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계속 되어야한다.. (다음 아고라-김근태)

leesanin 2008.07.09 22:00:47
이제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속으로 걱정하고만 있는 것은 ‘절제’라고 할 수 없다.
일리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사실상 3차 오일쇼크”이고, “지금은 경제를 살릴 때”라고 말한 것과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의 “지금은 제2의 IMF 위기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에는 경청할 만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 말들에서는 그 어떤 진정한 고민이나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의 가슴에 어떤 울림도 없다.
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국민을 겁주고 이익정치를 속삭여 국민을 또 다시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발언으로 여겨진다.
“촛불을 꺼라. 그리고 잔말 말고 따라와라.”고 야단치고 있는 것이다.

[747 공약]은 본래부터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달러가치 하락, 고 유가, 미국 부동산 거품붕괴 등으로 인해 더 어렵게 된 점이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747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경제성장이라는 ‘허상’을 통해 일자리 확대와 양극화 해소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이용하고 활용한 것뿐이다. 그것은 ‘경제적 목표’라기보다는 차라리 ‘정치적 슬로건’이었다.
이제는 고백해야 한다. 이 엄중한 상황에서도 건너 띄고 가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른바 고환율 정책을 통해서 재벌, 대기업들에게 수출 인센티브를 주고 그것을 통해서 성장 정책을 밀고 나갔던 경제정책은 분명히 실패했다. 그런데도 이런 장관들을 그대로 유임시킨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뼈저린 반성’이 한낱 [립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것은 민심을 외면하는 것이고, 국민에 대해 또 한 번 도전하고 모욕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어려워도 대통령이나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정책 결정권자가 “경제가 위기”라고 공언해서는 안 된다. 경제는 [심리]라고도 하지 않는가. 정치지도자들이 그런 말을 쉽게 반복하게 되면 정말로 통제할 수 없는 위기가 닥쳐 올 수 도 있는 것이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우리경제에 위기적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기는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여권 관계자들이 경제가 위기라고 하는 것엔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다.

그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촛불]을 즉시 끄라는 얘기이다.
중산층과 서민보고 촛불을 미워하라고 부추기는 말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래도 말 듣지 않으면 쳐들어가겠다는 얘기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의 [신 공안정국]을 서둘러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공안정국, 이것은 과거에 여러 번 경험해서인지 익숙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막상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신 공안정국]은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지난 50여 년 동안 격렬한 민주화 운동을 통해서 얻은 우리의 민주주의인데, 공안정국 앞에서 왜 이렇게 자꾸 작아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절규가 [광장]에서 이렇게 울려 퍼지고 있는데도 [신 공안정국]이 시퍼렇게 밀고 들어올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것은 우리시대의 불가피한 ‘비극’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패배할 수밖에 없는 진부한 ‘희극’일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