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원망해야하나요?

leesanin 2006.11.16 00:30:20
화려함 뒤 어두운 그림자 '연예산업 종사자'

[SBS TV 2006-11-15 22:03]
- 박봉에 살인근무…"오래가지 못하고 보통 3개월이 고비" -
<8뉴스>

<앵커>
화려한 연예계에서 스타와 같이 일하지만 로드메니저나 의상담당같은 메니지먼트 종사자들, 과연 어떤 대접을 받고 있을까요? 스타권력 시리즈, 다섯번째 시간에서 그 실상을 짚어봅니다.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연기자 지망생과 매니저의 삶을 그린 드라마 '별을 쏘다'. 무명의 연예인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매니저는 외모에서부터 연기와, 인맥 관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관리합니다. 이렇게 스타와 동고동락하는 매니저의 첫 관문은 이른바 '로드 매니저'. 화려한 스타의 이면에서 쉬는 날도 없이 운전부터 허드렛일까지를 맡아하는 이들의 처우는 상상밖입니다.

[박모 씨/로드매니저 : 정해진 월급은 따로 없는데 50만 원 정도거든요. 365일이면 365일 계속 일하는 거고, 48시간 계속 운전만 하는 건 부지기수죠.]

의상을 담당하는 코디네이터의 처지도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김모 씨/코디네이터 : 3개월 무보수로 뛰다가 10만 원, 15만 원 20만 원, 그 다음에 30만 원이 1년정도 가다가, 그 다음엔 40만 원.]

공식적인 급여 체계가 없다보니, 이들 신참 매니저나 코디들의 월 급여는 1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천차만별, 심지어 무급으로 일하는 종사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스타를 영입하려면 수익을 완전히 포기하는 이른바 10대 0 계약까지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보니 종사자들까지 챙기기에는 도저히 수지가 맞지않는다는 말입니다.

[기획사 대표 : 스타한테 주고나서 회사는 월세도 내야죠, 경비도 내야죠, 다시 스타한테 재투자 해야 하니까 남는 돈이 사실 많이 않죠.]

하지만 연예계의 화려함만 보고 연예산업에 뛰어드는 지원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은 말도 꺼내기 어렵습니다.

[박모 씨/로드매니저 : 지원자가 워낙 많다보니까, 하기 싫으면 말라는 식이니까.]

이렇다보니 중도탈락하는 종사자들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실력과 감각을 갖춘 매니저로 살아남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

[기획사 대표 : 오래가지 못하고 보통 3개월이 고비예요.]

한류바람을 타고 한창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한국 연예산업, 그러나 스타만을 먹여살리는 업계의 이같은 관행이 계속되는 한 우리 연예산업의 토양은 언제나 메마를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않습니다.

조지현 fortun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