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헌트, 내뱉는 말들에 대해 다 시 곱씹어볼 영화 (예고편 포함)

mellonend 2013.07.25 09:37:48


 

 

 

 

 

 

더 헌트(The Hunt, 2012, Denmark)

 

 

 

Thomas Vinterberg

 

 

 

 

 

한줄요약

- 일상 속에서 아무 생각없이 누군가에 대해 뱉던 말들을 다시 곱 씹어 볼 영화.

 

 

 

 

 

  지난 월요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아무르>를 본 이 후 또 영화가 보고 싶어져,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로 향할 생각에 영화상영표를 찾아봤습니다. 몇 개의 영화 목록이 있었고, 그 중에서 <더 헌트, Jagten(The Hunt)>라는 작품이 눈에 들어와 간단한 영화 소개를 훑어봤습니다.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유럽영화상 각본상, 벤쿠버 영화제 로저스 관객상, 영국 인디 영화제 최우수 국제 영화상 등 유수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소개에 흥미를 느껴서 이 체감 -20도의 한파를 뚫고 이대까지 거~ 대한 천마총 같이 생긴 알 수 없는 건물안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에 가서 <더 헌트>를 봤습니다.

 

 

 

  아이의 잘못인가? 어른들의 잘못인가? 주인공의 삶에는 결백과 무관한 낙인, 또 기존의 오해와 상관없는 새로운 변형된 낙인이 찍혀있습니다. <더 헌트>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은 악인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주인공 역시 비난받을 인물이 아닙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주인공은 이방인이 아니고, 함께 자라고 오랜시간을 서로 봐온 사이 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회 속에서 비난받아 마땅한 어떤 일에 대해서는 그 주인공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마음 속으로 그에게 낙인을 찍고, 일의 결과가 어떻든 간에 그 것에 대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변형된 낙인만을 추가할 뿐, 스스로에 대해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그래서 가까운 사이는 오해가 풀리나 그렇지 않은 사이에는 변형된 낙인만이 평생 남아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남에 대해 이야기 하길 좋아하는 사람을 몇 명 보게 됩니다. 칭찬이라면 상관없지만 근거없는 말들을 어렴풋한 유추로 만들어내고 연관지어 한 사람을 바보 만들고, 그걸 대단한 발견인 마냥 떠들고 다니며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비난과 손가락질의 강도가 높은 이야기 일 수록 사실 여부에 대해선 아무도 신경쓰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로 내뱉고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그 당사자에 대한 이미지가 그 이야기로 굳어지게 됩니다.

 

 

 

  <더 헌트>,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절제와 담담함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섭니다. 어떤 영화적인 장르나 장치들로 과장을 통해 전개를 풀기 보다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공감을 사며 사건을 전개해나가고, 또 그 현실적인 방법 때문에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더 영향력 있게 다가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어톤먼트>랑도 비교될 수 있겠는 데 개인적으로 <어톤먼트>가 너무 별로였기 때문에 같은 소재로 이렇게 절제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간 점에 대해서 큰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는 재미난 볼거리도 존재합니다. 털복숭이 덴마크 남자들의 걸걸한 농담하며, 조권을 닮아서 극 몰입을 방해하며 웃겼던 주인공의 아들.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여자아이는 뭔가 이상해 보여서 다운증후근에 걸린 아이라 그런 말과 이렇게 꼬이게 되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제가 오해했었고, 그런 증상이 없는 아이이며 의사표현도 잘하고 영화속 인물중에서 제일 먼저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성숙한 아이였습니다.

 

 

 

 

 

 

 

 

 

 출처:  http://www.episode.pe.kr/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