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줄 몰랐다

anonymous 2007.02.26 21:05:38
나 지금 27이다.

지금껏 영화냐 현실적인 인생살이냐 갈팡질팡 그거 선택하느라
8년 허비했다. 죽고싶다.
나 22살때 내 나이 무진장 많은줄 알았다
왜? 내 또래 애들 영화전공으로 학교 간 애들 명문대 간 애들
나? 그때 백수였다 왜? 내눈에 영화 밖에 안 보였으니까 나 그때 나보다 잘난사람만 보였다 그리고
나 스스로 병신같다고 생각했다. 재들도 힘들어 하는데 내까짓게...
어디다 물어볼때도 없고 얘기할 때도 없고 같은 처지인 사람들 만나보면 다들 심적으로 힘들고
이기적이더라. 여기저기 궁금한거 물어보면 2가지 정도의 답변이 있었던 것 같다
본인 하기 나름이다 꼭 꿈 이뤄라 맞는말이긴하지만 웃겨 지도 간당간당하면서 이런말을 해주다니
아니다. 내가 겪어보니 이도저도 아닌 내 신세가 한탄스럽다. 정말 미친듯이 할 생각이 아니라면
아예 포기하고 현실을 보고 안정되게 살아라
2년전까지만 해도 나 전자 쪽 믿었다 후자쪽 얘기한 사람 지가 능력없으니까 개소리 깐다. 네놈이 열정이 없으니까
다른사람도 그리보는거지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은 내 생각 후자다
나 지금 현실에 적응하느라 돌겠다 영화가 내 전부인양 세상고민 다 내껏인양 굴었다 항상
메모지들고 녹음기 다녔다 . 각종 책들 서류들 영화들 시나리오 아이디어 수첩 스크랩 다 버렸다
당연히 그따위로 행동하는데 주위사람들이 좋아할리가 있겠나? 나 그때 이 사람들은 나와 다른곳을 보고 있으니까
말이 안통한다 생각했다 아예 대놓고 무시했다.작품성 없는 개 좇같은 영화 얘기 할 때마다 증오했다.
지금 후회한다. 지독한 우울증이었다 불면증 강박증 편집증 참 성격이상자로 보더군 나 그땐 잘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밥맛없는 인간이었다. 자기연민에 빠져서 합리화 시키기 바빴어 한심한 인간
나도 딴 사람 고민 생각하기 싫은데 누가 내 고민을 생각해주고 싶었겠냐 친구들 다 떠나더라
맨날 같은 얘기하는데 누가 듣고 싶겠어 지금은 이해한다 나라도 그랬을거야
나 집에서 항상 욕막 쳐 먹었지 명절에 친척들 못 본지 4년됐다.완전 쓰레기 벌써 시집간 친구들도 있고 나 맨날 영화영화
목메고 있을때 내 친구들 열심히 경력 쌓고 돈 모으고 새로운 사람들 사귀고 그 사람들과 익숙한 사이 되어 있을때
나 맨날 집에 쳐박혀 있었어 그러다가 가끔 밖에 나가면 사람들 항상 경계하고 그랬어 그후로 새로운 사람들은
잘 못 사귄다. 그냥 아무 생각없다 얘기하기도 싫다.그리고 나 마당발이라면 마당발이었는데
그 많던 인간들 나 별 볼일 없어지니까 말없이 연락 끊는 인간 대 놓고 한심하다는 인간...영화도 영화지만
이게 젤 힘들었던것 같다 사람들한테서 버려지는거 기분 좋은일 아니잖아
내가 이렇게 된거?영화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웃기지만 영화도 대학 따져 얼마나 무시하는데
영화 아카데미 여러군데 갔다 정말 ... 딱 가자마자 편가르더라.그런거야 세상은 다 똑같아
다를거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지 등신이지 나 지금 몇년째 불면증 치료중이다
생각해 보니까 그때 당한거 제때 화 못낸거 그게 상처가 컸던거 같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생각이 왔다갔다했다
과장이 아니야 카메라며 책이며 다 부셔버렸다
다 정리했다 그날 다 토하고 탈진했다 무슨 내 자식 떼어내기라도 한것처럼 아프더라
