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없다' 허무의 여운

dksrldbd 2008.05.24 23: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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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 방면에서는 언제나 감동과 흥분을 보장하는 코엔형제의 최고걸작이라 생각한다.
코엔형제의 독특한 무게의 느낌은 언제나 신선하고 다르게 영화에 베여있었지만,
이 정도의 무게는 없었다.
코엔형제에게 매료되게 한 영화 '파고'의 탁월함을 뛰어 넘는다.

이 영화는 장르영화다. 그것도 코엔형제 자신들의 주장르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참신함과 신선함으로 무장되어있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 깊이있는 스토리를 화면으로 이렇게 잘 표현한 영화가 또 있을까.
스토리를 표현하기에 있을 수 있는 어려움을 이 영화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배우들의 얘기를 빼먹어선 평이 될 수 없다.

하비에르 바르댐,
우리에게 낯선 이 배우는 이 영화에서 존재감으로 치면 '우아한 세계'의 송강호쯤?
바르댐이 나오는 장면 마다 바르댐의 무게에 압도 되는 것을 느낄 것 이다.
극중 '안톤쉬거'는 희대의 킬러다. 바르댐은 안톤쉬거 자체가 되었다.
실제로 그런 킬러가 있다면 어떻게든 피하고 싶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사실 그 자체다.
최저음의 목소리, 상대를 꿰뚫어 보는 듯한 눈, 표정, 사냥꾼의 여유가 느껴지는 그의 포스는
영화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으로 느껴진다.

영화에서 주제를 찾아서 해석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감상법이 아니지만,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대로, 한 노인의 허무의식에 바탕을 둔다.
경험을 살린 자신있는 추적과는 반대로 노인은 끝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허무감에 빠진다.

그리고 이 영화 에서는 전체 주제 이외에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들이 틈틈히 짜여져 있다.
안톤쉬거의 '동전던지기'는 깊은 함축성을 가지고 있다.
처음 동전은 슈퍼마켓에서 던져진다.
마켓 주인은 평범한 노인이고 여느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안톤쉬거가 그의 모든것을 건 동전던지기를 제안했을때 그는 얼떨결에 '앞면'이라고 답했고,
안톤쉬거는 노인을 살려두고 떠난다.
여기서 흥미를 끄는 것은 동전던지기의 답은 안톤쉬거 본인 밖에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당하는 입장에서는 살인마에게 이미 살해 당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톤쉬거는 분명히 답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맞게 살해여부를 결정한다.
허무,
여태껏 모아온 모든 것이 한 살인마를 만나 동전던지기에서의 승패로 잃는 것이다.
그 동전던지기는 절대 도망갈 수없고, 미리 그 사실을 알고 대비할 수없다.
이것이 인생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추천.꽝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