니다. 그때만큼은 자신감도 없지요.
한정된 제작비에서 생각해낸 페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만족하실지 몰라서 차비와 식사를 명목해서 말씀 드리겁니다.

그렇게 글을 올리면, 많은 분들의 메일이 옵니다.
그리고, 몇분에게 연락을 해서 미팅을 갖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배우 분들은 대게 회차별 페이가 정해져있더군요.
가끔 제가 생각한 페이와 맞는 분들도 계시지만,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분들도 많으셨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욕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배우분들의 페이는 회차별로 5만원,6만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배우 분들은 그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생각하시면서 말씀하시지만,
배우를 세분 이상 쓴다면 15만원 이상으로 제작비가 나갑니다.

물론, 더 낮은 금액으로 다른 배우들이 캐스팅이 되더라도,
한 분을 5,6만원 드리면 다른 분들도 그 가격에 맞춰드려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게 맞는 것이라고 보고요.

솔직히, 이런 부분들이 연출 하시는 분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곳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욱이, 글을 올릴 때, 페이를 얘기를 하고 글을 쓰더라도 메일을 주시는 배우 분들은
그 부분을 읽지 않으시고 메일을 주시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가격에 맞춰서 배우를 캐스팅을 하더라도,
배우 분들이 영화 찍는 시기에 CF나 기타 일이 들어오면 양해를 구하시는 분들도 많으셨는데,
솔직히 적은 액수보다 큰 액수와 더 좋은 기회를 위해 양해를 구하시는 건 이해합니다만,
장비같은 문제는 정한 그 날에 빌려와야 합니다.
그 뒤로 언제 장비를 빌릴 수 있을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말 그대로 일이 일어난다면, 저희 영화에 타격을 입습니다.
저 역시 돈을 주고 고용을 했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배우 분들께서도 연출의 됨됨이나 이런 것을 살펴보시는 것은 좋습니다만,
가끔 어떤 배우 분들 만날 때면, 제가 오디션을 보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적은 페이로 제가 부탁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지만,
제가 배우 분들의 연기도 보지 못한 상황에서 그런 기분을 받을때면 솔직히 좋은 느낌은 아닙니다.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연출자는 연기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틈틈히 연기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고요.
하지만 반대로, 배우 분들도 연출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연출자의 입장에 대해서 말이지요.

한가지 덧붙혀서 개인적인 얘기를 뜬금없이 하자면,
제가 욕심나는 배우는 똑똑한 배우입니다.
여기서 똑똑한 배우란, 머리가 좋은 배우가 아니라,
영화의 지식을 갖춘 배우를 말합니다.
많은 영화를 보고, 연기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에 그치는 배우가 아니라,
영화에 대해서 라는 것에 대한 지식을 말합니다.
그럼, 더 가까운 관계로 발전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더 폭 넓은 대화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텝과 함께 해주는 배우가 저는 정말 좋습니다..
너무 동떨어진 체, 거리감 가지고 작품에 임하는 배우보다,
스텝과 함께 웃으면서 힘들 때 도움을 주는 배우.
인간적인 배우 분들이 너무 좋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생각에서 쓴 글이기에 많은 생각 안하셨음 합니다.
그냥 참고하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 글에 나온 배우 분들은 분명 어딜가더라도 사랑 받을 거라는 건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입니다.

돌아와, 연출자의 변을 더 얘기를 하겠습니다.
연출자는 최대한 높은 퀄리티를 원합니다.
배우 분들의 페이가 커지면, 영화를 잠시 접어두고 좀 더 노가다를 뛰러 나갑니다.
그럴때면 영화의 집중력이 떨어지지요.
그건 정말 묘한 기분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쓸때 당초 목적이 있었습니다.
여기 많은 분들께 여러 질타를 받을 것도 각오하고 글을 씁니다만,
그래도 연출의 이야기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한번쯤은 좀 더 생각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여기서는 너무 연출들이 안 좋게 비춰져서 저는 그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 가지 제안 하나 하겠습니다.

페이로 그렇게 문제들이 왈가왈부하게 될거면,
차라리 프로필에 페이를 적어주셨으면 합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몸 값을 적는다면, 저 같은 이야기나 페이문제로 걱정하시는
배우 분들의 걱정들은 좀 더 완화되리라 생각합니다.

그 정도의 페이를 지급할 수 있는 연출자들은 이미지가 맞더라면 연락이 갈테고,
미팅 때에 서로 민망해지는 일도 없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미팅 때에는 배우 분들도 좀 어렵지만, 그래도 자신의 페이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밝히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프로필에 써주신다면, 서로가 더 좋지 않을까요?

그럼, 이 글을 읽으시고 조금이나마 연출에 대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연출의 안 좋은 부분들만 비춰진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주셨으면 하고요.

그리고, 저의 제안에 대해서 많은 배우 분들이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늦은 밤, 두서없이 손 가는대로 쓰여진 글을 읽어주셔셔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루하루 곁에 행복의 기운이 충만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