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데이즈』

bara 2003.07.22 17:34:14


원더풀 데이즈 ★★★

부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예매 15분만에 매진된 영화.
일년에 한두편꼴로 나오는 우리 나라 영화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세간의 관심과 집중을 한몸에 받던 영화.
작년이던가 우연히 보게 된 스틸컷에 현혹되 무작정 기다린 영화.



오염물질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에코반, 그로 인해 사람들은 분열된다.
에코반을 사수하려는 무리와 저항하는 무리.
같은 종족간 대립과 갈등을 좀 더 심도있게 다뤄줬으면 좋을텐데.
비쥬얼과 영상에 힘을 주다보니 아무래도 스토리쪽이 약하다.
수하와 제이간의 로맨스도 가슴을 울릴 뜨끈한 게 없고...
허나, 영상은 정말 아름답고, 미니어쳐들을 봐도 피땀의 흔적이 보인다.
영화의 분위기는 어둡지만 영상만큼은 화려하고 뷰디풀하다~~~
제작진들이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지 짐작이 가기에
한 장면도 놓치지 않기 위해 꼼꼼히 봤다.
애니메이션 장면 하나 하나를 스틸컷으로 쓸만큼 그림이 예쁘다.

안타까운 건 만화기에 가능한 기발한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것.
영화에서 아무리 CG를 쓴다해도 표현하기 힘든 게 있다.
애니도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제약이 덜하고 자유로울 수 있을텐데...
그리고 캐릭터의 목소리가 약간 수면성이 있고,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이런 거 하나 잘 만들었음 2차 산업도 노릴만한데..
"아~~ 수하 캐릭터 정말 갖고 싶다." 이런 생각 들게끔...

오랜 기다림에 불어난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어딘가 부족하지만
다가올 한국 애니계의 원더풀 데이를 예고한다.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세계 최초라는 "멀티메이션"은 충분히 볼만했고,
감탄을 자아낸다.

참, 항상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게 새삼 감사하다.
혹시라도 영화속에서처럼 어두움이 내릴지 모르니
그 전에 아름다운 하늘을 종종 봐둬야겠다.

* 멀티메이션(Multi Layered Animation) : 2D+3D+미니어처 복합 제작 방식


* 필름메이커스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7-26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