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길을 포기하기가 힘이 든다면 꿈이 그만큼 간절하지 못한걸까요?

anonymous 2016.06.07 11:19:11

 

 

현재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26세 여자입니다.

 

대학은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졸업했고, 영화와는 전혀 상관 없는 정치를 전공했습니다.

같은 전공으로 프랑스에서 석사 1학년을 마친 상태입니다.

 

원래 평소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프랑스에 온 후에 영화에 대한 마음이 관심 이상으로 발전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까지는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피터지게 공부하다가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는 목표의식을 잃고 '뭐든 적당히'라는 태도로 안일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뭐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학점도 평균, 스펙도 딱 평균. 유학도 적당히 공부해서 적당한 학교에 오게 되었네요. 

 

꿈이 없어도 이렇게 적당히 살면 되는거겠지라고 반 그로기 상태에 빠져 있을 때 쯤에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영화와는 무관한지라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은데, 

비싼 돈 들여 유학시켜주신 부모님, 퇴직을 1년 남겨놓고 계신 아버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주변 친구들은 어디에 취직해서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억대 연봉을 받느니, 누가 어디 명문대 로스쿨에 갔느니 소리가 계속 들려옵니다.

 

이대로 석사를 졸업한다면, 한국에 들어와서 외국어 능력을 살려서 안정적인 회사에 취직을 하거나 하다못해 고액 연봉의 입시 선생님이라도 하겠지만 

만약 제가 이 일에 뛰어들게 된다면, 정말 "믿을 구석" 하나 없이 아둥바둥 살아야하겠죠.

 

너무나 하고 싶은 일이지만, 안정적인 길을 포기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꿈이냐 빵이냐라는 질문은 많은 영화인 분들이 직면하고 계신 현실이겠지만, 

혹시 저랑 비슷한 고민을 겪고 계신, 겪으셨던 분들. 조언 한 마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