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하는 놈에게 그녀를 빼앗긴 이야기 (1)

anonymous 2003.03.22 19:20:55
그녀는 영화를 좋아했다.

그녀 때문에 난 난생처음 예술영화란 것도 보게 되었다.
(아마 무슨무슨 형제의 <파고>라는 영환데 그녀와 처음 보는 영화라 무지 떨려서
무슨 내용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지금 절대로 영화를 보지 않는다.

동갑내기가 아무리 재밌다 해도, 반지의제왕을 보지도 않는 미친놈이라 해도

난.... 이제 절대 영화를 보지 않는다.

처음으로 사랑한 그녀, 정말 사랑했다는 말로밖에 설명할수없는 그녀를

난 영화하는 놈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싸이트를 하루에 몇번씩 들여다 본다.

그녀가 매일마다 접속했던 <필름메이커스>... 여기에 오면 그녀의 흔적이라도

느낄 수 있을까.....
.
.
.
.
나는 이제 막 제대한 복학생이었다.  다들 그렇겠지만 복학생들이 하는 고민들 있잖은가....

나도 그런 고민아닌 고민을 하던 중

친구가 학생회일을 권유했다.

내가 맡은 일은 선전부. 각 과마다 선전부가 있었고 친목도모라는 이름하에

전체 학생회 선전부 모임을 가졌다.

그러던 중 학생회 한 녀석이 이런 멘트를 남겼다.

'인문대 선전부 중에 정말 퀸카가 한명 있는데, 형 잘해봐...'

무슨... 하면서도 내심 기대되는 그녀석의 멘트. 하긴 그 나이가 다 되기까지 여자한명 제대로 사겨보지 못한

촌놈이 바로 나였던 것이다.

여하튼 선전부 모임이 있던 날.

난 그녀석이 말하던 여자가 누군지 단번에 알수있었다.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그녀 뒤에 후광이 비쳤고 그녀에게선 풀꽃향내가 났다.  정말.... 그랬다.

최민수를 능가하는 터프함을 가졌다고 자신하는 나였지만....

그녀 앞에선 괜히 말이 안 나왔고 나와도 왜 그렇게 꼬이기만 하던지....

안해도 되는 일을 억지로 만들면서 그녀와의 만남을 계속 가졌다.

큰키에 귀여운 얼굴, 몸매는 정말 예술이고

지적이면서도 말도 잘 하고 웃을 때 눈웃음이 너무나 매력적이던 그녀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을 배려할줄알던 그녀의 성격.......

난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몇일후에 있을 신입생 OT를 고백 D-day로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