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

pearljam75 2005.06.07 00: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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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을 먼저 만들고
1, 2, 3을 나중에 만든 건 "I'm your father" 때문인 것 같다.

다스 베이더가 쌍둥이 아빠라는 사실을 알고 보는 에피소드 4, 5, 6은 사실 별 매력없다.

주어+동사+주격보어로 구성된 이 간단한 2형식 문장의 파장력은 너무도 강력하여 나로 하여금

오이디푸스의 신화로 내꽂아 충격을 먹이더니 도대체 어쩌다 그는 다스 베이더의

시커먼 망토와 투구에 갇히게 되었을까 극한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어렸을 적 TV 브라운관으로 보던 것을, 97년에 극장에서 재개봉한 에피소드 4, 5, 6을

줄줄이 보고는 서양 사람들이 이 영화 시리즈에 갖는 신앙의 기운(force)를 느꼈었다.


이런 전미대륙을 아우르는 거대한 화합꺼리,

우리도 갖을 수는 없을까? 스타워즈에 대한 신앙은

2002년, 한반도 남단을 지배했던 월드컵의 붉은 기운 같은것이렸다,

<붉은악마> 에피소드 1-9까지 기획해 보면 어떨까?



은하계 행성간 거리만큼이나 far far away한 한반도의 북과 남은 수십 광년동안 대치상황이었으나

휴전선 부근에서 눈맞은 오경필 중사와 이수혁 병장은 성적 소수자라는 멍에와

국보법 위반범이라는 대역죄인이 되어 제3국으로 도주, 이란성 쌍둥이를 입양하여 양육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도 잠시, 이수혁 병장은 대한민국 급진우파로부터 친북이 친일보다 나쁘지만

이중간첩으로 활동해준다면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오경필 중사와 아이들을 편히 살게 해준다는 꼬임에 빠져

스파이가 된다. 이념따위에 다시 흔들리지 말자 약속했던 이수혁이 변절한 사실을 알고

오경필은 두 아이(박주영과 박지성)를 각각 서독과 동독에 따로 입양을 시키고 자살을 하고 만다.

2886년 다시, 독일 월드컵, 남북 단일팀, 출전, 발락의 18대 후손, 계속 한반도 팀의 골문앞에서 알짱거리고

형제인지도 모르고 두 박선수 열심히 뛰지만 독일의 골키퍼는 시커먼 철의 장막이다.

구두약을 발라 광을 낸 듯 번득이는 깜장 투구를 쓰고 시커먼 망토를 휘날리며

모든 골을 슝-슝- 막아내는 독일의 골키퍼,

두 박선수에게 이렇게 말한다. “(거친 숨소리 두 세번 낸 후) 내가 니들 애비다.”

쿵푸의 FORCE로 축구를 할 수 있다며, 독일팀으로의 귀환을 꼬드기는 독일의 골키퍼, 오경필-

두 박선수 기절하지만 곧 일어나 윙-윙-광선검같은 슛을 쏘고 승리하는 한반도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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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때 패했던 게 이렇게 깊은 상처로 남은 줄 나도 몰랐다.

Anyway,





스타워즈 에피소드3을 보고, 대장정의 막은 일단락되고 십 몇 년간의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

이제는 에피소드 7, 8, 9가 루카스 할아버지 살아생전 내 나이 마흔 되고서 또 줄줄이 개봉될 수 있는 건가,

그 사실이 궁금해졌다.



미국의, 혹은 미국과 한 다리 걸쳐서 만들어지는 <반지>나 <스파이더맨>, <스타워즈>같은

4,000억 이상 가는 규모의 프로젝트들을 보면 참 단순한 철학이구나!, 유치빤스다, 싶다가도

끝없이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의 이름들을 보며,

단순한 물량공세 이상의 사람들의 작업이 -돈 받고 하는 일이지만!-얼마나 열정적이었을까?

역시 영화는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엉뚱한 결론을 내리고 만다.




30년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며 C-3PO 역할을 했던 저 배우하며,

C.G의 선봉자 역할을 한 ILM 사람들, 무엇보다 영화에 미쳐, 마누라 외로움에 지쳐 바람난 것도 모르고,

버는 돈 족족 영화제작에 재투자하고 영화공장 만들어 그 세계에서 연구하고 고민했던

순수 영화인간 조지 루카스의 대단한 열정이 스타워즈의 대장정을 이루어 낸 것이니,

어찌 영화가 사람만이 희망이 아닐 수 있겠는가,






아, 이놈에 만연체 버릇을 어떻게 고칠까?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을 기다리며... <끝>








p.s. 박찬욱감독님이 처음에 <공동경비구역JSA>를 남북병사간의 호모섹슈얼로 해보면 어떨까, 했다는 말을 듣고 생각해보았습니다. <붉은악마>에피소드는... 명필름의 반대가 훌륭했던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