영화 생각 떼어내려고 얼마나 견뎠는지 몰라 그 정성으로 영화에 더 매진 했다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결론이 영화보다 내 인생이 더 중하다는거
영화하겠다고 지랄했을때부터 좋은 기억이 없어 항상 무능력한 내 자신만 있었으니까
항상 나 자신이 증오였지 너무 바보같은 거지 내가 날 사랑안하고 위로 안하고 버렸으니까
상처 받기 싫어서 다 차단시키게 되더라 사람들도 가족도 생각도 긍정도 희망도 도전도 대화도 눈빛도...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나 밖에 없어.영화하느라 힘들어서 꺽꺽거리는 사람들 너무 많이 봤다
어쨌든 영화 떼어내기 넘 힘들었다. 다신 안한다
왜 이따구가 됐냐구 지금 영화고 뭐고 먹고살기 바쁘고 이 나이 쳐먹어 보니까 하도 머릿속에 딴 생각만 하니까
사람들이 그런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고 항상 뭘 생각하는 눈이란다.
나를 객관적으로 보이더라 수치스럽게도 너무도 잘 보이더라
그 전에 항상 니들이 뭘 알아 내가 쌓은 내공을 니까짓것들이 어떻게 알겠어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 어처구니 없지... 지금 나 영어도 못해 할 줄 아는거 없어 나이만 쳐먹고 눈치만 처먹고
지금까지 그렇게 내 인생을 내 팽겨치고 영화! 영화~ 아~악! 그짓만 8년이야 나 짐 너무 후회돼
그 시간에 제대로 된 전문적인 공부 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지금 다 손 보려니까 여간 힘든게 아니야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지 모르겠다 엉망이야 좇같다 나 사람들 만나기가 너무 무서워
그리고 사람들이 날 싫어한게 아니라 내가 싫어했었다는거야 뒤돌아 보니까 내가 피해다녔어
그니까 괜한 자격지심 끼고 다니지마
몇 마디만 하자 집에 돈 없으면 영화하지말아라
너 머리에 든거 별로 없으면 영화하지 말아아
너 자신이 무너졌을때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정신력이라면 꼭 영화해라
그리고 영화하고 싶으면 좋은 대학부터 들어가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얘기가 계속 똑같은 얘기거리면 영화하지마라
그리고 영화 안 할 수 있으면 되도록 하지마라 그 시간에 다른일 해라
그리고 네 인생을 우선으로 해라
열정은 언젠가는 식는다 그래서 열정인거야
네 열정은 남다를꺼라 착각하지마라
진짜 미쳐서 그냥 결혼포기하고 생활이고 주위 친구들 따가운 시선 받고도 아무렇지 않으면 영화해라
그리고 내 말 이해 못하겠으면 네가 직접 겪어봐라
나이때마다 생각도 행복의 기준도 달라진다 그거 변한다. 언제까지 젊은 나이에 머무를 수 없다
세상은 말이야 시간은 말이야 내가 한 만큰 되돌려 준다. 난 열심히 안 살았어 너무 헤메고 다녔지
후회되는건 너무 하나만 생각하고 바라봤다는거야 사람 인생을 그런게 아닌데 말이야
그 나이때 누려야 했던것들 하나도 못해보고 산게 너무 바보같아 다른 가능성은 다 매장시킨거잖아
항상 어떻하지? 이게 내 인생 모토였던거 같다 너무도 쓴 사실이야 나 인정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 할 수 없다
내가 알잖아 열심히 안한거 항상 불안했던 날들은 이제 뒤로 하고
8년간 영화만 바라본 결과물이 이따위 하소연 글로 끝날줄 몰랐다.지금이라도 포기하게 된걸 감사히
생각하기로 했다.
그동안 엉망이었던 내 인생 회복시키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