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속 전도연과 송강호

unofilm 2007.06.15 11:24:23
전도연의 연기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칸에서 상도 받고, 술자리에서 그렇게 회자되는지 궁금했다.
당대 최고의 배우인 송강호는 작은 분량에도 출연을 했는지도 궁금했다.
명불허전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영화내내 전도연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 드는 생각은 송각호는 왜 변화하지도 않는 전형적이고 비중도 약한 이 영화를 택했는지 궁금해져 갔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 갈 때 문득 드는 생각은 작가가 근본적으로 말 하려 하는 이야기는 혹시 송강호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속 전도연이 약사에게 햇빛에 뭐가 있어요? 햇빛일 뿐인데 하는 장면과 더불어 밀양(숨겨진 햇빛)이라는 것이 왜 집요하게 나올까? 하는 궁금증들이 송강호라는 캐릭과 어우러려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의 근본적인 물음은 인간은 무었으로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하는 전재에서 시작을 한다고 생각된다.
결국 작가는 인간은 스스로 존엄을 지킬 수 밖에 없고, 그것은 신이나 이데아가 아닌 인간의 관계속에서 자아를 발견 한다는 실존주의 철학에서 기본적 사상을 가져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존엄을 지킬 수 없는 한 여성에게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인물은 영화를 통털어 송강호라는 케릭 밖에 없는 것이 보였다. 송강호 특유의 속내를 감추고 연기하는 모습이 단지 극을 끌어 가는데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가 이야기 하려는 근본적인 목적일 수도 있다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잃고 존엄을 지킬 수없던 여자에게 숨겨진 햇빛은 무었이었을까?
항상 바라만 보고, 빙글 빙글 돌지만 그녀 곁에서 늘 일관되게 애정을 보인 송강호가 아니었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밀양은 송강호 였고, 그것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평안보다 좀 더 실제적인 평안을. 좀 더 인간적인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베이스 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딩장면에 지저분한 마당 한 구석에도 숨겨진 햇빛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생각되는데, 이를 보면서 이 영화에 송강호란 존재가 바로 숨겨진 밀양이었다는 생각을 더욱 깊게 하게 되었다.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전도연의 연기는 물론 일품이 었지만, 송강호가 적은 분량과 플랫한 케릭에도 이영화를 택한 것은 밀양의 숨은 참 내를 알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며 송강호의 연기에도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