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관련 논의에 부쳐

네온캣 2019.06.12 12:54:05
독립영화의 배우님들 페이 문제는 항상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감독님들의 고충이 이해가 되는 바이지만, 배우님들의 분노와 염려도 충분히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들인 것 같습니다. 구인글에 페이를 확실히 명시할 것. 적어도 최저임금 이상의 금액을 책정할 것 등등.
감독님들도 모두 잘 아실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이걸 알면서도 지킬수 없는 구조가 진짜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부분이 아닐까요?
네,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왜 이런 구조가 발생할수 밖에 없느냐는 겁니다.
일반화해서는 안되지만, 대부분 페이 문제가 발생하는 작품들이 대학생분들의 단편작품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영화과 등의 졸업작품이지요.
제가 의문이 드는 건 왜 학교 측에서는 모교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찍는데 예산을 지원해주지 않는가 하는 겁니다.
영화과는 예능 계열이라 평균적으로 타 전공보다 등록금도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습비다 재료비다 등등 해서요.
학기당 500만원 이상씩은 다들 내시는거죠.
이렇게 비싼 학비를 몇년씩이나 내면서 졸업작품을 찍는데 왜 배우 페이도 제대로 못 줄 만큼 학교 지원이 없는 것일까요?
배우 페이는 물론이고, 어떤 작품은 카메라나 동시녹음 장비를 빌릴수도 없어 스탭에게 요청하는 구인글도 봤습니다.
저는 그런 글들을 보면서 해당 감독님에게 화가 난게 아니라 그 분의 학교에 굉장히 분노했습니다. 학생들한테 제대로 된 여건도 못 만들어주나 하면서요.
물론 모든 학교가 다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저도 영화과를 나온게 아니니 직접 경험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영화는 감독을 비롯한 스탭과 배우 모두가 한팀이 되어 만드는 작품이고, 언젠가 어떻게든 만날 수 있는 분들끼리 이곳에서 싸워봤자 좋을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분노해야할 대상은 감독도, 배우도 아닙니다. 이런 구조를 만든 학교를 탓해야죠. 학생 감독님들도 총학 등을 통해 학교에 당당히 요구하시고 , 배우님들도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여 외부적으로 학교에 압박을 넣어주셔서 학생들에게 지원이 더 가게끔 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