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을 꿈꾸는 20대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삶의미학 2015.07.22 14:55:23
안녕하세요? 저는 26살 여자 사람입니다.
저는 22살, 대학교 3학년 방학때
집에서 잉여짓 하면서
이것저것 영화를 다운받아보다가
우연치 않게 왕가위감독 영화를 접하게 되었어요.
왕가위감독 영화를 통해
제가 그동안 접해 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를 받고
연출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것저것 조금씩 알아가다보니
예전에 영화 볼때는 오로지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만 봤었는데
이제는 장면하나하나,
구도 하나하나를 보기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영화가 훨씬 재밌고 흥미롭더군요.^^;

그렇게 꿈도 없이 방황하기만 하던 저에게도
드디어 영화감독이라는 꿈이 생기게 되었죠.
그래서 대학교 4학년때
맨날 쉽고 점수 잘 준다는
교양과목만 골라 듣던 제가
처음으로 꿈이 생기고
내 꿈에 근접한 과목들을 듣고 싶은
생각이 들어 독립영화와 철학,글쓰기,
논리적으로 사고하기등등을 들으며
처음으로 학교생활이 재미있었고
전공보다도 더 열심히 들었죠.

하지만 다니던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감독을 하기 위해서
당장 영화판에 뛰어든다는것이
현실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전공하지도
배워보지도 못했으며
집에서는 바로 취업을 하기를 원했고
또 그래야만 했던 상황이였기 때문에
내가 당장 영화판에 뛰어든다는것은 무리구나.
멀지만 돌아가야겠다.
만약 내가 60살이든 70살이든
내가 죽기전에라도
내 영화 한편 만들수만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행복할것같다. 라고 생각하며
일단, 취업을 해서 생계를 해결 하면서
차근차근 밟아가자고 다짐하고
결국 취업을 했어요.
그런데 23살때 취직해서
지금까지 근 3년간 일하다가
도저히 업무랑 맞지않아
얼마전 진로를 바꾸기로 생각했죠.

그러면서 갑자기 그런생각이 들더군요.
생계를 위해 선택한
이 직장도 언제 이렇게 관두거나
짤릴지 모를일이고,
생계, 이것 하나만으로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아둥바둥하며 살아야하는데
내가 직장생활과 동시에 다른 꿈을 갖고
그 꿈을 키워가겠다는건 무리가 아니였나,
욕심이 아니였나.하는...그런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의 영자도 배워본적없고,
주변에 영화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도 없었기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누구에게 조언을 구해야할지 몰랐어요.
저는 그렇게 시작이라는 단계에서부터
아무것도 못하고
꿈을 위해 가감하게 뛰어들 용기도,
꿈을 위해 가난하고 고단하게 살 용기도,
꿈을 위해 미쳐 볼 용기도 없이
그저 힘겹게 현실하고만 타협하며
살고 있었어요.
어른들은 20대에게
"20대에는 꿈에 미쳐라.
그런 패기와 열정이 있어야 한다.
20대때는 원래 실패하기도 하고
가난하기도 한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잖아요?
하지만, 저는 어떻게 꿈에 미쳐야 하는지,
내 이 패기가 이 열정이 무모한것은 아닐까,
내 이 실패가 이 가난이
내 삶을 옥죄여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어요.
그런 두려움이 20대스런 패기도 열정도
다 내려놓고,
현실하고만 타협하게 만들었고,
그런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게만 느껴지고
삶의 의미도 없어졌어요.

23살때, 처음 영화감독이란 꿈을꾸며
멀고 오래 걸리더라도 돌아가다보면
길이 있겠지,할수있을거야.라던
그나마 있던 패기도
겨우 26살밖에 안 살았고,
3년밖에 사회생활 안 했는데
삶에 치여,현실에 치여 사라져 버렸네요.
어른들이 들으면 웃겠죠?ㅋㅋㅋㅋ
겨우26살살고 겨우3년 사회생활 해보고
세상 다 산것처럼 말 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 읽으시는 어른들께는 죄송합니다. ㅜㅜ

근데 저는 20대가 이렇게 불안시기인지
정말 몰랐어요.
이제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립하고
사회에 뛰어들어 내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나이인데
이게 왜 이렇게 힘이든지요.
예,암요.이건 시작에 불과 하지요.
그렇게 어느정도 자립하고
사회에 내 자리 좀 만들었다 싶으면
그때부터는 또 다른 고난의 시작이겠죠.

하지만, 저는 지금 인생의 첫 관문에서 부터
허덕이고 헤매고 있는 느낌이예요.
26살, 이제 20대 중반, 그렇게, 어느덧,
나의 가장 패기있고 열정 가득해야 할
20대는 지나가 버리겠지요. 아무것도 이룬것 없이...
그래도 주변 어른들은 아직 젊다.
30대가 되어도 한참 청춘이지 않느냐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살,한살 나이를 먹을수록
내 꿈과 점점 멀어져가는 내 자신을 보면서
너무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렇게 나약해서야 원.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기는 할수있을런지.

지금, 저는, 또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여기 계신 많은분들께서
제가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꿈에 도전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아님 현실과 타협함과 동시에
꿈에 도전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제게 아낌없이 조언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은 26살 여자사람이 바로
영화판에 뛰어들수있다든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자세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영화에 관련해
그 누구에게도 조언을 구할수가 없었는데
여기 '필름메이커'라는 좋은 사이트를 알게 되어
조언 구하고 갑니다~~~!!!!!!!
여기까지 저의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수고 많으셨습니다.^.^좋은하루되세요!ㅎㅇㅌ!!!