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리토. 첨밀밀과는 다른....

rainyoua 2001.07.30 15:41:19
소살리토 속의 작은 첨밀밀 발견하기.
이제 더 이상 그들은 소군이나 이교라는 이름을 쓰지도... 부르지도 않는다. 대신 마이크, 엘렌 따위의 미국식 이름만이 존재할뿐이다. 첨밀밀 이후 5년이라는 거창한 카피를 사용하여 첨밀밀에 진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던 이들의 구미를 자극시키던 소살리토. 그러나 여명과 장만옥만이 반가운 재회를 했을뿐 상황은 모두 달라져 있었다. 그 달라진 상황에 맞추어서 첫 화면에는 동포끼리 말이 통하지 않아 제3자인 미국인의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첨밀밀에서 홍콩 반환의 여러 가지 갈등과 양상들을 보여줬다면 소살리토는 반환 후 현실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뭔가 심오한 영화같지만 소살리토는 그저 중년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데만 급급하였다. 심각한 얘기가 나올만 하면 사라지고를 반복하더니 후반부로 가면서는 삼류 멜로영화가 되고 말았다. 소살리토는 분명 첨밀밀과는 다른 영화이다. 그러나 첨밀밀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비교해가며 보는 쏠쏠한 재미를 주는 영화이다. 마이크의 영리함에서... 엘렌의 털털함에서...소군과 이교의 모습을 찾으려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일일까? 그들이 쓰고 다니던복고적인 선그라스만이 과거로의 회귀를 꾀할뿐이었다. 소살리토에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샌프란시스코라는 배경에 서있어서인지 그들 조국에 대한 강한 불신감. 불안감등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엘렌이 꿈에도 그리는 그곳---소살리토는 그녀의 고향인 홍콩의 어느도시와 닮아 있었다. 조국을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아픔. 그러나 여러면에서 소살리토는 첨밀밀에 못 미치는 아류작이다. 어쩌면 첨밀밀을 보지 않고 소살리토를 먼저 보았다면 이렇게 실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소살리토는 첨밀밀과는 다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