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도 감독을 골라야 합니다.

감독PK 2020.06.12 01:06:14

사실 배우도 감독도 조금 더 큰 활동 무대를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입장은 같을 것입니다. 일반적인 감독은 S급 배우에게 자신의 시나리오가 채택이 되어서 패키징이 잘되어 투자를 받고 작품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지요. 반대로 일반적인 배우도 유명한 감독에게 캐스팅되어서 그 작품에 출연하기를 바라고 있고요. 하지만 그런 기회가 그렇기 쉽지 않기에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좌절도 하고 합니다.

 

그렇기에 서로가 유명 배우나 유명 감독이 아닌 시절에 인연을 잘 맺어서 서로가 성장하면서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관계가 가장 좋을 것입니다. 많은 감독들은 재능이 있고 무언가를 가진 배우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배우의 성장과 함께 자신도 성장하기를 바라게 되지요. 반대로 배우들은 어떨까요? 아마도 대개의 경우 배우들은 캐스팅을 받는 경우기에 선택권이 많다고 여겨지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함께 작품을 했던 감독에 대해서 어느 정도 냉정하게 평가를 하고 정말로 이 감독이 앞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지 계속 같은 수준에 머무를 감독인지 그 사람 자체를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상업 장편에서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이르는 제작비가 들어가는 작품의 경우 감독에게 그렇게 많은 권한이 있지 않습니다. 투자자 역시도 대개 다른 사람들의 돈을 관리하는 사람들이지 실제로 자신이 투자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투자자들에게 술 접대를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받는 경우가 완전히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상당히 많이 사라졌습니다. 술 한잔 얻어먹는 것으로 직장을 잃을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작사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현상이라고 여깁니다.

 

이 이야기는 어떤 감독이 상업 장편을 들어가게 되었을 때 캐스팅 권한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물론 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가 그렇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인지도가 있는 감독들도 캐스팅 단계에서 원하는 배우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사나 제작사에서는 재능이나 배역에 맞는 배우보다는 인지도가 있는 배우를 원하기에 그렇습니다. 특히 투자 담당자는 이 작품이 별로 좋지 못하게 나왔을 경우에 인지도가 있는 배우를 썼을 경우에는 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됩니다만 재능 있는 신인을 썼으나 스코어가 좋지 못하다면 어느 정도 문책을 당하기에 그렇습니다.

 

결국 함께 비슷하게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같은 수준으로 성장한 감독과 배우 인연이 가장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므로, 감독만 배우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도 함께 작업을 한 감독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그 성장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인연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 여깁니다. 인연이 아니라는 것은 꼭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잘 맞는 사람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어차피 배우도 감독도 모두 내일 있을 꿈을 먹으며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여깁니다. 그렇다면 나와 꿈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의 단순한 역량보다는 조금 더 깊은 수준의 인간성이나 그 사람의 성품과 품격과 같은 부분까지도 살필 필요가 있을지 모릅니다. 저 역시도 그렇게 내일의 꿈을 먹으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엔 가는 내가 원하던 그곳에 도달하기를 바라면서 가고 있는 것이지요. 아마도 필름 메이커스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비슷한 마음이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날개를 펼치고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실 분들이 많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